대전하나시티즌이 부천FC와의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021시즌의 산뜻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동안에 베일에 쌓여져 있던 이민성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일정 부분 공개된 것으로 보이는 데 골 결정력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인다.

대전은 28일 오후 1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1라운드 부천FC와의 경기에서 신상은–에디뉴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2대 1로 승리했다.

이 감독은 선발진에서부터 큰 변화를 줬다.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대전은 원기종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자리한 가운데 박인혁, 이현식, 에디뉴, 최익진을 2선에 포진시켰다. 지난해 공격진을 이끌었던 안드레는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합류하지 못했고 바이오는 지난 달 입국한 뒤 자가격리 등으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선발 명단은 물론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수비라인에는 서영재, 임덕근, 김민덕, 이호인이 배치됐으며 이진현이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골키퍼는 부상을 회복하고 돌아온 김동준이 맡았다. 지난 시즌 4백 가운데 서영재만 이름을 올렸을 뿐 이지솔과 이웅희도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대신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투입됐다.

대전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상대편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전반에만 9개의 슈팅과 4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부천을 압박했다.

후반전에도 위협적인 플레이로 계속해서 부천의 골문을 두드리던 대전은 후반 18분 원기종이 PK를 얻어내며 선취 득점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에디뉴의 페널티킥이 골키퍼 전종혁에 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부천 박하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 대전은 후반 35분 박인혁과 교체 투입된 신상은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게 됐다. 안상민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지만 굴절된 공을 신상은이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2021시즌 대전의 첫골을 성공시켰다. 이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3분 뒤 박창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승점 1점에 만족할 수 없던 대전은 수비 자원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총 공세를 펼쳤다. 결국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3분 에디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의 경합을 뿌리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대전의 집념이 승부를 갈랐다.

시즌 첫 경기인만큼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대전은 경기 내내 분위기를 주도하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이민성 감독이 경기전 인터뷰를 통해 언급했던 빠른 공수전환과 강한 압박, 상대팀보다 한발 더 뛰려는 투지가 돋보였다. 전후반 통틀어 23개의 슈팅과 1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공격적인 면에서도 강해진 면모를 드러냈다. 이진현, 이현식, 최익진, 김민덕, 임덕근, 이호인 등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도 뛰어난 활약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신인인 신상은의 발굴과 에디뉴의 지칠질 모르는 체력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반대로 골 결정력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경기를 압도했고 유효슈팅 14개를 기록했음에도 2득점에 불과했다. 2골 모두 완벽한 팀 플레이에 의한 득점이라기 보다는 어렵게 성공시킨 면이 없지 않았다.

따라서 아직 합류하지 않은 외국인 공격수 바이오와 안토니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는 지난 시즌 경기마다 결정력을 과시했으며, 안토니오도 2019 시즌 후반기 대전의 공격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이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감독 데뷔전 승리는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팀의 첫 경기라고만 생각했다"며 "우리 팀의 목표가 무조건 승리였기 때문에 오직 그것만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은 오는 7일 오후 1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홈개막전을 통해 2연승에 도전한다. 프로감독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 감독이 연승을 거둘지 홈 개막전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