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27일 모레 열린다. 코로나19 때문에 현장 참석 인원은 제한되지만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참여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참여하고 의견도 낼 수 있다고 한다. 좋은 아이디어와 의견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보문산을 살려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없으나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려 있다. 일차적으로는 개발이냐 보존이냐로 양분된 듯하나, 보다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허태정 시장이 시장후보로서 내놓았던 공약은 개발 쪽이었다. 보문산을 뿌리공원과 연계하여 체류형 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하자는 것이다. 보문산 전망대를 새로 만들고 곤돌라도 설치하자는 내용도 담겨 있다.

체류형 관광단지로 개발하는 방식은 다른 지역의 관광객을 보문산으로 끌어온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목표 자체는 원대하지만 현실에선 의문시 되는 게 사실이다. 숙박시설을 아무리 잘 갖춰놓고 전망대와 곤돌라로 유혹한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보문산을 찾는 사람이 몇이나 될 지는 의문이다.

환경단체는 개발보다 보존을 강조하고 있다. 보문산에서 멸종위기 2급인 노란목도리 담비와 삵이 한 시민에 의해 목격돼, 시민단체가 이런 사실을 공개하며 보문산에 대한 생태등급 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보문산에 위락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환경단체는 비판하고 있다. 전망타워나 곤돌라 워터파크 같은 시설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존만 강조하는 것으로는 보문산을 살리기 어렵다. 보문산을 되살리면서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과거에 비하면 보문산은 지금은 거의 버려져 있는 상태다. 이렇다 할 공원이 없는 대전시민들에게 보문산은 그냥 방치해놓을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이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되살려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과학도시 등 연계한 ‘대전의 명품 공원 아이디어’ 필요

보문산은 150만 과학도시 대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도 있다. 외지 관광객이 보문산 때문에 일부러 대전을 방문하기는 어려워도 대전에 들르는 사람들이 한번 찾아가 보고 싶어 하는 공원으로 만들 수는 있다. 보문산 공원만의 특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많은 시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어야 한다. 국내외의 도시들 가운데는 이런 공원을 보유한 곳이 많다. 보문산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보문산 개발 구상’이 종종 발표돼 왔으나 제대로 된 아이디어는 없던 편이다. 이제라도 그런 아이디어를 찾아내야 한다.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들에게 맡겨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보문산 자체가 대단한 관광 상품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접목하면 얼마든지 명품 공원으로 탄생할 수 있다. 15억~20억 원의 예산이면 세계적 수준의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성공 가능성도 희박한 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할 경우 소요되는 1000억 원 이상인 것에 비하면 경제성이 있는 투자다. 허 시장이 후보 때 갖고 나온 ‘보문산 계획’은 보문산을 살리겠다는 취지로만 봐야지 확정된 계획으로 보긴 어렵다. 이제는 대전시장으로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명작 아이디어’를 내놔야 한다. 대전 안에서만 우리끼리만 갑론을박하지 말고, 전국적으로,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아이디어를 구해 보면 어떨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전시장의 의지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보문산을 살려보겠다는 강한 의지와 확신이 있어야 한다. 보문산 가지고 당장 정치적 이익을 보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보문산 개발과 관련 이해가 있는 주민이나 기업들도 당장의 득실보다 장기적으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보문산 살리기는 답안을 빨리 찾아야 하는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제대로 된 아이디어와 계획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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