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 성장 이루겠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이 개혁 방침을 밝혔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이 개혁 방침을 밝혔다.

충남대 역사상 첫 여성 총장으로 취임한 이진숙 총장(59)은 "현실적인 개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13일 <디트뉴스24>와 가진 취임 인터뷰에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목표로 속도감있게 추진하려면 개혁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한 뒤 "어디까지 개혁을 하는 것이 충남대에 맞는 개혁인지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바람을 털어놓은 이 총장은 "제 임기 내에 거점국립대 중에서 3위 안에 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모든 구성원들과도 소통하고 경청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이 총장과 나눈 인터뷰 전문.
- 첫 여성 총장으로 임명됐는데 소감과 포부는.
“충남대학교의 총장 선거 과정, 그리고 임용과 취임에 이르기까지 큰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충남대학교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제19대 충남대학교의 총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개교 68년을 맞은 충남대학교가 변혁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만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충남대학교 총장으로서 충남대학교 구성원과 함께 ‘CNU 100년, 위대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의 각오로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앞으로 지켜봐 달라.”

- 거점 국립대 중 충남대의 위치와 향후 발전방안은.
"제 임기내에는 명실공히 3위 안에 당연히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거점 국립대 총장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데 잘못된 제도는 협력해서 교육부를 향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충남대는 약대 6년제 신설 등의 문제가 있는데 다른 대학과 협력해 힘을 모을 계획이다. 정보 교환이나 대 정부 문제도 해결하겠다. 대학의 역할도 찾아가는 데 좋은 의미로 공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대는 지리적인 중심 대학 뿐 아니라 의견과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하겠다. 국립대 전체 발전에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따뜻한 총장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마음을 같이 나눴었지 하는 서로 격려하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되는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 구성원들과는 어떤 방향으로 관계 설정할 계획인가.
"그때 그때 순간 순간 만나는 직원들과 눈 맞추며 인사하려고 노력 중이다. 코로나19 끝나면 학생들과는 '카페데이', 직원들과응 '호프데이'를 통해 시간나는대로 소통하고 경청하는 총장이 되겠다. 가끔은 삼겹살 데이도 운영하겠다. 소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술잔을 기울이겠다."

- 교육자로서 가치관은 무엇인가.
"모든 교육의 시작은 지식전달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을 향해 정성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은 방법론이 아니다. 한명 한명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자식 키울 때처럼 학생들도 각자 특성이 다르다. 그것을 인정하고 관심을 쏟아야 한다. 예전에 공대학장할 때 교수들한테도 학생들 이름을 외우라고 얘기했을 정도도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어떤 방법보다 효과가 있다.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관심과 정성이다."

- 학교 운영 리더십을 자평한다면.
"양적 성장보다는 품격을 갖는 질적 성장을 하겠다. 진짜 필요한게 뭔지 의견 수렴한 뒤 구성원들이 합의하에 추구되는 것이 질적 성장이다. 제 조급함을 가라 앉히고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 제가 속도감있게 추진력이 있어 개혁주의자일 수 있는데 현실적인 개혁을 노력하겠다. 제도와 조직을 개편 중인데 젊은 교수들은 당근과 채찍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좀더 높은 수준의 연구실적과 보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교수들이 열심히 일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바꾸고 있다. 현실적으로 개혁하겠다. 어디까지 개혁해야 무리없이 충남대에 맞는 개혁인지 찾고 있다."

- 학교 발전을 위한 로드맵은 무엇인가.
"전반적인 발전 방향을 3가지로 잡고 있다. 장기 발전 계획과 광역화 캠퍼스, 지역혁신이다. 이 모든 로드맵을 짜고 있다. 현실적으로 4년간 내가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수립하고 있다.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실천가능한 로드맵을 정책단을 통해 만들고 있다. 조직개편도 5월 4일 확정된다. 지역협력단과 연구혁신단이 골자다. 충남대가 연구중심대학으로 연구 혁신하겠다. 정보화본부도 두겠다."

- 학창 시절 총장은 어떤 학생이었나.
"홍일점이었다. 중학교때부터 건축과 오기를 원해서 제 성향상 건축이 잘 맞다고 생각했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즐겁게 학교를 다녔는데 공업교육대에 입학했는데 여성은 혼자였다. 건축에 대한 열망이 커서 즐겁게 공부했다. 그런데 수줍어 동기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공부만 했다. 동기들은 저를 경쟁상대가 아니라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고마움을 갖고 있는데 은혜를 갚지 못했다. 4년을 공부만 하다가 동아리 등 추억이 많지 않아 후회스럽다. 20대때 다양한 경험을 했어야 하는데..동아리 활동 못하고 외국어 공부를 못한 것이 후회된다. 학점을 좋았지만 넓게 공부하지 못해 아쉽다. 건축사가 꿈이었는데 집을 못 짓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을 입학했다. 일본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인생이 바뀌었고 교수가 됐다. 그 동안 한순간 한순간 긴장하면서 수업을 했다. 31년간 학생들과 나눈 시간이 매우 소중하다."

이 총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대로 구성원들과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 지역거점 국립대로서 충남대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충남대학교는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2년 충청도민들의 ‘일두일미(一斗一米)정신으로 충남도립대학으로 설립됐으며 68년 동안 대전.충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교로 자리매김해 왔다. 개교 68년의 유구한 역사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잡아가는 세종시의 핵심 대학으로서 거점국립대학교인 충남대학교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총장 선거 과정에서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드는 최고의 국립대학교’로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거점국립대 1위, 국내 전체 10위권의 대학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로 개교 68주년을 맞은 충남대학교는 곧 70주년을 넘어, 30년 뒤의 개교 100주년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공감’, ‘품격’, ‘미래’를 충남대학교 운영의 핵심가치로 그 동안의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질적으로 성장하는, 충남대학교 가족과 더불어 지역주민들과 공감하며 자긍심과 행복을 주는 충남대학교를 만들겠다.”

- 대전과 충남지역의 대표적인 국립대지만 지역을 위한 협력은 미흡했다는 평가가 있다. 원인은 무엇이며 개선 계획은.(조직개편 관련 포함)
“그 동안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 체제에 놓여 있었다. 구조조정이나 정부 재정지원 사업, 신입생 유치 등에서 누군가가 빼앗기지 않으려면 빼앗아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무한경쟁을 벌여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과거의 대학이 교육과 연구에만 집중하며 지역사회와 단절되고 그 역할이 제한적인 적도 있었지만, 오늘날의 대학은 초연결 인공지능사회의 4차 산업혁명 물결을 주도하길 요구받고 있다. 저는 총장 취임과 함께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새로운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대학의 연구역량과 산학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연구산학부총장제’를 신설하고 지역사회와 보다 밀접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꾸릴 것이다. 전문성을 갖춘 연구산학부총장이 학-연-산 협력 모델을 구축할 것이다. 또 총장 직속 기구인 ‘지역협력단’을 신설해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지자체, 산업계와의 상생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컨트롤 타워로서 기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저는 평교수 시절 제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발 벗고 나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제는 충남대학교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지역의 부름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남대학교가 먼저 찾아내고 해결책을 제시하겠다.”

- 세종시로의 진출은 어디까지 왔는가.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관심 덕분에 올 초인 1월 21일, 국무회의에서 ‘국립학교 설치령 일부 개정안’이 의결됨으로써 충남대학교의 캠퍼스 영역을 세종시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충남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첫 단추가 꿰어진 것이다. 충남대학교 세종캠퍼스는 1단계로 임대형 공동캠퍼스에 세종충남대학교병원과 연계한 의과대학이 입주하고, 2단계로 충남대 독자 캠퍼스인 분양형 캠퍼스에 미래융합대학원, 헬스케어융합대학원, 창업보육센터 및 평생교육원 등을 갖춰 ‘세종의학바이오융합캠퍼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1단계인 임대형 캠퍼스 입주는 올 하반기 예정돼 있는 행복청의 입주공모를 통해 입주 승인이 나면 본격적으로 이전을 위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중으로 우리대학이 보유한 대전 장대동 소재 부지에 대한 LH의 감정평가가 이뤄지면 세종 공동캠퍼스 내 대학부지와 대토 절차를 진행해 분양형 캠퍼스 부지 확보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 충남도청 이전에 따른 내포 캠퍼스 조성 계획과 진행 상황.
“충남대학교의 뿌리는 충청남도, 특히 충남도청과 함께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이렇다 할 교육시설조차 없던 상황에서 인근 초등학교와 충남도청 목조창고를 고쳐 강의실로 사용했고 제1대 민태식 총장님이 취임하시기 전까지 진헌식, 성낙서 당시 충남도지사께서 총장 직무를 대리하셨다. 충남도청사가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기 전인 2012년까지 대전은 물론 충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교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다해왔다. 충남도청의 내포신도시 이전에 따른 대전.충남지역 거점국립대학교의 위상과 역할을 바로 하고 서해안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 내포캠퍼스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충남권역의 축산.해양 특성을 반영한 ‘바이오경제 산학융합 캠퍼스’로 특성화된 캠퍼스 설립을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올해 중으로 내포캠퍼스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수요조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충청남도와 함께 연구비를 투입해 내포캠퍼스 기본계획에 관한 정책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대학구성원, 지역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대전.충남의 거점국립대학교로서의 책무를 수행하고 서해안시대 혁신 캠퍼스가 되도록 초석을 다지겠다.”

- 소통하고 공감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했는데 구성원들이 어떤 총장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는가. 각 구성원들에 대한 지원책과 그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구상 중인 것은.
“앞장 서서 이끌어나가는 ‘보스’가 아니라 나란히 서서 함께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국제교류본부장, 공과대학장으로 역임하며 교수, 직원, 학생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강의실, 연구실의 영역에서 벗어나 대학의 살림을 이끌어나가는 교직원분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고,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함께 할 수 있었다. 공약을 통해 말씀드렸듯이 ‘공감’, ‘품격’, ‘미래’를 대학운영의 핵심가치를 추구하겠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구성원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따뜻한 동행자가 되겠다. 구성원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자긍심과 품격을 지켜내고,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교육과 연구, 대학운영 체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바꾸어 나가겠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구성원과의 소그룹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카페데이, 호프데이를 운영해 편안한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교수자와 학습자, 그리고 행정지원 인력 등 모든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며 상호 배려해 나가는 대학 문화를 만들어가겠다.”

- 혁신도시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인해 지역출신 인재들의 공공기관 채용에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지난해 혁신도시법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연이어 개정되며 역차별을 받았던 우리 지역이 국토균형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다른 지역에 비해 늦었지만 이제야 다른 지역과 같은 출발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혁신도시법과 균특법이 개정됐다고 해서 충남대학교 학생, 우리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의 공공기관에 당연히 취업하고, 혁신도시가 저절로 만들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지역 인재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우리 지역의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두 법의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다. 공공기관 취업 준비와 관련하여 충남대학교 재학생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시스템을 준비했고,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학생들이 곧바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충남대학교가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 혁신도시로서 대전.충남지역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대형 국가지원 사업 목표는.
“현재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 즉 RIS사업 참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사업은 대학이 지역사회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대학들이 핵심 분야와 연계해 교육체계를 개편하고 지역혁신기관과 협업을 통해 사업을 수행하면서 지역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사업이다. 충남대학교를 중심으로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지자체, 대학, 공공기관 및 산업체들이 RIS 사업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RIS사업은 그 동안 정부가 지원해 온 대학지원사업과는 달리 대학이 지역 혁신의 주체가 되고, 지역사회가 대학의 지적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혁신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요구 받고 있다. 단순히 충남대가 이끌어나가는 사업이 아닌, 지역사회의 열망을 담아 반드시 RIS사업에 선정이 되고,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 이와 함께 BK21사업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현재 수행 중인 국립대학육성사업, 대학혁신지원사업 등 주요 정부재정지원사업도 체계적으로 관리.실행해 나가겠다.”

- 구성원이나 지역사회에 하고 싶은 말.
"지역을 껴안는 충남대를 만들겠다. 그러려면 충남대가 뿌리 깊고 넓게 성장해 거목이 돼야 그늘로서 아낌없이 줄 수 있게 된다. 역대 총장들은 양적 성장에 연연할 수밖에 없었는데 앞으로 지역을 위해 바라보고 지역을 껴안고 지역과 함께 지역 인재들이 아끼는 대학으로 만들겠다. 지역사회를 위해 학교가 할일은 부지런히 찾겠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