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담배 한 개비를 건넸습니다. 깊이 들이마시더니 날숨과 함께 뽀얀 연기를 뿜어내더군요. 숨소리에는 짧은 탄식이 섞여 있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아비의 신음소리.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그는 은행원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만 일하면 되는 직장인입니다. 월급 받아 네 식구 건사하는 게 삶의 전부였지요. 쑥쑥 자라는 자식들 바라보는 게 행복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아버지입니다. 나, 그리고 당신들과 같은.자식 잃은 아비의 절망, 그리고 분노그런 그에게 일이 터진 건 작년 8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회진을 돌고 진료실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응급실에서 연락이 왔다. 서둘러 내려가 보니 70대 남성 환자가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환자는 가족들과 다투다가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왼쪽 편마비가 있어 응급실을 찾았다. 즉시 뇌 CT를 촬영했고, 확인해보니 환자는 뇌실질에 출혈이 보이는 ‘자발성 뇌실질 내 출혈’의 소견이 보였다.급하게 지혈제와 항부종제를 투여하면서 약물 치료를 시행했지만 환자의 의식은 더욱 나빠졌고, 마비도 심해져 갔다. 다시 뇌 CT를 촬영한 결과, 아니나 다를까 환자의 뇌출혈은
국회의원의 최대 목표는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국회의장이나 대권 도전자만 예외다. 물론 대선후보가 되어서도 의원직을 포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는 대통령후보가 되어서도 금배지는 내놓지 않았다.모든 국회의원 최대 목표는 ‘다음 선거 당선’국회의원은 선수(選數)가 많든 적든, 부자든 아니든, 왼쪽에 있든 오른쪽에 있든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직업이다. 그 자리에 가 보지 않은 사람은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이 어떤 것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모든 정치인들은 특히 국회의원 맛을 한번 본
107, 74, 33. 맨 처음 숫자는 총 집무 일수고, 뒤 이은 숫자는 각각 서울과 세종에서 근무한 날수다. 작년 취임 이후 1월 말 기준 수치로 본 황교안 국무총리 얘기다. 현 총리는 작년 6월 18일 공식 취임한 후 같은 해 8월 4일 세종시를 첫 공식 방문했다. 취임한지 48일 만이다. 올 들어 1월 말까지 총 107일의 집무일 중 약 7대3 정도의 비율로 세종시 집무일이 매우 적다는 사실을 최근 세종시 한 시민단체가 분석해 내놨다.현 총리는 전입신고도 한 어엿한 세종시민이다. 그는 작년 취임 초 명품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욕망의 정치 속에서 목소리가 묻혀버린 이들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합니다.”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황금 트로피를 거머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상소감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했다.세종에도 목소리가 묻혀버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정부세종청사’다. 많게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 정부와 사회를 향한 외침들이 목적, 지역, 출신 할 것 없이 울려 퍼지고 있다.그 중 “우리를 투명인간 취급 하지 말라”며 청사를 찾은 이들이 있었다. 고물상생존권보장시민연대는 지난달 ‘정부의 재활용 정책 전환 및 관련 민생입법 제정’을 촉구하며 환
192시간 동안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정국이 끝났다. 여야는 4.13총선을 42일 앞둔 시점에 선거구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사상 초유의 '선거구 실종' 사태가 빚어진 지 62일 만이다. 이제 여야는 본선 무대에 나설 후보자를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 이미 각 당마다 공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새 정치'와 국민을 위해 일할 '참 일꾼'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여야, 공관위 검증센터에서 확실한 '정품' 찾아야각 정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심사 화두는 '부적격자'에 대한 공천 배제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까지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진보교육감을 겨냥한 보수 성향 교육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의 공세가 그렇다. 비록 한국교총의 주장이 무위에 그쳤다지만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지난 22일 교총은 “일부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비서, 보좌관 등을 공모 교장에 임명하고 승진시키는 등 측근에 파격 인사를 단행해 인사관리원칙을 위반했다”며 이른바 코드 인사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국교총은 전국(총 17명)의 진보교육감 13명 중 세종을 비롯해 6명에 대한 코드인사를 언급했다
# 일 년 중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날씨가 풀린다는 경칩(驚蟄)이 성큼 다가왔다. 카이스트 캠퍼스 교정은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을 확연히 느끼게 해줬다. 슬슬 날씨가 풀리고 있으니 점점 더 봄이 가까워졌음을 피부로 감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눈이 호강하고 귀가 즐거운 계절인 봄에 대학 캠퍼스 교정을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설레고 기분마저 좋아진다. 3월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설렘과 기대감에 찬 시간이기도 하다. 깨끗하고 정리가 잘된 강의실엔 수십 명의 교직원이 벌써부터 도착해 무뚝뚝한 나를 반갑게 맞이한
뇌동맥류는 출혈성 뇌졸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뇌혈관 질환이다. 이 질환은 혈관의 특정 부분이 구조적으로 약해져서, 그 속을 흐르는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이다. 일반적으로는 증상이 없으며 압력을 견디지 못해 터지게 되면 ‘지주막하출혈’이라고 하는 무서운 뇌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뇌동맥류를 ‘소리 없는 암살자’라고도 부른다.얼마 전 신경외과 외래로 40대 남성 환자가 찾아왔다. 환자는 고혈압이 있었지만 적절한 치료로 문제없이 건강히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병원을 찾기 전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정부세종청사와 함께 새로 개장한 대통령기록관(어진동 국무총리 조정실 옆)이 2월 16일 일반에 개장해 인근 국립세종도서관과 세종호수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대통령기록관은 지난 2013년 4월 착공해 2년만인 2015년 4월에 완공했다. 이어 2015년 11월부터 한 달간 대통령 기록물을 이송해 개관했다. 총 2만 7998㎡ 부지에 연면적 2만 5000㎡로 지상 4층 지하2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 공사비 1094억 원이 투입됐다.‘기록으로의 산책’이라는 주제로 건축된 대통령기록관은 국내 최초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누구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지원기업 등이 협업하여 멘토링 기술 자금 판로 등을 지원하는 창업 허브입니다. 둘째....”(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 시민의 대표 대전시장은 빠진 지역 행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시도마다 한 개씩 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지원기업(대기업)이 삼각편대로 함께 이끌어가는 창업지원센터요 지역경제활성화 기구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카이스트에 설치된 대전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여 그간의 성과를 살펴보고 활성화 의
취임 후 서울 대 세종 업무, ‘70% 대 30%’두 집 살림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서울공관, 민간에 매각하거나 이용 방안 검토총리, 세종시 정상 추진 의지·진정성 보여야 2015년 8월 4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세종시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날이다. 취임한 지 48일 만이었다. 세종청사의 실질적인 수장이고, 세종시에 전입신고도 한 어엿한 세종시민이나 세종시 방문은 뒤늦은 감이 있었다. 세종청사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 세종시이고, 이사를 오면 이웃주민에게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가 아닌가 싶었다. 이날 방문한 자리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