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 중 시립미술관이 없는 유일한 도시 오명
2019년부터 지속된 조성 움직임...재정난 등으로 불발
세종시 단기 계획은 장욱진 기념관 부속 전시실로 대체
장기적으론 어진동 문화시설 용지에 '사립미술관' 유치 추진

연동면 장욱진 기념관 조감도. 세종시 제공
연동면 장욱진 기념관 조감도. 세종시 제공

[세종=디트뉴스 정은진 기자] 세종시립미술관이 미래 세종시 플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 이 같은 인프라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나 재정난 등에 발목잡혀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사립미술관 유치가 우회 전략으로 모색되고 있다. 같은 여건에 놓여 있던 인천은 현재 시립미술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시립미술관 건립 움직임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연이어 이와 관련한 공약을 쏟아냈고, 지역 작가들도 지속적으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2021년에는 이건희 미술관의 세종시 유치을 요구하는 제안도 수면 위에 떠올랐으나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를 대체하는 기능으로 주목된 예술인마을(가칭 아트빌리지)도 백지화되며 지역 미술 인프라는 기약할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미술계는 박연 문화관 갤러리와 BRT작은 미술관, 몇몇 사립 갤러리 등에서 근근히 작품 활동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미술 인프라가 확장되지 못하면서, 지역 미술인들이 대전과 청주, 공주 등 인근으로 지속 유출되고 있는 상황은 뼈아픈 대목이다. 

세종시청사. 세종시청 정은진 기자
세종시청사. 세종시청 정은진 기자

시립미술관 역할 연동면 '장욱진 기념관'으로 대체? 

세종시도 2019년부터 시립미술관 설치 검토를 추진했으나 예산 문제로 난항을 겪어왔다. 

현재로서는 연동면에 조성중인 장욱진 기념관의 부속 전시실로 미술관을 대체하고, 추후 시립미술관 건립을 최선안으로 보고있다. 

시 관계자는 "시립미술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감하나 플랜을 구체적으로 짜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는 연동면 장욱진 기념관의 부속 전시실로 대체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방안으로) 현재 사립미술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시립미술관 건립 비용은 최소 500억 원 대로, 긴축 재정 기조 아래 꿈도 못 꿀 규모다. 사립미술관 유치로 선회는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한다. 

세종시 사립 미술관 조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민간 미술관 입지로 좁혀지고 있는 세종 메리어트 호텔 뒷편 유보지와 유네스코 국제해석 설명센터 입지. 네이버 지도 발췌

사립미술관 유치로 방향 전환? 세종시·행복청 협상 '현재진행형'

26일 <디트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사립미술관 추진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치는 어진동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뒷편 유보지를 우선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 얼마남지 않은 행복도시 내 문화시설 용지이고, 입지상 국립박물관단지와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시는 현재 이 부지에 사립미술관 유치를 위해 행복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를 관심있게 지켜본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도 집행부를 통해 사립미술관 건립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현 최민호 시장님도 민간미술관 유치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며 "해당 부지에 대해 사립미술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부지가 아주 큰 부지가 아니라서 시립미술관을 대체할만한 규모로 조성될지는 미지수"라며 "역량있는 미술관이 유치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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