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해묵은 난제...'지역발전 vs 난개발' 가치 충돌로 중단
지난해 12월 공주시 계룡면서 추진위 발족...현실화는 미지수

계룡산 일대(좌)와 여수 케이블카(우). 사진 디트뉴스24=정은진 기자

[공주=디트뉴스 정은진 기자] 공주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계룡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될 수 있을까. 해묵은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다시 수면위에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계룡산 케이블카 추진위원회'가 발족되는 등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재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설치 요구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4년 계룡산 일대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케이블카 설치 여론이 불거졌다. 

이에 발맞춰 공주시는 계룡산 주변 관광자원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15년 예산에 연구용역비를 담아냈고, 이는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관광 활성화 vs 난개발' 가치가 정면 충돌했고, 찬성과 반대를 거듭해온 이슈는 지난 2020년 계룡면 마을발전 토론회 의제로도 다시 제기됐다. 주민들은 시를 향해 계룡산 신원사와 연천봉에 다다르는 2.1㎞ 구간에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했다.

시는 케이블카 설치와 계룡면 발전 방안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환경영향평가와 환경단체의 설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환경단체도 대응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공주시는 난개발을 조장하는 계룡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맞서왔다. 

2023년 12월 29일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 성공기원 결의대회. 공주시의회 제공
2023년 12월 29일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 성공기원 결의대회. 공주시의회 제공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는 난개발? 지역생계 vs 환경단체 '가치충돌'

현재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지리산과 설악산 사례를 본다면, 두 공원에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 중이었으나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과 국립공원위윈회의 동의를 얻거나 환경영향평가 등이 반려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다만 1982년부터 41년 간 꾸준히 추진과 반려를 거듭해온 설악산 케이블카의 경우, 지난 10일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 아래 첫 착공에 들어갔다.

2023년 12월 29일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 성공기원 결의대회서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추진위가 발언에 나서고 있다. 공주시의회 제공
2023년 12월 29일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 성공기원 결의대회서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추진위가 발언에 나서고 있다. 공주시의회 제공

계룡산 케이블카 추진위 "갑사 부근 관광 침체...지역 위기 극복해야"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 여론은 지난해 말 다시 조성됐다. 계룡산 케이블카 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22일 발족됐고, 같은달 29일 계룡초 성실관에서 '계룡산 케이블카 설치 성공기원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계룡산 케이블카 추진위원회와 계룡면 주민들, 최원철 공주시장, 윤구병 공주시의회 의장, 정진석 국회의원, 박수현 전 국회의원, 갑사 주지스님 등이 참여했다. 

추진위 주장은 이렇다. 계룡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계룡산 관광활성화 및 인프라 확충,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등산객 편익 마련 등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화 계룡산 케이블카설치 추진위원장은 <디트뉴스24>와 통화에서 "현재 계룡산 갑사 부근은 관광인프라가 매우 침체된 상태"라며 "케이블카 설치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추진해야 한다. 이는 우리 계룡면민들의 오랜 바램"이라 설명했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재 공주시도 긍정적인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의 목소리가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환경단체와 환경부 설득을 비롯해 타당성 조사 및 환경영향평가 등 넘어서야 할 고비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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