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결산] 동계체전 14위, 전국체전 역대 최다 메달 성과
각종 체육 인프라 확충 및 생활체육 활성화 일로
유아부터 대학까지 탄탄한 체육기반 구축은 여전히 부재
전국 규모 대회 유치도 한계, 2024년 총예산은 삭감
금강 파크골프장과 반다비 빙상장 개장은 희소식

올해 전국체전에서 역대 최다 메달을 획득한 세종시 선수단. 자료사진. 
올해 전국체전에서 역대 최다 메달을 획득한 세종시 선수단. 자료사진.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세종시 체육계가 2023년 성과를 너머 2024년 새로운 숙제를 맞이하고 있다. 

시설 인프라부터 전국 규모 대회 성적 향상, 시민 체육 프로그램 확대 등의 성과가 지속되고 있으나 여전히 체육 인재 육성 기반은 취약하고 내실보다는 외형적 틀 갖추기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세종시는 26일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집현실에서 2023 체육진흥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최민호 시장과 오영철 체육회장, 류제일 문화체육관광국장, 임규모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이현정 시의원을 비롯해, 김미선 농구협회 회장, 김혜진 에어로빅연맹 전무이사, 이필규 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부위원장, 한남희 고려대 교수, 송낙훈 중부대 교수 등 체육 분야 전문가가 참석했다.

위원들은 올해 성과를 되짚어보는 한편, 2024년을 너머 미래 세종시 체육의 과제를 재확인했다. 

지난 26일 진행된 체육진흥협회의 모습. 시 제공. 
지난 26일 진행된 체육진흥협회의 모습. 시 제공. 

2023년 계묘년 체육계 주요 성과는 

올해 성과는 국내·외 전문 체육 경기대회 성적에서 우선 확인된다.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주축으로 출전한 남자 테니스팀은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고, 고려대 차준환은 2023 국제빙상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제104회 동계 체육대회 선수단은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전국체육대회에선 역대 최다인 30개 메달 획득으로 향상된 전력을 선보였다. 

찾아가는 생활체육지도자 23명까지 확대, 공공스포츠클럽 야구 전문 선수반 운영으로 전국 대회 2회 우승, 체력인증센터 운영 등 시민 참여형 생활체육 여건 조성도 눈에 띄는 대목으로 부각됐다. 

공공체육시설 확충은 ▲금강 파크골프장(36홀) 준공 : 2024년 5월 사용 ▲보람 체육센터 준공(임시 운영 스타트) ▲중앙공원 야외 수영장 운영 ▲조치원 시민운동장 부대시설 및 노후 게이트볼장 전천후 시설 4개소 ▲호우 피해 복구 8개소 등의 변화에서 엿보였다. 

2027년 충청권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제반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전담 TF 구성과 함께 6개 분야별 45개 과제 선정을 마무리했고, 지난 7월 조직위 설립도 이어졌다. 

세종시 '1000억 원 대 예산' 삭감 기조...체육계 활성화 걸림돌 

다른 지역에 비해 가뜩이나 열악한 체육계는 2024년 주요 예산 삭감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시 전체 예산이 1000억 원대까지 줄면서, 불가피한 상황을 맞이했다. 

시체육회 65억 3200만 원(1억 2500만 원 감액)과 시장애인체육회 25억 4400만 원(4400만 원 축소) 포함 90억 7600만 원으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8억 원 예산이 필요한 '시체육회 유도팀(4명)' 창단 역시 난항을 겪게 됐다. 태권도 시범단 창설 역시 2024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 내 10억 원 기부를 약속한 오영철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대책 마련을 제안했다. 

예산 삭감 떠나 지역 체육계가 직면한 숙제는

전문체육팀이 다른 지역보다 턱없이 부족한 여건에서 성적 내기용 '연고팀 운영'이 해묵은 과제로 다가왔다. 

전국적으로 평균 11개 팀이 운영 중이나 세종시에는 테니스(시청)와 유도 및 펜싱(장애인체육회)까지 3개 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평가를 받고 있는 연고팀 운영에 돈을 쓰고 있는 형편이다. 

연간 수억여 원을 들여 운영 중인 세종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과 한국수자원공사 탁구팀, 코오롱 육상팀, KB국민은행 사격팀, NH농협은행 소프트테니스팀, GKL 휠체어펜싱팀, 석정스포츠단 펜싱팀, BDH 파라스 장애인 사격팀 등 모두 8개 팀이 연고지역 협약으로 각종 대회에 출전 중이다. 2024년에는 2개 팀 확대를 준비 중이다. 

연고팀이 유아부터 청소년, 대학으로 이어지는 생애 전 주기에 걸쳐 탄탄한 기반 구축에 기여한다면 다른 얘기이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이 같은 문제에 공감한다. 세종시 체육고등학교 설립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이를 거점으로 삼아 우수한 선수 육성의 거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전체 시민의 약 1.5% 안팎의 참여율에다 한정된 종목으로 진행 중인 세종시민체육대회부터 읍면동 개별 체육대회의 통합과 효율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여기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만 각각 4억 원, 4억 6000만 원에 달한다. 

이현정 시의원은 "시민들의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는 명랑운동회 종목 확대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종합체육시설 건립 난항과 콘셉트 변경 대응 숙제도 남겨졌다. 

2027년 대평동 현 모델하우스 부지 주변으로 들어설 종합체육시설 배치도와 조감도. 현재는 주경기장 건립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세종시 제공. 
2027년 대평동 현 모델하우스 부지 주변으로 들어설 종합체육시설 배치도와 조감도. 현재는 주경기장 건립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세종시 제공. 

시는 2027년 대회를 앞두고 수영장·체육관 시설 우선 준공을 대안으로 삼고, 메인 스타디움(주경기장)과 체육회관 신설 등의 계획은 장기 과제로 뒀다. 결국 폐막식은 중앙공원 잔디광장에서 하고, 육상 종목은 대체 지역을 찾고 있다. 

전국 시·군·구 단위에 있는 '과거형 집합 운동장'으론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고 정부의 타당성 검토 문턱을 넘기 힘든 만큼, 새로운 접근을 요구받고 있다. 

아레나 E스포츠 경기장처럼 'E스포츠' 외에도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운영이 가능한 시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BTS 공연도 열리는 고척 돔구장 등도 수년 전부터 제기된 미래형 시설로 꼽힌다.  

축구장과 야구장부터 반다비 빙상장까지 국제 규격을 갖춘 시설이 사실상 전문한 현실도 스포츠 기반 육성을 떠나 전국 규모 대회 유치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전국 대회 유치는 정주형 방문객 유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줄 수 있는 요소란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송낙훈 중부대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지역 체육계 변화를 점검해야할 때다. 체육회관 건립이 필요하다. 호수와 공원 등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전지훈련장 조성과 유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남희 고려대 교수는 "세종시 출산률 저하가 체육활동 여건 악화와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가 주요 체육시설 관리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전국 규모 공모사업 도전도 적극성을 필요로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김미선 농구협회 회장은 "전국 규모 대회가 많이 개최돼야 지역 소상공인의 숨통도 틀 수 있다. 연고지 협약은 안타깝지만 현실적 선택지다. 학교 운동부 활성화가 필요한데, 교육청 도움 없이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류제일 국장은 "공공스포츠 클럽 기반을 2025년까지 구축하려 한다. 전문 체육회가 연례 반복적인 계획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장기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임규모 처장은 "국제 규격에 맞은 시설 유치가 중요한데, 그동안은 보여주기식 건립이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2024년 주목할 만한 '체육계 변화'는 

내년 5월 일반에 개방되는 세종동 '반다비 빙상장' 조감도. 세종시 제공
내년 5월 일반에 개방되는 세종동 '반다비 빙상장' 조감도. 세종시 제공

인프라 측면에선 내년 5월부터 문을 여는 반다비 빙상장이 희소식이다.

연면적 4500㎡, 지상 2층, 관람석 304석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이곳을 토대로 아이스하키팀과 쇼트트랙팀, 피겨팀 등의 새로운 종목 단체의 등장도 기대되고 있다. 

올해 금강 파크골프장(2024년 5월 운영 개시)에 이어 미호강과 북부권까지 추가 건립도 검토된다. 

체육활동 참여 기반은 취약계층 만 5~18세 스포츠강좌와 만 5~69세 장애인 스포츠 강좌, 찾아가는 생활체육 무료 강습회, 체력인증센터, 공공스포츠클럽 지원 강화 등으로 뒷받침한다. 

내년 11월 4개 부문에 걸쳐 세종시민 체력왕 선발대회도 진행된다. 

전국 규모 대회로는 △4월 : 테니스, MTB·도로 자전거 △5월 : 국학기공 △6월 : 축구, 검도, 배드민턴, 파크골프 △7월 : 코리아투어, 바둑 △8월 : 볼링, 족구 등이 준비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엘리트 체육 부문 지원은 잠재력을 고려해 아끼지 말아야 하나 생활체육 부문은 시는 기반 조성비, 참여자는 즐기는 과정의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며 "명망 있는 체육인들을 지역의 홍보 대사로 위촉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2029년 전국체전 개최 도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