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고택, 단풍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가을 수채화
공주시 엔학고레와 마곡사, 청양군 방기옥 고택에서 만끽하는 가을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에 가을 단풍이 반영돼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정은진 기자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에 가을 단풍이 반영돼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정은진 기자

[공주·청양=디트뉴스 정은진 기자] "글쓰기, 그것은 단지 책상 위에 앉아 있는 일만은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는 것이다."

소설 '사막'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그랑프리를 수상한 르 클레지오의 말이다. 

여행도 마냥 목적지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소리를 듣고 시시각각 눈앞에 달라지는 풍경을 받아들이는 일 같다. 

현실에 갇힌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게 만드는 가을 풍경들이 공주시와 청양군 곳곳에 숨겨져 있다. 깊어가는 계절에 귀 기울이기 위해 공주, 청양으로 떠나보자.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에 가을 단풍이 반영돼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정은진 기자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에 가을 단풍이 반영돼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정은진 기자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에 가을 단풍이 반영돼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정은진 기자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에 가을 단풍이 반영돼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정은진 기자

호수에 반영된 가을빛...불장골 저수지와 엔학고레

불장골 저수지는 방송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가을 풍경이 아름 다운 곳으로 자주 소개되곤 한다. 

메타세콰이어 나무 두그루가 우산봉이란 산의 단풍과 어우러져 인생샷 찍기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18년 11월에 방영된 KBS2 1박 2일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송곡지라고도 불려지는 불장골 저수지 주변은 사계절이 아름답다고 알려져있다. 

이 곳 가을은 저수지의 물반영과 새벽 안개, 빛 내림이 워낙 아름다워 사진가들이 촬영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저수지에 반영되는 연인을 닮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두 그루가 촬영 포인트다.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를 바라보며 카페 엔학고레에서 방문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정은진 기자
2023년 10월 말, 공주시 불장골 저수지를 바라보며 카페 엔학고레에서 방문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정은진 기자

이 곳이 특별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아무것도 없을 법한, 산골짜기 저수지 안에 '엔학고레'라는 독특한 이름의 카페가 바로 옆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엔학고레'는 성경 속 '목마른 자의 샘'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곳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흠뻑 느껴보자. 

공주시 마곡사의 계곡에 비친 단풍이 무척 아름답다. 정은진 기자
공주시 마곡사의 계곡에 비친 단풍이 무척 아름답다. 정은진 기자

공주시의 산사에도 가득한 가을 풍경...마곡사와 갑사

공주시 곳곳에 포진된 산사에도 가을빛이 흐드러지고 있다.

공주시의 대표 사찰인 갑사와 마곡사는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다. 특히 마곡사에 있는 계곡에 비친 단풍은 가을의 회화적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단풍과 함께 백범 김구의 발자취와 대웅보전(보물 801) 오층석탑(보물799) 등 각종 문화재까지 만날 수 있다.

공주 갑사 가을 풍경. 공주시 제공
공주 갑사 가을 풍경. 공주시 제공

계룡산 갑사의 오래된 나무들에도 가을빛이 아름답게 물들었다. 

공주에는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는데, 봄에는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가 아름답다는 뜻이다.

사찰 단풍 뿐만 아니라 갑사 길목의 은행나무 가로수길도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청양군의 대표 고택인 방기옥 가옥에 푸른 가을 하늘과 함께 620년된 은행나무가 물들어가고 있다. 정은진 기자
청양군의 대표 고택인 방기옥 가옥에 푸른 가을 하늘과 함께 620년된 은행나무가 물들어가고 있다. 정은진 기자

620년 은행나무 품은 청양군의 대표 고택...방기옥 가옥

1985년 12월 31일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청양 방기옥 고택도 청양군의 가을 명소다. 

방기옥 고택은 청양 남양면 봉암리에 있는 조선시대 가옥으로 미음자 형태의 한옥이다. 1776년에 조선시대 판서를 지낸 조대감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방기옥은 현 소유자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아름답게 조성된 한옥의 정취는 물론 600년이 훌쩍 넘은 은행나무 고목이 신비로운 가을 분위기를 뿜어낸다. 

이 곳에는 후손이 운영하고 있는 '지은'이란 카페가 있어 커피와 함께 고택 속 '향원재' 청마루에 앉아 고즈넉하게 물들어가는 가을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청양군의 대표 고택인 방기옥 가옥에 620년된 은행나무가 물들어가고 있다. 정은진 기자
청양군의 대표 고택인 방기옥 가옥에 620년된 은행나무가 물들어가고 있다. 정은진 기자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