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린이집 연합회, 20일 오후 세종시서 교권 보호 집회 열어
똥 기저귀에 분노한 3000여명의 전국 어린이집 교사 "교권 보호" 한목소리
[세종=디트뉴스 정은진 기자] "똥기저귀 폭행 같은 소수 학부모의 갑질은 더이상 있어선 안됩니다!"
20일 오후 1시 세종시 어진동 보건복지부 청사 앞 도로에는 어린이집 교사 2500여명의 외침이 폭우를 뚫고 나왔다.
지난 10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가 '똥기저귀'로 교사를 폭행한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에 분노한 전국의 어린이집 교사들이 이 날 대규모 집회로 몰려 들었다.
이 사건과 관련한 어린이집 교사들의 전국 단위 대규모 집회는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집회는 세종시 어린이집 원장·교사 1000명과 전국 어린이집 원장 1500명이 한데 모여 진행됐다.
한국 어린이집 총연합회 김경숙 회장과 세종시 어린이집 연합회 강선정 가정분과위원회장, 육태유 세종시 어린이집 연합회 회장 등이 대열을 진두지휘했다.
폭우가 내리는 악천후에도 어린이집 교사들은 우비를 입은 채 '어린이집 교직원 교권 보호를 위한 법 제정'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집회 참여 인원을 2500명으로 신고했으나 실제 집회에 온 인원은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어린이집 원장 대표들은 "교사의 교권이 참담하게 무너졌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본인 아이가 중요하면, 본인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며 "무너진 보육 현장의 가슴아픈 현실 속에서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을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똥기저귀 피해 교사의 남편이 올린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현재 5만 명을 돌파했고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로 회부된 바 있다.
지난 10일 세종시의 한 병원 화장실에서 학부모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얼굴을 대변이 묻은 기저귀로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공분을 키웠다.
해당 교사는 해당 학부모를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학부모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자신의 아이가 아무도 없는 방 안에 방치되는 등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경찰 신고를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