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협력기금 활용 관련 여·야 첨예한 대립각...국힘, "민주당 강력 규탄"
'잠자는 11억 원 민생 활용안' 상임위선 합의...본회의선 민주당 전원 반대
행정수도 추진위 조례안도 결국 무산, 성인지 예산안 조례도 부결
일각에선 의원들간 지나친 '성과 경쟁' 곱잖은 시선...정례회 수준의 업무량

지난 7일 폐회한 세종시의회 제84회 임시회 본회의 모습. 시의회 제공. 
지난 7일 폐회한 세종시의회 제84회 임시회 본회의 모습. 시의회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세종시의회 여·야 의원들이 지난 7일 폐회한 제84회 임시회에서 불꽃 튀는 조례 쟁탈전을 벌였다. 

시의회(의장 이순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11일간 쏟아진 의원 발의 조례안은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임채성) 40건과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이현정) 23건, 교육안전위원회(위원장 이소희) 11건, 운영위원회(위원장 유인호) 4건 등 모두 81건으로 집계됐다.

시장과 교육감 등 집행부 조례안을 더하면, 무려 103건에 달했다. 

일각에선 정례회가 아닌 임시회까지 지나친 '성과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곱잖은 평가를 하는 한편, 실질적인 조례안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볼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간 첨예한 대립각을 형성한 조례안들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최원석(도담동)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전부 개정 조례안(행복위)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히 뜨겁다. 

행정수도 완성 추진위 설치 및 운영 조례안(산건위, 국힘 이소희 의원)과 성인지 예산제 실효성 향상 조례안(행복위,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각각 여·야 이견으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운영위의 인사청문회 조례안은 예상과 달리 타협점을 도출했다. 

남북교류협력 조례안 불발...국힘, 강력 대응 태세 

남북교류협력 조례안은 행복위를 통과하고도 지난 7일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전원(13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국힘 의원 모두(7명)의 찬성으론 힘 부쳤다. 

준비 과정에서 면밀한 심사와 집행부 의견 청취, 심도 있는 토론까지 거쳤음에도 그러했다. 

이에 국힘은 비판 성명을 통해 당리당략에 매몰된 민주당 의원들을 맹비난하는 한편,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제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끝에 통과된 안이 뒤집히면서다. 

최 의원의 개정 조례안 초점은 지난 2015년부터 11억 원이 넘는 남북교류협력기금이 잠자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민생 현안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자는데 있다. 

국힘 의원들은 "민주당은 얼마 전 추경예산 활용과 관련 최민호 시장을 비판하며 '민생' 우선의 정책을 요구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외침은 (지난 7일) 본회의를 통해 집행부 발목잡기를 위한 명분이었단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성토했다. 

시당 역시 성명을 통해 "북한과 교류 명목으로 시민들의 혈세를 묵혀두자는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 어느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가"라며 "시가 세수 부족으로 긴축 재정에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도 물밑 대응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남북교류협력기금'의 미래가 주목되고 있다. 

행복위 '성인지 예산제 실효성 향상' 조례 무산
나머지 38개 조례안, 본회의 문턱 통과 

이번 회기에서 가장 많은 쟁점 사안을 노출한 행복위. 
이번 회기에서 가장 많은 쟁점 사안을 노출한 행복위. 

행복위에선 의원 발의 40개 조례안 중 남북교류협력 조례와 성인지 예산제 관련 조례가 최종 무산됐다. 

최종 심의를 통과한 조례로는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안, 음식판매자동차의 영업장소 등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안(임채성 의원) ▲다중이용시설의 불법 촬영 예방 조례안(유인호 의원) ▲난임 극복 지원 조례안, 위기가구 발굴 및 지원 조례안(김재형 의원) ▲사회복지사협회 지원 조례안(김충식 의원) ▲여성폭력 방지 기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현미 의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여미전 의원)  ▲마이스 산업 육성 조례안(최원석 의원)이 대표적이다. 

또 시세 감면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김광운 의원)과 캠핑장 관리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김영현 의원),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김현옥 의원), 서예 진흥에 관한 조례안(박란희 의원), 지역서점 활성화 관한 조례 전부 개정 조례안(안신일 의원),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윤지성 의원)도 행정의 변화를 예고했다. 

'행정수도 추진위' 조례는 무산...산건위 22개 조례안 실행 국면 

산업건설위원회 안건 심의 모습. 
산업건설위원회 안건 심의 모습. 

산건위에선 모두 23개 의원 발의 조례안 중 행정수도 완성 추진위 설치 및 운영 조례안만 상임위에서 제동이 걸렸다. 

국힘은 꺼져가는 행정수도 개헌 등의 불씨를 되살리자는 취지로 이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민주당의 벽에 가로막혔다. 수년간 이 의제를 주도해온 민주당 입장에선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모았다. 

산건위 통과 안으론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 개정(이현정 의원)과 도로상 야생동물 충돌 방지 및 사체 처리(김동빈 의원), 건설 신기술 활용 촉진(김광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지원(김영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개정,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조례안(박란희)이 수면 위에 올라왔다. 

이와 함께 의류수거함 설치 및 관리(윤지성 의원)와 건설사업장 보행안전도우미 운영(김현미 의원), 맨발 걷기 활성화 지원(최원석 의원), 대중교통 기본 조례 일부 개정(김효숙 의원), 농지 소유의 세분화 방지 조례안(김학서 의원)이 눈길을 끌었다.  

'교육안전위 11건, 운영위 4건' 조례안, 어떤 내용 담겼나

교안위 안건 심의 모습. 
교안위 안건 심의 모습. 

교안위 11건과 운영위 4건은 뚜렷한 이슈 없이 의회 승인을 받았다.

청소년 유해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일부 개정, 인성교육 진흥 일부 개정, 안심귀가 환경 조성(윤지성 의원), 학생 불균형 체형 예방 및 관리 지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개정(김효숙 의원),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임채성 의원), 기초학력 보장(이소희 의원), 다문화가정 학생 이중 언어 교육 지원(김현옥 의원), 예비군 훈련장 차량 운행 지원(최원석 의원), 화재 대피용 방연 마스크 비치 및 지원(김학서) 등 교안위 대표 조례안들이다. 

운영위에선 공무원 후생복지(유인호 의원), 의원 공무 국외출장 일부 개정(김동빈 의원), 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개정(김현옥 의원), 인사청문회 조례안(위원회)으로 요약된다. 

운영위 회의 모습. 
운영위 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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