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낳는집, 지난 10일 저자 김현 시인의 첫 시집 출간
침묵 없는 세상에 던지는 한 권의 명상 시집...순수한 시어 표현 눈길

[이희택 기자] '돌아봄과 비움, 채움'의 미학으로 '나는 누구인가'란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시간. 

침묵 없는 세상에 던지는 한 권의 명상 시집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글을 낳는 집>이 지난 10일 펴낸 김현 시인의 '나를 떠나 나를 만나다' 시집이다.

저자가 어린 시절 보낸 산과 바다, 강, 냇가 그리고 넓은 들을 배경으로 명상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나를 찾는 여정’을 담아냈다. 그 길 위에서 만난 자연 사물들을 저자 만의 시각으로 재구성, 아름다운 시어들로 채집해 빚어냈다.

스무 살에서 서른 두살까지 쓴 시가 140편이고, 20년이 지난 2023년 발간된 시집에는 66편이 실렸다.

나를 비워 있는 그대로 사물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절실한 마음으로 언어들을 발견해냈다. 그 언어들은 청량하고 순수한 빛을 띄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남다른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그럼에도 시인은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모두 하나지만 죽지 않고선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란 화두를 던진다. 

목차는 1부 산책길에서 시를 만나다, 2부 깊고 따스하고 나지막한, 3부 사랑은 나를 시인으로 만들고, 4부 내 기억과 삶의 자리로 총 1~4부에 걸쳐 총 128페이지로 구성됐다. 

김현 시인은 "'우리는 저마다 나는 누구인가?'란 흔한 질문과 마주하나 생이 다할 때까지 답을 찾기는 어렵다"며 "이에 많은 이들이 돌아봄과 비움, 채움의 과정을 거치는 명상의 세계를 갈구한다. 이 과정을 겪으며 내면을 날것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안개꽃

아침이면 되살아나는
밭은 기침소리
살아있는 기쁨이여

앓고 있는 모든 고뇌
다 토해내고
깨끗한 물 한 잔에 빈 속 채워도
배고프지 않을 삶

한줌 재로 사라질 날 두고
잠시 외로워도
한아름 안개꽃을 살 수 있었으면


[김현 시인과 작품 소개]

전남 고흥의 바닷가 작은마을에서 나고 자랐고, 산과 바다와 강과 냇가 그리고 넓은 들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학창시절 윤동주의 서시를 접한 후로 시인의 삶을 꿈꾸기 시작했고, 현재는 작가 활동과 함께 마음수련 명상센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나를 떠나 나를 만나다」는 김현 시인이 혼신을 기울여 쓴 고독한 영혼의 일기이며, 지난했던 자신의 젊은 날에 바치는 위로문이자 호젓한 산책길의 팡세다.

그 핵심은 사랑이다. 그가 부단한 자아와의 대화를 독백체로 기술해 온 사랑은 절절하면서도 진솔한 실존적 화두이기에 순결한 진정성을 담고 있다.

구절마다 함의를 되새겨보면, 이성(異姓)을 향한 사적 연정을 넘어 궁극적 진리와 자아완성의 고지를 향해 초심을 잃지 않고 매진한 고차적 정신의 결정(結晶)임을 알 수 있다.

그의 시 한 구절, 시어 하나에도 마음수련과 자기 치유의 경험칙과 담론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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