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재균·정혜용 활동가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잦아들면서 사회 전 분야도 활기를 되찾았다.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소망하는 2023년은 어떤 모습일까? ‘2023년도 부탁해!’ 특집 인터뷰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띠모크라시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는 (왼쪽부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혜용 활동가, 설재균 의정감시팀장. 한지혜 기자.
띠모크라시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는 (왼쪽부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혜용 활동가, 설재균 의정감시팀장. 한지혜 기자.

[한지혜 기자] 2022년, 대전시의회와 5개 구의회를 감시하는 새로운 미디어가 탄생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젊은 활동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들고 있는 ‘띠모크라시’(이하 띠모)다.

‘띠모크라시’는 대전의 앞글자 알파벳인 ‘D’와 민주주의를 뜻하는 영단어 ‘Democracy’의 합성어다. 대전시의회, 구의회 이슈와 의원들의 의정활동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뉴스레터다. 

띠모는 격주 간격으로 구독자들에게 뉴스레터를 전달하며 ‘친숙한 지방정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어려운 의회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하고, 유튜브 쇼츠(shorts) 형식의 이슈 영상을 편집해 전달하면서 구독자가 늘고 있다. 

띠모를 탄생시킨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설재균 의정감시팀장과 정혜용 활동가를 만났다.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만든 미디어의 새로운 가능성. 기관 입장에서는 감시자이지만, 시민 입장에선 메신저이기도 한 이들의 목표와 내년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

ㅡ 올해 5월 띠모크라시가 세상에 나왔다. 지방의회를 콘텐츠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뉴스레터 띠모크라시 구독 페이지 갈무리. 
뉴스레터 띠모크라시 구독 페이지 갈무리.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8대 대전시의회 회의록을 전수 모니터링한 적이 있었다. 회의록이 늦게 올라오다보니 시의성도 떨어졌고, 연 1회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다보니 아쉬운점도 많았다. 지난해 뉴스레터 형식으로 지역 정치를 전달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를 중심으로 한 첫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띠모가 시작됐다.” 

ㅡ 띠모는 어떻게 기획되고 운영되나. 시의회와 구의회 총 6곳을 모니터링하려면 두 사람만으로는 어려울 것 같은데.

(정혜용) “띠모단(띠모크라시 모니터링단)이 따로 있다. 필진으로 현재 지역 대학생 3명이 활동 중이다. 월 1회 정도 함께 조사하고, 직접 필진으로도 참여해 글도 쓴다. 첫 활동은 구의회 홈페이지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일이었다. 의회에서 쓰는 단어들이 꽤 어려운데, 대학생으로 구성된 띠모단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ㅡ 띠모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떤가. 공무원들도 여럿 구독한다고 들었다.

(설) “실제 한 구의회 사무처에서는 내용에 대한 수정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반응이 괜찮았던 편은 ‘의정비 인상’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의원들이 이렇게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지 몰랐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의회 원구성에 관련된 단어로 파행(跛行)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절름발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한자어다. 차별적인 뜻을 품고 있는 의회 용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는 의견도 주셨다. 대체적으로 2030세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 “업무추진비 편도 반응이 좋았다. 의회마다 공개하는 정보에 차이가 있는데, 의회마다 다른 공개 항목을 비교하고, 정보공개에 대한 의지도 촉구하는 보고서였다. 유튜브 쇼츠(shorts)는 새로운 시도였는데, 조회수가 꽤 나왔다. 품이 들기는 하지만, 구독자들에게는 반응이 좋았다.”

ㅡ 띠모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향점이 있나. 또 만드는 과정에서 고충이 있다면?

(설) “‘어떻게 더 쉽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지방의회에 적은 관심을 두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최근 회기 중 카타르 월드컵 관람을 위해 떠난 최규 서구의회 의원 사건만 보더라도 국회의원이었다면 더 큰 이슈가 됐을 것이다.”

(정) “많은 정보가 공개돼있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는 요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 오는 자료도 부실하거나 가공이 어려운 형식이 대부분이다. 구의회 회의록은 한참 후에나 열람할 수 있고, 회기 중 5분발언과 시정질문이 아예 없는 구의회도 있었다. 정말 방청을 의무적으로 돌아가면서 가야 하나 고민 중이다(웃음).”

ㅡ 올해 지방의회 가장 큰 이슈는 의정비 인상이었다. 과도한 인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구의회는 평균 70만 원씩 의정비를 인상했다.

(왼쪽부터) 참여연대 설재균 의정감시팀장, 정혜용 활동가가 내년 띠모 뉴스레터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지혜 기자.
(왼쪽부터) 참여연대 설재균 의정감시팀장, 정혜용 활동가가 내년 띠모 뉴스레터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지혜 기자.

(설)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의정비를 올리려고 하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왜 올려야 하는지, 올려준다면 어떤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건지 설득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도 없었다. 올해 의정비 인상은 앞으로 의원들에게 4년간의 꼬리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른 의정비 반납하라는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해주시길 바란다.”

ㅡ 내년 목표와 계획 중인 활동에 대해 말씀해달라.

(정) “띠모단 운영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에는 지방의회를 감시하는 시민들을 더 많이 양성하고, 띠모라는 이름으로 환경 등 새로운 의제도 발굴해보려 한다. 우선 지방의회에 대한 모니터링 역할을 강화하면서 구의회의 정보공개, 회의 운영 활성화도 촉구할 계획이다.”

(설) “1차 목표는 구독자 확대다. 인터넷 포털 아무 곳에서나 ‘띠모크라시’를 검색하면 구독하실 수 있다. 내년에는 구독자 분들과 함께 이상적인 지방의회, 우리에게 필요한 지방의원을 주제로 얘기해보는 시간도 갖고 싶다.

기본적으로 ‘쉬운 정치 뉴스레터’ 콘셉트는 잃어버리지 않으려 한다. 곧 나올 연말 콘텐츠는 지방의원들의 소유 토지 모니터링 보고서다. 의원들이 어떤 땅을 소유하고 있고 농사는 어떻게 짓고 있는지 짚어볼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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