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정인이 사건' 등 명절 일시귀가 우려
명절이지만 집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처우 열악한 보육사들의 고통도 문제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자료사진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자료사진

설 연휴에도 원가정 복귀가 어려운 아이들. 3교대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보육사들. 설 명절에도 씁쓸한 학대피해아동쉼터의 얘기다.

"올해는 명절 때 집에 가고싶냐고 묻지 않았어요. 코로나19 상황도 있고, 모든 가정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아이를 명절에 집에 보내는 게 걱정되니까요."

대전 원도심 소재 A 학대아동쉼터에서 지내는 아동들은 이번 설에 쉼터에서 보육사 선생님들과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도 봤다. 다른 날과 특별한 건 없었지만, 이번에는 누구 한 명 빠지지 않고 센터 아동 7명 모두가 함께했다. 

A 학대아동쉼터 원장은 "부모님 두 분다 가해자인 경우도 있고, 한 분만 가해자인 사례도 있다. 후자일 경우, 비가해자인 분이 요청하면 명절에 하루 정도 나가기도 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이가 명절에 누구를 만나는지 일일이 파악할 수 없어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은 부모에게 학대 피해를 받았어도, 명절에 집에 가고 싶어 한다. 부모님도 명절에는 아이들을 집에 데려가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아동의 안전을 더욱더 고려해 보내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도 했다.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에 따르면 그룹홈 시설장과 보육사 4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동 입소 이후 원가정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문항에 46.8%가 ‘그렇다’, 28.1%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원가정 복귀가 아동에게 좋은 일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질문에는 34.0%가 ‘그렇다’, 12.8%가 ‘매우 그렇다’고 했다. 원가정 복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설 명절 씁쓸한 건 피해 아동들 뿐만이 아니다. 대전 신도심 소재 B 학대피해아동쉼터 원장은 "현재 보호 아동 9명 중 5명이 명절 기간 센터에 남는다"며 "낮밤을 가리지 않고 매일 24시간 3교대로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사들의 처우는 열악하기만 하다. 평균 근속 연수가 1년도 안되는 만큼, 시간 외 수당과 호봉제가 적용되지 않는 센터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