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이어 수해까지 겹쳐 국외연수 예산 반납
중구의회 시작 서구의회 동구의회 유성의회 반납 러시

대전지역 기초의회가 앞다퉈 해외 출장비를 반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차피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하지만 반납한 출장비를 수해복구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갈등이 치열했던 서구의회 의원들 모습.
대전지역 기초의회가 앞다퉈 해외 출장비를 반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차피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하지만 반납한 출장비를 수해복구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갈등이 치열했던 서구의회 의원들 모습.

원구성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지탄을 받았던 대전지역 기초의회가 약속이나 한듯 해외출장 예산 전액을 반납한다는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렇잖아도 해외연수를 떠나지 못하지만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국외연수 비용 전액을 반납한다는 것이다.

5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기초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예산 반납은 중구의회가 시동을 걸었다. 중구의회는 지난 달 29일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고 의원 공무국외출장 여비 4800만원과 직원 공무국외출장 여비 2400만원 등 총 7200만원의 공무국외출장 관련 예산 전액을 반납했다.

이때만해도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았을 때다. 때문에 중구의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구민들을 위한 사업에 반납 예산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김연수 중구의회 의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민들께서 조금이나마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집행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구의회 발표 이후 수마가 지역사회를 덥쳤고 기초의회는 앞다퉈 국외출장 예산 반납에 동참했다. 서구의회와 동구의회, 유성구의회는 약속이나 한 듯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외출장 예산 반납 사실을 알렸다.

서구의회는 의원정책개발비 5000만원과 의원국외여비 3000만원 등 총 9100만원을 반납키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지역경제 위기극복과 장마철 침수피해로 인한 이재민 등 지역 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데 적극 협력·지원하는 의미에서 반납을 결정했고, 반납한 예산도 코로나19와 수해 복구에 사용한다.

동구의회와 유성구의회도 각각 7148만원과 4680만원의 국외연수 예산을 반납해 수해복구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 1월 7일부터 6박 8일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방문하면서 2600만원을 사용한 대덕구의원들은 국외연수 예산 중 남은 700만원을 반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대전지역 기초의회의 국외 출장비 반납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구성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로 인해, 특히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중 일부는 징계까지 받은 상황에서 출장비 반납은 일정 부분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더구나 서구의회는 시민 혈세로 동해안부터 제주도까지 관광투어를 가려다 지역사회로부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반성하는 차원도 없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때문에 8대 의회 후반기가 시작된 상황에서 국면전환을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원구성 과정의 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의정 활동에 매진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몰입된 의정활동이 아닌 자신을 믿고 찍어준 주민들을 바라보고 그들만을 위한 의정이 필요한 때라는 얘기다. 

지역사회 한 인사는 "구의회가 잇따라 국외연수 예산을 반납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정치적인 쇼라고 볼 수 있지만 앞으로 주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을 다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면서 "그동안 지탄받았던 기초의회가 칭찬받는 의회로 탈바꿈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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