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투수 부진과 토종 투수진, 반즈의 위력과 주전급 휴식 필요

한화이글스가 꼴찌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투타에서 모두 난국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한화이글스가 꼴찌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투타에서 모두 난국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2020시즌 한국 프로야구가 각 팀당 60경기를 넘어서며 치열한 순위 경쟁에 빠져 있다. 특히, 두산과 키움의 2위 경쟁, LG, 기아, 삼성의 5위권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NC는 2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산과 키움에 5-6경기 차를 꾸준하게 유지하면서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두산과 키움은 한 시리즈에 결과에 따라 순위 바꿈을 계속하면서 2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LG, 기아, 삼성이 벌이고 있는 5위 경쟁은 한 경기 이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연승이면 상승, 연패면 바로 순위가 하락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5할 승률에 육박하며 5위권을 위협했던 KT, 상승세를 좀처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롯데는 호시탐탐 5위권 경쟁에 뛰어들 태세를 보이고 있다.

SK와 한화가 펼치는 최하위 경쟁은 SK가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이다. 한화가 다시 4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9위 SK와의 승차가 네 경기차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SK도 최근 10경기에서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좀처럼 상승 기류를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중위권 도약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이글스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가 조기 출전을 감행하면서 깜짝 활약을 펼쳤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팀 타선의 응집력과 장타 부족이 여전히 팀 승리에 발목을 잡으면서 다시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에이스 서폴드의 부진과 채드벨의 부진과 부상 재발 그리고 토종 투수들의 선전

서폴드는 외롭다. 지난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최하위 팀의 에이스로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줬다. 하지만 팀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이어나갔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전력에서 이탈했고 많은 부상 선수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서폴드는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이젠 서폴드도 지친 듯하다.

최근 서폴드는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패스트볼의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본인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반감된 상황이다. 좋았을 때의 패스트볼보다 2-3km/h 정도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채드벨이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서폴드는 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 매야 하는 상황이다.

채드벨은 두 번째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위력적인 공을 뿌렸던 채드벨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부터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며 개막 엔트리 합류에 실패했고 합류된 후에도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서 부상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자신의 장점인 다양한 레퍼토리로 타자와의 승부를 하지 못하면서 제구에도 문제가 생겼고 장타와 연타를 허용하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국 두 번째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상황이 됐다. 

반면, 장시환, 김범수, 김민우로 이어진 토종 선발진은 퓨처스에서 조정기를 거친 후에 연이어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7이닝 이상의 긴 이닝을 책임질 정도는 아니지만 최소 5이닝 이상의 피칭과 함께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적어도 박빙의 승부가 가능한 수준의 피칭을 해주고 있다.

송은범과 이태양의 이적, 아픈 손가락 불꽃 투혼 송창식의 은퇴로 찬란했던 한화이글스의 특급 불펜은 해체되었다. 안영명, 장민재, 박상원의 부진은 해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초래했다. 여기에 특급 마무리 정우람도 일정치 않은 등판 간격으로 인해 자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불펜에 새로운 얼굴들이 수혈되면서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특히 대졸 신인 사이드암 강재민은 데뷔 후 11경기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가며 새로운 불펜의 희망이 되고 있다. 11⅔이닝을 던지며 여섯 개의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무려 18개의 탈삼진을 뺐으며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8년 차 우완 김종수가 새롭게 마운드의 핵심을 떠올랐다. 최근 5경기에서 4⅔이닝 무자책점으로 4개의 탈삼진과 2개의 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윤대경은 최근 10경기에서 8이닝 2자책점 2.25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문동욱과 황영국 그리고 송윤준은 아직은 기복 있는 피칭을 보이며 이렇다 할 믿음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1군에 적응하면서 본인의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의 위력과 주전급 선수들의 휴식 필요

선전하고 있는 투수진과는 달리 타선의 문제는 심각하다. 중요한 순간에서의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득점 실패 그리고 수비에서의 어설픈 플레이로 인한 실점 그리고 패배가 계속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타와 중요한 순간에 해결하기 위해 기용되고 있는 김태균, 최진행이 다시 부진에 빠지면서 팀 타선에서 장타와 해결해 줄 수 있는 타자가 전무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외국인 타자 반즈가 합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장타력을 가진 이성열과 노시환의 1군 복귀를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물론 김태균과 최진행에게는 휴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채드벨을 대신해서 또 다른 외국인 타자의 영입도 고려해봄직한 상황이다.

반즈의 활약이 어느 정도 펼쳐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젊은 외국인 타자를 영입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하는 것도 팀을 위해 좋은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당장 외국인 타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다.

채드벨이 빠진 자리에 김진욱과 다른 젊은 투수들의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지만 마땅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야 되는 부분이다.

한편, 부상에서 복귀한 하주석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데 오선진과 정은원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경학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 포지션이 1루와 3루가 되고 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3루에는 노태형을, 1루에는 다른 자원을 검토하는 것이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경학의 쓰임새는 키스톤에 맞춰 놓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정진호와 노수광이 빠져 있는 외야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용규. 반즈가 합류했기 때문에 이용규도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김지수, 유장혁, 임종찬의 젊은 외야진이 자신들에게 찾아온 아주 좋은 기회를 악착같은 플레이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최하위에 처져 있는 한화이글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내용은 좋지 못하다. 이기기 위한 악착같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느슨한 플레이가 연이어 나오면서 패배의 원인이 되고 있다.

베테랑들은 베테랑대로 젊은 선수들은 젊은 선수대로 자신들의 위치에 맞게 자신의 몫을 최선을 다해서 해내야 한다. 그럴 때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게 개막을 맞이한 2020시즌.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고 가을야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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