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축보다 ‘민생 돌보기’ 등 책임감 부각
통합당, 수습 부심..책임론‧비대위 전환 놓고 내홍 조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졌다. 민주당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졌다. 민주당 홈페이지.

여야 정치권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압승’과 ‘참패’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선거 이후 체제 정비에도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 자축보다 집권 여당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부각하는 분위기이다. 반면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당 수습 방안과 국면 전환에 부심하고 있다.

강훈식 “與 오만 말라, 野 존중‧화합하라는 국민 명령”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민생 행보 ‘적극적’

강훈식 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을)은 지난 18일 ‘총선 민심과 정국’을 주제로 한 KBS <생방송 심야토론>에 출연해 “코로나19라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국민들이 힘을 모아 투표했다”며 “지역구 기준 의석수는 2배 가까운 차이가 났지만, 득표율 퍼센티지 8%는 ‘오만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총평했다.

강 의원은 특히 “이번 선거 결과가 탁월하다고 보는 건 국민들이 (저희 당에)180석을 줘서 미래통합당을 배제하고, 밀어붙이라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고 화합하라’, ‘단호하게 일하라’는 명령을 집약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포스트 총선’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여야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추경안을 처리한 뒤 이르면 5월 전 국민 대상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추경안 처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로 상당 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앞서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7일 김종인 전 총괄 선대위원장을 찾아가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통합당은 현재 황교안 전 대표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심재철 대행 역시 낙선하면서 당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다.

따라서 총선 참패로 위기에 몰린 통합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총선 참패 책임론과 이후 당 수습 방안을 두고 내홍이 감지되고 있다.

김태흠 “몇몇 지도부 일방적 비대위 체제 결정 월권”
“무소속 당선자 복당, 새 지도부 구성 이후 논의해야”

미래통합당이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중앙선대위 의원들이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졌다. 통합당 홈페이지.
미래통합당이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중앙선대위 의원들이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졌다. 통합당 홈페이지.

김태흠 통합당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당은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제1야당이며 공당”이라며 “공당의 중요한 결정은 원칙(당헌, 당규)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심 대행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쓴 소리했다.

“총선 결과에 책임이 있고 총선에 실패한 심 대행이 당의 중요한 미래가 걸린 사안을 당내 논의 없이 결정하고, 외부인사에 당을 맡아 달라고 하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도 벗어나고 무책임한 월권행위”라고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의 미래를 외부인에게 맡기는 것은 계파갈등 등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지양해야 한다. 또 외부인의 손에 맡겨서 성공한 전례도 없다”며 21대 국회 당선인 총회를 통해 향후 당의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또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선된 인사들의 복당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본인들이 입당의사를 밝히는 것은 자유지만, 당의 진로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도를 넘는 행동이며 당이 이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복당을 허용하는 문제도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새로운 지도부 구성 이후 논의하는 것이 공당으로서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은 지난 17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저희가 잘못해서 진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담아내고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며 "국민이 요구하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가 없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고, 국민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자성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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