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4대 공사·공단 노동조합이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업무·기능 재조정과 하수처리장 이전사업 등에 대해 집단반발을 예고,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공공재 민영화와 공무직 처우개선 문제 등이 내달까지 진전되지 않을 경우 공동 기자회견과 대규모 공동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갈등이 표면화될 전망이다. 

대전도시철도, 도시공사, 시설공단, 마케팅공사 노동조합이 지난 2003년 결성한 '대전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이하 대투노협)'는 지난 21일 대전시설공단노조 사무실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공무직 처우개선 및 임단협, 하반기 중점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투노협에 따르면 이날 대전도시공사 노조는 마케팅공사로 오월드를 이관하려는 대전시의 공사·공단 직무기능 조정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업소별 근로 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노동조건 변경 사항에 대해 직원들과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하지만 대전시가 이를 무시하고 용역 결과만을 근거로 일방적인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대투노협은 "대전시가 공사·공단에 행하는 대표적인 갑질 사례"라며 "서울시와 같이 '노사정협의회'를 통해 노동자대표, 사측대표, 자치단체장이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나란히 테이블에 앉아 토론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설공단노조는 최근 논란이 된 하수처리장 현대화·이전사업과 월드컵 경기장 운영권 문제 등을 지적했다. 대투노협은 사회공공성강화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과 연대해 시민에게 민영화의 폐단을 알리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들은 공동 사안으로 임단협 실무교섭과 공무직 처우개선 등에 대한 쟁점도 논의했다. 

도시철도 노동조합은 최근 취임한 김경철 대전도철 사장 인선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고 지난 11일 임단협 실무교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도철노조는 지난 1월부터 전환된 공무직 처우개선 및 생활임금 투쟁, 일반직 근속승진, 노사합의 사항 이행 (정부청사역 일반직 직원 철수)등의 안건으로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마케팅공사 노조는 지난주 임단협 본교섭을 시작하고 지난해 7월 전환된 공무직 처우개선 및 공무직 전환시 관리자였던 행정직의 업무분장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마케팅공사 노조는 주차시설 업무관련 각 사업장마다 다른 임금체계를 하나로 통합 해 줄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도시공사 노조는 내달 7일 대의원 대회를 통해 임단협 안건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주요 안건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 개선, 임직원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기회 확대, 육아휴직 등 업무열외자에 대한 대체인력 충원 및 업무대행여건 개선 등이다.

시설공단 노조는 상반기부터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있고 주요 쟁점은 공무직 최저임금 투쟁이다. 

대투노협은 이번 정기회의를 통해 내달까지 각 단사별 임단협 교섭에 성실히 임하기로 했으며 특히 4개 공사·공단 임단협은 같은 날짜에 교섭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노재준 대투노협 상임의장(대전도시철도 노조위원장)은 "하수처리장 이전·현대화사업 등 민영화가 하나씩 늘어나게 되면 다른 공사·공단에도 영향이 미치게 된다"며 "장기적으로 80여개 대전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공동행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 의장은 "사측은 대전시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노조가 사측에 여러 사안을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전시와 사측, 노조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노사정 협의회를 구축해 4개 공사·공단 기능 재조정이나 처우개선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소통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