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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
[129]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
  • 이홍규
  • 승인 2019.08.26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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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 법무사
정승열 법무사

이스탄불의 톱카프 궁전(Topkapi Palace)은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멧 2세가 동로마 제국을 점령한 뒤 지은 궁전이다.

이것은 이스탄불의 구시가지가 있는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보스포루스 해협, 골든 혼, 마르마라 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서 동로마 제국의 요새였으나, 술탄 메흐멧 2세가 1467년 톱카프 궁전을 짓고 1843년 술탄 압둘메지트 1세(Abdülmecit I: 1839∼1861)가 보스포루스 해협의 유럽 쪽 해안을 메우고 돌마바흐체 궁을 지어 이전할 때까지 약400년 동안 오스만제국의 궁전이었다(돌마바흐체 궁에 관하여는 2019. 8.16. 돌마바흐체 궁 참조).

톱카프 궁전은 70만평의 대지에 성벽 둘레만 5km나 되고 모두 28개의 첨탑을 세운 대규모 궁전으로서 신 궁전(新宮殿)이라는 뜻으로 ‘예니 사라이(Yeni Sarayı)’라고 불렀다. 그러나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키는 대포들을 궁전 앞에 많이 설치해서 톱카프 궁전이라고 더 많이 불렀다.

이슬람어로 '토프(Top)'는 ‘대포’이고, '카프(Kapi)' 는 ‘성문’이라는 의미이니 곧 "대포가 있는 성"이다. 그러나 궁전은 1차 대전 후 오스만 제국이 해체되면서 규모가 크게 축소된 채  1924년부터 오스만 제국의 술탄들이 사용했던 수많은 유물과 외국에서 보낸 선물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스탄불 역사지구에는 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소피아성당), 톱카프 궁전이 순서대로 각각 도보로 5분 거리 쯤에 있는데, 그 중 톱카프 궁전이 가장 넓고  볼거리도 가장 많다.

1.보스포루스 크르주에서 본 톱카프 궁전
1.보스포루스 크르주에서 본 톱카프 궁전

궁전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3개의 성문을 통과하여 들어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것은 중국 황제가 9개의 문을 거치도록 한 구중궁궐(九重宮闕)과 달리 3개의 문을 거치는 제후(諸侯)의 궁과 비슷하지만, 궁전에는 술탄과 그 가족들은 물론 왕족, 지배계급, 하인들 및 군인 등 약 5000명이 살았다고 한다. 궁전 입구 성벽 밑에는 톱카프 궁전을 찾았던 관광객을 기다리며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택시의 색깔이 모두 노란 것이 이색적이다. 

첫 번째 성문은 ‘바브 휘마윤(아랍어: Bâb-ı Hümâyûn)’이라 불리는 ‘황제의 문 또는 술탄의 문(Saltanat Kapısı’)인데, 입구에는 메흐메트 2세가 1478년에 궁전을 건축했다고 이슬람어로 기록되어 있다. 성 안에 들어서면 제1정원인 "예니체리 정원"인데, 이곳은 술탄의 직속 경호부대인 예니체리 부대가 주둔했던 장소여서 붙여진 것이다. 술탄의 직속 경호부대는 점차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다가 나중에는 술탄까지 폐하는 위력을 보이기도 했다. 

술탄 시대에도 제1정원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했으며, 이곳에는 진료원, 장작 저장소, 제빵소 등이 있었다고 한다. 예리체리 정원의 왼쪽에 커다란 이슬람사원 건물은 원래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성 소피아성당과 같은 시기에 지은 하기야 이레네 교회였지만, 오스만 제국이 무기저장고로 사용했다고 한다.

톱카프 궁전 입장권은 예니체리 정원에서 팔고 있다. 입장료는 성인 1인당 60터키리라(한화 약1만 2000원)이다. 

1-1. 무기고
1-1. 무기고

1-1. 톱카프 궁 경호
1-1. 톱카프 궁 경호

1-2. 궁 정문앞 택시들
1-2. 궁 정문앞 택시들

1-3. 제일정원
1-3. 제일정원

2. 제2성문
2. 제2성문

2-1. 이슬람칼리글래피
2-1. 이슬람칼리글래피

 입장료를 내고 회색 대리석으로 만든 두 번째 성문을 들어서면 본격적인 궁전인데, 두 번째 성문을 '예절의 문'이라고 한다. 이것은 이곳에서부터 술탄을 제외한 모든 신하들은 말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하기 때문인데, 조선시대 관청이나 서원 향교 앞에 하마비(下馬碑)를 세운 것과 비슷하다.

예절의 문 위에는 "신의 은총과 동의에 의해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성을 짓고, 신의 축복이 함께 한다'는 이슬람어의 캘리그래피가 새겨져 있다.

2-2. 사형집행수의 칼 씻던 곳
2-2. 사형집행수의 칼 씻던 곳

3-1. 제3문 행랑 장식그림
3-1. 제3문 행랑 장식그림

예절의 문 위의 아름다운 월계관 모양의 장식은 미국 디즈니랜드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독일 퓌센을 여행할 때에도 ‘백조의 성’이라고 하는 노이반슈타인 성이 디즈니랜드의 모델이 되었다고도 해서 아무래도 이 모두가 동시대에 유행했던 성곽 스타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백조의 성에 관하여는 2017.7. 7. 퓌센 백조의 성 참조). 

예절의 문을 들어서면 제2정원이다. 오른쪽 벽에는 죄수들을 처형하던 사형집행수가 피 묻은 손과 칼을 씻었다는 우물이 있고, 그 옆에는 참수된 죄수의 머리를 놓아둔 두 개의 대리석이 있었다고 한다. 

4. 술탄 알현실
4. 술탄 알현실

4-1. 알현실 내부
4-1. 알현실 내부

5.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흑해로 가는 상선들
5.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흑해로 가는 상선들

침엽수와 플라타너스가 우거진 제2정원을 지나면 ‘행복의 문’인 세 번째 정문인 바브 사뎃 문이다. 사실 북경의 자금성이나 우리의 경복궁을 들어가면서 거치게 되는 큼지막한 성문들을 생각하면 톱카프 궁전의 성문들은 너무 단조롭고 옹색하다. 제3정원에 들어서면 궁전 내부로서 대리석으로 지은 궁전 건물들은 외부에서와 달리 모두 아름다운 채색물이다. 

먼저,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은 술탄이 외국사절들과 접견장소인 술탄 알현 실이고, 술탄 알현 실을 지나면 안쪽에 아흐메트 3세의 도서관이 있다. 내부는 타일과 스테인드글라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둘째, 정원 오른편에 있는 보물관에는 술탄들의 옥좌와 면류관, 무기와 생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으나, 내부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49개의 작은 다이아몬드가 86캐럿의 다이아몬드를 감싼 보석이 가장 인기인데, 다이아몬드를 주운 어부가 스푼 장수에게 스푼 3개와 바꾸었다고 해서 ‘스푼 장수의 다이아몬드’라고도 한다. 또, 황금으로 만든 단검에 3.26kg의 세계 최대의 에메랄드가 박혀 있는 톱카프 단검, 250kg의 황금의자 등이 있다. 그밖에 술탄의 가족들이 입었던 의복과 중세 원고 축쇄판 등 값을 평가할 수 없는 보물들이 가득하다. 

셋째, 전국 각지에서 미녀를 모집하던 할무, 신관(후궁의 시중을 드는 남자)의 방도 있는데, 특히 궁전의 수많은 건물 중 2정원과 3정원 오른쪽에 따로 길게 지은 건물이 궁중 음식을 만들던 ‘부엌 궁전’이다. 이곳에는 술탄을 비롯해서 관리들의 직분에 따라 10개의 주방이 있었으며, 하루에 두 번 음식을 준비하여 200여 명의 하인이 길게 줄을 지어 음식접시를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식탁에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도자기박물관이 되어 12,000여점의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는데, 중국도자기가 대부분이고, 일본도자기도 약간 있다고 한다.  

넷째, 궁전의 가장 내전을 하렘(Harem)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술탄의 왕비와 후궁, 그리고 자녀들의 살던 곳으로서 제4정원이라고도 한다. 하렘은 당시 술탄이나 거세한 환관 이외의 남성 출입금지구역으로서 술탄이 내전이어서 샹들리에나 화려한 타일, 장식들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러나 창문마다 굵은 쇠창살을 설치해서 하렘에 있던 여자들이 폐쇄적인 삶을 살았다는 흔적을 엿볼 수 있다. 

5-1. 하렘 카페
5-1. 하렘 카페

현재 박물관으로 공개되고 있는 곳은 술탄과 술탄의 부인, 어머니, 환관, 여자 노예들이 살았던 방들로서 톱카프 궁전 입장료 이외에 별도로 하렘 입장료 35터키 리라(한화 약 7,000원)를 내야 한다. 관람은 영어 혹은 터키어 가이드와 동행해야 하며, 3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하렘 가장 안쪽 보스포루스 해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곳에는 포토 존이 있고, 또 내전 보다 한 단계 낮은 아름다운 장소에는 관광객을 위한 카페와 음식점도 있다. 우리가족도 이곳에서 잠시 풍광을 즐기며, 음료수와 빵을 한 조각씩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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