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중량감 양에 안 찬다" 여론
당적 바꾸기, 말 바꾸기에 정치 혐오 확산...비호감 선거로

 

세종지역 출마자들의 중량감 미달 지적과 함께 당적 변경과 말 바꾸기에 대한 혐오 감정이 확산하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호감 선거로 치닫고 있다.
세종지역 출마자들의 중량감 미달 지적과 함께 당적 변경과 말 바꾸기에 대한 혐오 감정이 확산하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호감 선거로 치닫고 있다.

 

[총선특별취재반 김도운 기자] 제22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목전에 두고 세종지역에 때아닌 정치 혐오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집권 여당에 대한 불신과 저평가, 제1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분위기 속에 제3지대를 자처하는 정당의 무능과 몰염치가 더해지면서 이번 선거를 비호감 선거로 규정하고 정치 혐오감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갑 선거구가 도화선 역할을 했지만, 을 선거구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며 당선을 향해 질주하던 이영선 후보가 갭 투기 의혹을 받으며 공천 취소되는 소동이 벌어지며 정치와 선거에 대한 지역 민심이 이반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이영선 전 후보가 대전 유성을과 서구갑을 전전하다가 세종갑으로 지역구를 옮겨온 점, 갭 투기 의혹을 받는 그가 민주당 대전시당 전세피해대책TF단장을 역임했다는 점이 뒤늦게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분노의 감정을 토해내고 있다.

더구나 이영선 후보의 공천 취소를 발표한 후 민주당 중진급 원로들이 차례로 “국민의힘에 표를 줄 수 없다.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를 선택해달라”는 메시지를 날리자 지역 유권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유권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 왜 후보자도 없는 다른 당에서 지역 선거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며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한 것을 당원들에게 사과한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정치와 선거에 대한 혐오감정이 더욱 커졌다.

지역민들은 “그렇게 가혹하게 민주당을 비판하고 떠나더니,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말을 바꾸는 게 지켜보기 역겹다”는 반응을 보이며 고개를 젓고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후보 지지에 나선 서금택 전 세종시의회 의장의 행보도 지역민에게 선거 비호감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역시 민주당 소속으로 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이태환 후보가 선거 직전 옷을 갈아 입고 을지역구 선거구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한 것도 지역민의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강준현 후보에 대해서는 내세울 업적이 없고, 지난 4년간 지역구 활동에도 소극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이준배 후보도 최근 측근 비리 소문이 불거지는 것을 비롯해 와 닿는 공약이 없어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냉혹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지역 유권자의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반응은 대략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정치철학 없이 당적 변경을 하고 돌아서서 말을 바꾸는 후보와 주변인이 너무 많다는 것이고, 둘째는 세종시의 위상에 걸맞은 선 굵은 인물이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는 서운함이다. 

시민 A씨(52·도담동)는 “가뜩이나 눈길을 주는 후보가 없는데 유독 세종에는 옷 갈아입기와 말 바꾸기가 난무하며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시민 B씨(60·조치원읍)는 “대한민국 행정도시라는 상징성을 가진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큰 인물이 총선에 나서주길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감이 크지만, 갑·을 지역구 모두 이런 기대감을 채워줄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비호감 투표라는 기류가 확산해 투표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이들을 많이 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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