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면에 불어닥친 K-마이스터시티..투기 의혹·정쟁 휘말려 무산
예정지 직접 가보니 '찬반'여론에 민심까지 분열
해당 문제 25일 세종시 기자단 주최 총선 토론회에서도 불거져
26일 반대대책위원회 이준배 후보 찾아 '연동면 발전' 합심키로

투기 의혹과 정쟁에 휘말려 무산이 발표된 K-마이스터시티의 예정지인 연동면의 민심이 분열되고 있다. K-마이스터시티 예정지 토지업무팀 간판. 사진 정은진 기자
투기 의혹과 정쟁에 휘말려 무산이 발표된 K-마이스터시티의 예정지인 연동면의 민심이 분열되고 있다. K-마이스터시티 예정지 토지업무팀 간판. 사진 정은진 기자

[세종=디트뉴스 정은진 기자] 투기 의혹이 불거진데다 정쟁에 휘말리면서 추진 무산이 발표된 K-마이스터시티의 예정지인 연동면의 민심이 분열하고 있다. 침체된 마을의 발전 가능성을 놓고 주민간 찬반 여론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한국인회, 대한민국 명장회 등 고용노동부 소속 4개 기술숙련인 단체가 공동 출자해 연동면 내판리 473-2 일원 154만5천900여㎡ 규모의 부지에 추진한 K-마이스터시티 조성사업은 22대 총선에서 세종을구에 도전하는 이준배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에 포함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2일 원희룡 (전)장관을 만나 'K-마이스터파크' 착공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후보 측근인 A씨가 예정지 인근 땅을 대규모로 매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부터 불거졌다. 

일부 언론과 연동면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의 의혹 제기로 세상에 드러났고, 여야 정쟁으로 치닫았다. 이 후보는 기능한국인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A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투기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사업은 무산의 기로에 섰다. 기능한국인회가 지난 3월 11일 '무기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투기 의혹과 관련 "피해본 사람도 없고 이익 본 사람도 없는데 그걸 특혜라고 하니 이해가 안 간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연동면에 부착되어있는 K-마이스터시티 관련 찬성 현수막(왼쪽)과 반대 대책위원회 현수막. 사진 정은진 기자
연동면에 부착되어있는 K-마이스터시티 관련 찬성 현수막(왼쪽)과 반대 대책위원회 현수막. 사진 정은진 기자
연동면 곳곳엔 폐가와 빈집이 줄지어 있어 도시 소멸에 직면한 곳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었다. 사진 정은진 기자
연동면 곳곳엔 폐가와 빈집이 줄지어 있어 도시 소멸에 직면한 곳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었다. 사진 정은진 기자

K-마이스터시티 예정지 직접 가보니...'찬반'여론에 민심 분열

실제 <디트뉴스>가 22일과 26일 양일간 직접 방문한 K-마이스터시티 예정지에는 주민의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었다. 주민 증언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찬반을 놓고 격론이 오가거나,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장에는 K-마이스터시티를 소개하는 현수막과 반대하는 현수막이 동시에 걸려있다. 

또 폐가가 가득한 마을에 부동산 업소가 줄지어 들어서 있어, 양립하는 주민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연동면의 한 식당 앞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K-마이스터시티를 해야한다는 주민과 하지 말아야한다는 주민으로 양분된 상태"라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으니 차라리 다른 넓은 땅에서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숭아 농사만 수십년째 하고 있다는 그는 마을 분위기가 이렇게 된 적은 없다며 성토를 늘어놓기도 했다. 

연동면 길가에서 만난 한 주민 B씨는 기자의 취재를 경계하며 "지금 연동면은 폐가도 많아지고 있고, 학교도 폐교 직전"이라며 "여기도 발전해야 하는디…"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부동산을 찾아가 봤다. 한 부동산의 공인중개사는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다. 산업단지로 개발되면 토지 보상금이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이익의 문제와 직결된다"라고 단답했다. 

다른 부동산의 공인중개사는 날선 목소리로 "세종 신도시와 인접해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마을인데 왜 K-마이스터시티 안하려고 하나"라며 "안하려고 하는 주민들은 아마 연동면이 자연스럽게 발전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본보는 이어 연동면 내판역 근처에 위치한 'K-마이스터시티산업단 토지업무팀'을 찾아 갔으나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 내부에 불도 꺼진 상태였다. 

K-마이스터시티
K-마이스터시티 문제는 지난 25일 세종시 기자단 주최 토론회에서도 불거졌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나선 세종시을 후보들. (왼쪽부터) 이준배 국민의힘 후보, 이태환 개혁신당 후보,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강 "K-마이스터시티 관련 해명해야" vs 이 "문제 있으면 고발해라"

해당 문제는 지난 25일 세종시 기자단 주최 토론회에서도 불거졌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이준배 국민의힘 후보에게 "K-마이스터시티 관련해 이 후보 공약에도 들어가 있고, 이 사업을 장점 중단하겠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이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했다.  

두 후보는 이 질문과 관련해 격론을 펼쳤고, 사회자가 중재하는 등 격앙된 상황이 흘러갔다. 

이 후보는 "K-마이스터 관련해서 한치의 의혹이나 내가 책임 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 다만 왜 이걸 강 후보가 부동산 업자의 말만 듣고 정치적으로 왜 이용하는가"라며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더불어민주당이나 강준현 후보가 저를 고발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26일 K-마이스터시티를 반대해 오던 대책위원회가 이준배 국민의힘 세종을 후보와 ‘새로운 연동’을 만들기 위해 극적으로 손을 맞잡았다는 보도자료가 날아들면서 해당 사건은 급격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양상이다.

이들은 기존의 ‘K-마이스터 산업단지 반대대책위원회’에서 ‘연동면 1만 인구 회복 프로젝트 대책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연동면 소멸을 막기 위해 이준배 후보와 '합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발 광풍이 불면서 분열된 연동면 민심을 어떻게 교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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