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상속금액 판단해 여러 명을 상대로 유류분청구 청구 가능 
- 유류분청구 대상 여럿이라도 증여 금액에 따라 반환금도 달라져
- 일부라도 증여받은 재산 있다면 소송 어려울 수 있어

# “아버지께서 생전에 삼 남매 중 저를 제외한 오빠들에게만 모든 재산을 증여하셨습니다. 문제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하려고 보니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지 판단이 어렵다는 겁니다. 오빠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유류분청구 대상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일 경우 유류분권자들은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할지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상속인이 여러 명인 상황이라면 모두를 상대로 유류분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엄정숙 변호사
엄정숙 변호사

18일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상속인이 적은 상황에서는 청구 대상을 특정하기가 어렵지 않다”며 “반면 자녀가 여러 명인 가정에서 상속 분쟁이 발생한다면 피해를 본 상속인이 누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할지 정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상속인이 여러 명인 상황에서 유류분청구를 해야 한다면 상속 지분에 따라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류분청구소송은 돌아가신 분의 유언에 따라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를 상대로 나머지 상속자들이 유류분 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이다.

유류분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유류분소송센터의 '2024 유류분소송통계'에 따르면 합의를 통해 소송이 취하됐을 경우 사례는 유류분청구소송 기간이 1~3개월로 빠르게 마무리됐다. 반면 첨예한 대립이 있을 때 가장 오래 걸린 소송 기간은 25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인이 두 명인 가정에서 유류분 분쟁이 발생한다면 소송 대상자를 특정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즉 자녀가 두 명인 가정에서 아버지가 특정 자녀에게만 모든 재산을 증여한 후 사망한다면 나머지 자녀가 증여받은 자녀를 상대로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는 말.

문제는 상속인이 여럿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령 자녀가 3명인 가정에서 아버지가 두 명의 자녀에게만 재산을 증여했고 나머지 자녀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면 유류분을 누구에게 청구해야 할지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상속인에게는 법정 상속금액이 보장되어 있다. 법정 상속금액이란 법에서 정한 상속 지분으로 아버지의 재산이 2억 원일 때 자녀가 2명이라면 각 1억 원씩이 법정 상속금액이다. 하지만 특정 상속인이 법정 상속금액 이상을 받았고 나머지 상속인이 한 푼도 못 받았다면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상속인이 여러 명인 가정에서 유류분청구 대상을 판단할 때는 법정 상속 금액을 기준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3명의 상속인 가운데 2명은 법정 상속 금액 이상을 증여받았지만, 나머지 1명의 상속인은 한 푼도 재산을 받지 못했다면 증여받은 2명을 모두 특정해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류분을 반환해야 할 상속인이 여러 명인 상황에서는 반환 지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재산증여로 이득을 본 상속인의 유류분반환 지분 역시 법정 상속금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엄 변호사는 “특정 상속인이 법정 상속금액대로 재산을 증여받았다면 해당 상속인은 유류분을 반환할 의무가 없지만, 그 이상 증여를 받은 상속인들은 증여받은 액수에 따라 반환금액도 달라진다”며 “가령 3명의 자녀 중 1명을 제외한 2명의 자녀가 법정 상속금액을 초과해 재산을 증여받았다면 아버지로부터 더 많은 재산을 증여받은 상속인이 유류분도 더 많은 비율로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류분 분쟁은 자신이 정말로 유류분권자가 맞는지 파악하는 문제도 중요한 사항이 된다. 현실에서도 불균등한 재산증여로 유류분을 청구하려 했으나 정작 본인이 유류분권자가 아니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유류분은 기본적으로 법정 상속금액만큼 받지 못했다고 해서 무조건 청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령 3명의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아버지의 재산이 3억 원일 때 법정 상속금액은 각 1억 원씩이지만, 유류분 기준액은 그의 절반인 5000만 원이 된다.

유류분권자가 되려면 자신에게 돌아온 재산이 법정 상속금액이 아닌 유류분 기준액으로 판단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다른 형제들과 비교해 증여 지분은 불균등하지만, 유류분 기준액에 해당하는 재산을 증여받았다면 나머지 자녀가 상대적으로 많은 재산을 증여받았더라도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다”며 “아울러 명심해야 할 점은 유류분청구는 나머지 상속인들과 똑같은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유류분 기준액에 해당하는 만큼만 청구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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