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내 삶을 살아내게 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가? 어떤 사람에게는 부모에 대한 원망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의 따뜻한 배려일 수도 있다. 원동력은 저마다의 수많은 경험이 다르기에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감사합니다’란 말 한마디 덕분에 평생을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미안하다’란 말 한마디 듣기 위해서 평생을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깟 미안하다는 말이 뭐라고’, ‘그깟 감사하다는 말이 뭐라고’ 인생은 고(苦)라고 했는데, 그런 인생을 버티고 견뎌낼 만큼 그 한마디가 영혼의 샘이 되었을까? 이것은 인간은 연약함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답이 없는 삶 속에서 정답을 찾으려 애쓰며 살기도 한다. 머리로는 정답이 없음을 인정하면서 가슴에는 남들과 같기를 원한다. 그러기에 남들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한다. 

그냥 나대로의 삶은 결코 안 되는 것인가? 그래도 지금은 과거의 사람들의 사고에서 조금은 자유로움이 있어서 사람을 대할 때 편안함이 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다 보면, 나의 삶은 매일 바쁘면서 힘들기만 하고 성과물은 더디게 오는 것만 같을 것이다. 남들과 같이 발맞춰가거나 빠르게 간다면 조금은 편안하게 갈 수 있고 더 빨리 성장하거나 기회를 득템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빠르게 간다는 것이 마냥 좋거나 이득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실수도 뒤따르는 법이다. 또한 느리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고, 손해 볼 일도 없다. 그저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좋다. 좋은 것이지 꼭 터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인생의 종착지에서 결과를 보면 별 차이가 없거나 같기 때문이다. 그저 삶이란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고 어느 쪽이든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삶을 살도록 한 발 한 발 성찰하는 삶을 살 뿐이다.

기계는 어느 정도 사용하면 고쳐 쓰거나 버리고 새 기계를 장만한다. 인간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행동패턴, 삶의 사고방식 등을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리셋(reset)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잘 사용하고 있던 컴퓨터가 바이러스 침범으로 모든 문서가 깨졌을 때 전체를 포맷(format)하는 것과 같다. 불안이 높고 의심이 많아서 확실하게 포맷하고 싶다면 쓰고 있던 컴퓨터를 버리고 새 것으로 교체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오래된 가구를 버리지 않고 리폼(reform)하여 재사용하는 것과도 같다. 새 전자기기, 새 집 등으로 새 것으로 바꾸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살면서 자신의 삶이 너무 싫어서, 또는 너무 괴로워서 리셋 해본 경험이 있는가? 해봤다면 몇 번의 경험이 있었는가? 그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리셋 할 경우는 상황에 따라 자주 하는 경우도 있다. 리셋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살아왔던 삶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우리가 사용했던 컴퓨터를 새 컴퓨터로 교체할 때는 비용부담이 발생한다. 비용부담이 발생할 경우에는 미리 가계부를 작성하여 돈을 저축하는 방법으로 물건을 구입을 하게 된다. 때로는 충동구매도 있지만 보통의 목돈이 들어갈 때는 미리 계획하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미리 계획하기보다는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일이 한꺼번에 몰아칠 때 그제야 리셋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의 상처로 리셋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어리석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냥 참아버린다’ 혹은 ‘한 번쯤은……’이라는 생각과 ‘다음에는 대처를 잘할 수 있으리라’는 헛된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망각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 덕분에 또 똑같은 상처나 시련이 오면 그제야 ‘전에도 그랬는데’ 하면서 자신을 책망한다. 어쩌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알아차렸다면 그때부터라도 리셋 장치를 바로 누르면 된다. 리셋 장치는 내 마음에 있으며 누르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그만큼 리셋 작업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전혀 안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한 평생을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란 말들을 듣기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허비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다른 프레임으로 재구성하면 굳이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란 말을 듣지 않아도 일상을 더 즐겁고 기쁘게 살아살 수 있다. 이것이 결국 자신의 삶을 새롭게 리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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