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만 좋은 꼴" vs "낙후된 지역, 균형발전"
부여 내 숙박시설 현저히 부족..관광 앵커시설 필요

부여군이 추진하는 '한옥호텔 건립'을 두고 원도심 상권과 지역민들이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옥호텔 자료 사진. 부여군 제공. 
부여군이 추진하는 '한옥호텔 건립'을 두고 원도심 상권과 지역민들이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옥호텔 자료 사진. 부여군 제공. 

[부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부여군이 추진하는 ‘충화 서동요세트장 한옥호텔(서동재)’ 건립을 두고 지역에서 상인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위치가 읍내 상권과 멀어 ‘원도심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군은 지역 내 불균형 해소와 쇠퇴한 서동요세트장 활성화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숙박시설이 부족해 충남 대표 관광도시임에도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상황에서 지역 내 갈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부여에는 총 58곳의 숙박시설이 존재하며, 객실 수는 총 1342개에 불과하다. 가장 큰 숙박업소는 롯데부여리조트다. 

부여 서남부권 ‘관광 앵커시설’ 필요성
충남도 ‘균형발전사업’ 선정..도비 확보 

이번 서동재 건립 사업은 지난 2020년 충남도 균형발전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화했다. 

서남부권역인 홍산·옥산·남면·장암·임천·충화·양화가 읍내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심각해지면서, 지역 내 불균형발전의 성장잠재력 저하가 우려됐기 때문. 

위치는 서동요세트장이 위치한 충화반 가화리 일원이며, 총 사업비 120억 원(도비 60, 군비 60)이 소요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옥호텔 36동을 짓게 되며 인근에 카페, 레스토랑 입점을 위해 가화저수지 개발 제한 해제를 적극 검토중이다. 

군은 서동재 건립을 통해 서남부권역 관광 앵커시설 조성으로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만약 해당 사업을 포기하면 확보된 도비 60억 원을 전액 반납하게 되고, 신규 균형발전사업 선정시 패널티를 적용받는다.

군 관계자는 “읍내권인 부여읍, 규암면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발전계획들이 수립중에 있다. 문화예술종합타운을 비롯해 백마강 국가정원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을 준비중”이라며 “이번 호텔 건립은 어느 한 곳의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을 활성화 시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조만간 주민설명회를 열어 사업의 당위성을 알리고 상인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경청할 계획이다. 

원도심 상권 활성화 대책 필요 

부여상인회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가뜩이나 읍내가 위축돼 장사가 안된다. 읍내에서 30분 떨어진 충화에 숙박시설이 들어온다면 생활권인 서천군에만 좋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읍내 숙박시설 활성화부터 도모해야 한다. 부여읍이 먼저 살면 자연스럽게 면단위 외곽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이 들어서는 충화면 이장 A씨는 “우리 동네는 그동안 모든 면에서 쇠퇴해왔다. 읍내와 멀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치돼 왔다”며 “서동요세트장이 지어져 한동안 잘사용돼 왔지만 그마저도 먼지만 날리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A씨는 “읍내에만 이것저것 들이지 말고, 우리 같은 면 단위 발전에도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진종헌 공주대 교수는 “원도심 상인들은 지역 균형발전 목적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원도심을 위한 지원책이 주어지기를 바랄 수 있다”며 “사업 대상지를 변경할 수 없는 제한적 상황에서 원도심 상인들을 위한 상권활성화 방안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