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불미스러운 사건의 하주석과 부진의 늪에 빠진 정은원의 부활

한화이글스 하주석(왼쪽)과 정은원(오른쪽).
한화이글스 하주석(왼쪽)과 정은원(오른쪽).

한화이글스의 2024시즌은 중요하다. 팀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지만, 한국프로야구 전체를 봐도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현역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복귀로 한화이글스는 9개 팀이 주목하고 경계하는 팀으로 탈바꿈한 상황이다.

류현진의 복귀가 아니더라도 한화이글스의 2024시즌은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즌이었다. 다른 구단의 레이더가 한화이글스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복귀로 이제는 한화이글스의 많은 변수가 ‘상수’로 바뀌면서 이제는 상대 팀이 두려워할 만한 전력을 가진 팀으로 인식되고 있다.

류현진의 복귀 이전,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채은성에 이어 안치홍의 영입까지 성공하면서 전력을 가다듬었고 2차 드래프트 틈새를 활용해 23년 차에 접어든 최고령 베테랑 김강민을 얻었다. 여기에 포수 이재원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면서 센터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안방을 더 탄탄하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채은성에 이은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의 영입으로 팀에 경험을 더하고 우승 DNA를 이식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한화이글스에 퍼진 지 오래다.

화룡점정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의 합류는 선발진을 탄탄하게 할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라는 동기부여와 강한 의지를 선수단 전체에 뿌리내리게 하는 아주 좋은 효과를 나타내주고 있다.

이런 외부적인 전력 상승의 요인이 있다면, 내부적으로도 전력 상승 요인이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커지는 법이다. 한화이글스의 가장 큰 내부적 전력 상승 요인은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필자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이루어진다. 성장의 폭이 문제일 뿐 분명하게 올 시즌 업그레이드하는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팀 내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두 선수의 반등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바로 하주석과 정은원이다. 이제 두 선수는 젊은 선수라기보다는 팀의 허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라고 봐야 한다.

개인의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활약이 필요하고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선수들이라는 이야기다.

두 선수 모두, 지난 두 시즌 동안 많은 팬에게 아쉬움을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수베로 체제에서 젊은 리더이자 팀의 주축으로 팀을 이끌어야 했던 부담을 가졌던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경험 많은 선배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본인들의 가치를 끌어올릴 역량만 발휘하면 된다. 2024시즌에 반드시 반등해야 하는 이유를 가진 하주석과 정은원이다.

반등이 필요한 이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많은 것을 잃은, 젊은 리더 하주석의 초심 찾기

어느덧 13년 차에 접어든 하주석이다. 하주석은 수베로 체제에서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고 젊은 리더로서 팀을 이끌었다.

유격수 포지션을 맡아, 수베로의 파격적이고 극단적인 수비 시스템의 중심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갑자기 떠난 선배들의 빈자리는 컸으리라, 하주석은 팀을 이끄는 데 어려움과 부담이 있었다. 팀은 체질 개선을 위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이 꾸려졌고 이에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많았다.

본인 스스로는 주장으로서 팀의 주축으로서 개인 경기력을 발휘해야 했지만, 마음처럼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아직, 선배들의 그늘에서 조금 더 안정적인 경험을 쌓아야 할 시기에 하주석은 많은 것을 감당해야 했다.

그렇게 2021시즌에 비율 스탯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누적 스탯에서는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면서 리그 탑 유격수로 발돋움을 준비를 마친 듯 보였다.

기대감으로 맞이한 2022시즌에 하주석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따른 감정 조절 실패로 여러 차례에 걸쳐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경기 상황에서 보여주곤 했다. 팬들의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주석은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기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도 하주석만한 유격수를 찾기 힘들었던 한화이글스는 하주석의 반등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3시즌을 앞두고 하주석은 선수로서 아니, 사람으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하주석은 당연하게 한화이글스 전력에서 제외되었다.

그사이 팀 성적은 여전히 최하위권의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하주석을 팀의 리더로, 팀을 재건하려던 수베로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되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제재를 받고 팀에 복귀한 하주석은 이내 1군에 합류했지만,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그렇게 2023시즌, 한 시즌을 소득 없이 보내야 했다.

최원호 감독 체제에서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는 2024시즌.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부 FA 영입으로 전력은 탄탄해졌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는 눈에 띄었다. 여기에 베테랑들의 합류는 한화이글스의 전력을 풍부하게 해주면서 신, 구의 조화까지 이루게 했다. 화룡점정은 ‘괴물’ 류현진의 복귀였다.

하지만, 아직 수비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하주석이 반등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난 시즌 이도윤이 레벨업하면서 유격수 자리를 잘 지켜줬지만, 하주석과 이도윤의 타격 생산성과 전체적인 수비 능력을 비교해보면, 아직은 하주석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주석이 적어도 2021시즌의 퍼포먼스를 유격수 자리에서 보여준다면 한화이글스의 내야는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 있고 하위 타선은 강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2024시즌, 하주석이 절치부심해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반성하는 마인드로 그라운드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한화이글스의 전력은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등이 필요한 이유: 부진의 늪에 빠진, 골든글러버이자 대전아이돌 정은원의 정체성 찾기

정은원은 실력으로 베테랑을 밀어냈다. 그것도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2루수로 평가받는 ‘악마’ 정근우를 말이다.

그렇게 프로에 입성한 정은원은 한화이글스 팬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2년 차에 팀의 중심으로, 리그를 대표할 내야수 자원으로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3년 차의 부침을 뒤로 하고 4년 차에 접어든 2021시즌 정은원은 유격수 하주석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었다. 공, 수에서 자신의 가치를 프로야구 전체에 알리며 2루수 부문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게 된다. 명실상부한 최고의 내야수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정은원에게 남은 것은 이 페이스로 성장을 거듭해, 정근우에 이어 역대급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은원은 2022시즌에 다시 부침을 겪게 된다. 전반기 지독한 부진을 거듭하면서 팀의 부진도 함께 떠안아야 했다. 절치부심한 후반기에 전체적인 기록은 회복할 수 있었으나 팀을 구해낼 수는 없었다.

2022시즌 후반기의 상승세를 2023시즌에 반드시 이어가야 할 명분이 생긴 정은원이었지만, 또다시 시즌 시작과 함께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정은원이기에 코칭스태프와 팬은 기다렸다. 하지만, 2022시즌과 같은 반등은 없었다.

정은원의 2023시즌은 6년 차에 맞은 커리어 최악의 시즌으로 마감되었다. 그사이 문현빈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고 시즌이 끝난 후, 더 높은 산인 안치홍이라는 베테랑 선배가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정은원에게는 변화가 필요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군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했지만, 정은원은 피하는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포지션 변화를 통한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팀에서도 정은원의 가치를 알기에 다양한 활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포지션 변화를 통해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렇게 정은원은 마무리 훈련에서 외야수로 변신에 나섰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정은원은 테이블세터진에 배치되어 예년의 날카로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수비 포지션은 주로 좌익수로 출장하면서 외야 수비 적응에 애를 쓰고 있다.

사실, 외야 수비의 중심은 외국인 선수 페라자이다. 페라자가 어느 포지션으로 출장을 하느냐에 따라서 국내 선수들의 활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원호 감독은 이진영과 최인호를 눈여겨보고 있지만, 최근에는 정은원을 좌익수에, 페라자와 이진영을 중견수와 우익수로 주로 기용하고 있다.

정은원의 공격력이 살아난다면 정은원은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는 자원이다. 2루수가 될 수도 있지만, 좌익수라는 카드가 생겼기에 활용의 폭은 넓어질 수밖에 없다. 안치홍과 문현빈의 활용에도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된다.

배수의 진을 친 정은원의 반등은 반드시 필요하다. 소위, 눈야구가 되는 정은원이기에 테이블세터진에 배치될 우선순위가 제일 높은 자원이다. 정은원의 반등을 기대해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하주석과 정은원의 반등은 한화이글스의 공격과 수비를 더 탄탄하게 해줄 것이다. 키스톤 콤비로서의 재결합도 좋고 정은원의 새로운 포지션 적응도 괜찮다. 하지만, 공격에서의 활약은 상, 하위 타선의 견고함으로, 더없이 좋은 전력 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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