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 인생학]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이 한 몸 나라 위해 바치겠습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외쳐대는 단골 유세 메뉴, 과연 그들은 선량이 되어 이 한 몸 바쳐서 한 일이 무엇인지는 단적으로 국민의 불신이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100가지 직업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하였는데 국회의원이 하위권인 73위라고 한다. 그런데도 선거 때만 되면 지도층 인사들 중에는 너도나도 국회의원으로 갈아 타려고 정치판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7락(落) 8당(當)하려는 선거 중독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왜 그런지는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어떤 벼슬자리 인지를 알아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돈, 권력, 명예 이 세 가지는 누구나 갖고 싶어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돈, 권력 명예를 다 가질 수 있고 누구나 누리고 싶어하는 재물욕, 권력욕, 명예욕을 다 누릴 수 있는 환상의 벼슬아치이다.

좀 더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회읜원의 연봉은 1억 55백만원으로 미국, 일본, 독일 다음으로 높은 액수이고 국민소득대비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거기에다 국회의원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은 면책특권, 불체포특권 등 무려 180여 개나 되고 황당한 것은 국회 활동을 하지 않아도, 교도소에 들어가 있어도 월급은 제대로 나온다고 하니 염라대왕도 부러워할 특권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국민 정서와 상식을 뛰어넘는 특혜와 특권을 누리면서도 우리나라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도는 167개 나라중 114위라 하니 오죽하면 국회의원 무용론까지 나왔겠는가.

스위스나 스웨덴의 예를 들어 보면 그 곳 나라의 국회의원은 일반 근로자 평균월급 수준의 봉급에 전용차량도 없이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 그야말로 국가와 국민의 봉사자라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 국회의원 제도와 스웨덴 국회의원 제도의 장, 단점은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정치개혁을 해서 특권, 특혜 없는 봉사자 국회의원으로 한다면 이 한 몸 나라 위해 바치겠다는 국회의원 지망생 얼마나 나올까, 생각해 보게 된다.

국회의원으로서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심, 봉사와 희생이 아닐까 한다.

500여 년 전 조선 중종 때 개혁 정치가였던 조광조가 사약을 받으면서 쓴 절명 시이다.

‘임금 사랑하기를 어버이 사랑하듯 하였고 / 나라 걱정하기를 내 집 걱정하듯 하였노라 / 하늘이 이 땅을 굽어보시니 / 내 일편단심 충심을 밝게 밝게 비치리’

500여 년 전의 이 절명 시를 국회의원 선서 때 나라 위한 단심가로 가슴에 새기면 어떨까 한다.

국회는 국정의 용광로라 하겠다. 따라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분야의 성공자들이 모여 각각의 성공을 국정의 용광로인 국회에다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은 자신의 성공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이 이룬 성공을 나라와 국민을 위해 받치는 큰성공을 이루어야 한다.

사회적 성공자라고 해서 누구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전문가인 HA 싸이먼은 ‘정치인이 되려면 선천적으로 정치자질을 갖추어야 하고 후천적으로 정치 기술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리더십, 조직력, 화술, 권모술수 등 이러한 정치 기술은 선천적 자질과 후천적 학습에 의해 만들어 진다 하겠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어도 정치자질과 정치기술 때문에 안타깝게도 정치에 실패한 성공자를 많이 보지 않는가. 그래서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겠다.

정치의 승패를 좌우하는 그 절대적인 것은 정치운이다. 동학란 때 전봉준 장군께서 처형직전 지은 절명 시이다. ‘운이 오니 하늘과 땅이 도왔으나 운이 가니 영웅호걸도 어찌 할 수 없구나’라며 자신의 불운을 원망하였듯이 정치인에게 있어서 정치운은 정치생명이다. 정치 초단이 정치 바람의 순풍을 타고 정치 5. 6단을 무너뜨리는 진풍경을 선거 때마다 보지 않는가. 민심의 향배, 정치 바람이 정치인에게 있어서는 정치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에게는 자신의 정치 운을 내다 볼 줄 아는 예견력이 절대 필요하다 하겠다.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회의원 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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