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 산체스의 활약 여부와 김범수의 안정감, 유망주의 성장 관건

한화이글스가 2024 시즌 도약하기 위해서는 투수들의 활약이 필수인데 그 중에서도 좌완투수들은 필수 중에 필수다.

야구는 투수와 타자의 싸움이 기본이다. 투수가 공을 던져야 경기가 시작된다. 타자는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으면 그 무엇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수는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정통파라 칭해지는 오버스로, 잠수함 계열이라고 볼 수 있는 언더핸드와 사이드암, 쓰리쿼터, 여기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투수의 반대 형태인 좌투수 정도로 구분이 된다.

좌완투수는 대부분 정통파라 칭해지는 오버스로가 대부분이다. 물론, 드물게 사이드암에 가까운 유형으로 구분되는 선수가 있지만, 극히 드문 사례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야구에서 투수의 유형을 우완, 좌완, 언더핸드,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서 표현한다고 할 수 있겠다. 조금 더 세분화한다면, 언더핸드를 정통 언더핸드와 사이드암 정도까지도 분류할 수 있겠다.

팀에서는 이 네 가지 유형의 투수를 골고루 보유하게 된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성향과 유형에 따라서 그에 맞는 투수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팀이 골고루, 전력에 도움이 되는 경기력을 가진 투수를 다양한 유형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프런트는 다양한 유형의 투수를, 그것도 팀 전력에 보탬이 될만한 선수를 스카우트하거나 영입해야 하고 지도자는 잘 성장시켜야 한다.

그중에서도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좌완투수를 보유한다는 것은 강팀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었다. 좌타석에서 타격하는 선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좌타자를 상대하기 편한 좌완투수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투수의 가치는 하늘을 찌른다. 오죽하면, ‘150km/h의 공을 던지는 좌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리고 온다.’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물론, 좌투수에 강한 좌타자도 있겠지만, 데이터상 좌타자와 좌투수는 상성이 좋지 않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각 팀의 사령탑은 위기 상황에 좌타자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팀의 가장 강력한 좌투수를 마운드에 투입하곤 한다.

좌완투수는 우투수와 마찬가지로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처럼 선발투수로서의 가치도 크고 앞서 언급한 위기 상황에서의 승부를 위한 불펜 투수로서의 가치도 상당하다. 이상훈, 구대성, 정우람과 같은 마무리 능력을 가진 좌투수는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한화이글스는 2024시즌을 발판 삼아 강팀으로 일어서야 한다. 2024시즌이 ‘강팀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타 팀과 비교해 전력이 부족한 부분이 여러모로 있다. 그중에서도 도드라지는 파트가 바로 ‘좌완투수’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4시즌 뿐 아니라 향후 한화이글스의 좌완투수 파트에 대해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선발투수 산체스와 불펜의 중심 김범수의 안정감 중요, 유망주들의 성장이 관건

한화이글스는 한국프로야구를 통틀어 손에 꼽히는 좌완투수를 보유했었다. 프로야구 최다승과 최다이닝, 최다탈삼진에 빛나는 송진우와 일본 킬러였던 대성불패 구대성 그리고 메이저리거로 활약 중인 괴물 류현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류현진 이후 이렇다 할 좌완투수를 보유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 외국인 좌완투수로도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긴 선수도 없었다.

항상 좌완투수에 목마른 한화이글스였다. 유망한 선수를 영입했지만, 제대로 성장시키지 못했다. 외부에서 권혁과 정우람을 영입하면서 그나마 불펜에 큰 보탬이 된 적은 있었다.

올 시즌 플레잉코치로 변신한 한국프로야구 유일한 1000경기 출장 기록을 보유한 정우람이 아직 등록되었지만, 선수로서 얼마나 활용될지는 미지수이다.

한화이글스를 제외한 다른 팀들은 외국인 투수 뿐 아니라 확실한 전력이 될 좌완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전력이 아니더라도 1군에서 활용이 가능한 선수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화이글스 좌완 투수진은 타 팀과 비교해 유독 헐거워 보인다.

우승팀 LG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엔스, 선발 자원인 김윤식과 손주영이 있고 전천후 이우찬에 특급 불펜으로 분류되는 함덕주까지 보유하고 있다. 준우승팀 KT도 외국인 투수 벤자민에 베테랑 하준호, 1군 전력이 가능한 문용익과 박세진이 있다.

SSG는 좌완투수 경쟁이 치열하다. 에이스 김광현에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 현역 최고참 투수인 고효준에 선발 자원인 오원석 그리고 전천후 정성곤, 유망주 백승건까지 있다.

롯데는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투수 반즈와 초특급 유망주 김진욱에 올 시즌 임준섭, 진해수라는 베테랑 투수를 영입하면서 좌완투수를 보강했다. 심재민도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다.

삼성도 좌완투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 선발 자원인 베테랑 백정현에 최채흥이 있고 기존의 이상민, 이재익, 이승현으로 이어지는 젊은 라인에 LG에서 최성훈을 새롭게 영입했다.

이범호 감독을 선임한 기아는 SSG를 뛰어넘는 좌완투수 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선발에 베테랑 양현종, 젊은 피 이의리, 윤영철이 있고 불펜에는 김유신, 김기훈에 국가대표 최지민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야말로 좌완으로만 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팀이 기아이다.

두산과 키움이 좌완투수에서 조금 약한 부분이 있지만, 두산은 외국인 투수 브랜든과 최승용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고 여기에 유망주 이병헌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키움은 외국인 투수 헤이수스에 특급 불펜 김재웅이 건재하다.

마지막으로 한화이글스의 좌완 투수진을 살펴보면, 다른 구단과 상당한 비교가 될 수 있다. 외국인 투수 산체스와 불펜의 중심 김범수, 딱 두 선수만 1군 전력으로 분류된다.

현재 한화이글스에서 전지훈련에 포함되어 2024시즌을 준비하는 좌완투수는 산체스, 김범수, 이충호, 김기중, 황준서, 이렇게 다섯 명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산체스와 김범수는 확실한 1군 전력이다. 여기에 김기중과 전체 1순위 특급 신인 황준서는 4-5선발 경쟁 후보군이다. 그렇다면, 불펜 후보는 이충호가 유일하다.

이충호는 2013년에 입단해, 올 시즌 12년 차에 접어들지만, 1군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보여준 적이 없다. 김범수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불펜진의 다양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이충호가 1군 전력이 되어줘야 하는 현실이다.

이충호는 호주 전지훈련에서 호주 대표팀과의 2차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최원호 감독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해서 전지훈련을 완주하고 1군 전력으로 업그레이드된다면 한화이글스의 좌완 불펜진에 경쟁력을, 불펜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기중과 황준서는 류현진의 대를 잇는 좌완 선발투수로 자리 잡아야 하는 선수들이다. 현재 4-5선발 후보군은 베테랑 이태양과 한승주의 우완 투수와 김기중, 황준서의 좌완 투수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김기중이 선발에 진입한다면, 황준서는 퓨처스에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선발 수업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신인 황준서가 깜짝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면 김기중은 지난 시즌처럼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김범수와 더불어 좌완 불펜진이 다양해지는 효과는 생긴다.

분명한 것은, 현재 한화이글스의 좌완 불펜진은 김범수 하나라고 봐야 한다. 이충호가 1군 전력이 되어 합류하든, 김기중이 선발진에서 밀려 불펜진으로 투입이 되든,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야, 상대 좌타자들을 상대할 때 조금 더 수월한 운영이 가능해진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2024시즌 한화이글스 좌완 불펜진의 성패는 김범수의 안정감과 믿음 그리고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 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좌완 불펜진의 성패는 한화이글스 불펜진의 성공과도 직결될 것이고 이는 한화이글스 투수진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 좌완 불펜진의 성공은 2024시즌 한화이글스의 성적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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