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최초 문제 제기 당시, 보존 처리 완료
"암반 표면 훼손 우려에 일부 덧칠층 남겨"
[부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삼천궁녀’ 설화로 유명한 부여 낙화암이 문화재 훼손 방치 논란에 휩싸였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방치한 게 아니”라고 일축했다.
앞서 한 언론은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경복궁 담장 스프레이 낙서’를 언급하며 “낙화암에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진 채 10년 째 방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초 문제가 있었던 지난 2014년 당시,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낙화암 바위 글씨에 훼손 부위를 보존처리 한 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디트뉴스> 취재결과, 낙화암 글씨는 최소 1950년 대부터 옅은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최초 페인트칠 시기는 알 수 없지만, 3회 이상 덧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글씨는 사적 제5호 부소산성 백마강 변 낙화암 한 켠에 새겨져 있고, 조선 후기 문신 우암 송시열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낙화암 글씨는 부여유람선사업조합이 운영하는 유람선인 ‘황포돛배’를 타야만 볼 수 있는데, 2014년 당시 조합이 관람객들에게 바위 글씨가 잘 보이도록 붉은 페인트로 덧칠하면서 ‘문화재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페인트 시료채취 및 테스트를 진행한 뒤 아크릴 공중합수지를 주성분으로 한 도료임을 확인했다.
보존처리를 맡은 전통문화대는 메스, 해라 및 압축공기를 이용한 물리적 제거와 화학적 제거를 진행했다.
암반표면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페인트칠은 남겨뒀고, 현재는 당시 최대한으로 처리한 보존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사실상 더 이상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당시 암반 표면 훼손 최소화를 위해 일부 덧칠층을 남겨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여군 관계자는 “방치한 게 아니다. 당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한 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추후 자연 퇴색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