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영입으로 센터 라인 한층 강화

한화이글스가 2024 시즌 강해지기 위해서는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을 중심으로 '센터라인'이 강해져야 한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가 2024 시즌 강해지기 위해서는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을 중심으로 '센터라인'이 강해져야 한다. 한화이글스 제공

야구팀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센터 라인’이 강해야 한다. 야구팀에서 ‘센터 라인’이 강하면 그 팀은 강하다.

어쩌면, 야구에서 존재하는 여러 가지 ‘격언 중의 하나’이지만 전력상 매우 중요한 명제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야구에서 ‘센터 라인’의 의미는 어떠한가? 바로 그라운드의 중심을 가르는 포지션을 의미한다. 바로 포수와 키스톤(유격수, 2루수) 그리고 중견수로 이어지는 라인이 그것이다.

특히, 이 ‘센터 라인’의 중요성은 공격보다도 수비에서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그렇다고 공격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소위 ‘공수겸장(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이면 금상첨화지만, 평균치의 공격만 보유하고 있더라도 충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2023시즌, 대망의 우승을 29년 만에 차지한 LG트윈스의 ‘센터 라인’을 살펴보자. 안방마님인 포수에는 유강남이 빠졌지만, 박동원을 수혈하면서 대활약을 펼쳤다. 유격수에는 팀의 주장이자 리그 탑 유격수인 오지환이 건재했다. 중견수에는 현역 최고의 중견수로 평가받는 박해민이 버티고 있었다.

그동안 LG트윈스의 가장 큰 약점이자 고민은 ‘센터 라인’ 키스톤의 한 축인 2루수였다. 트레이드를 통해 MVP 출신 서건창을 영입했지만, 소득이 없었고 내부 자원도 시원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대수비와 대주자로 시작한 신민재라는 선수가 ‘갑툭튀’하면서 2루의 약점을 완벽하게 메우고 고민을 지워버리니 좋은 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센터 라인’이 완성되면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여기에 LG트윈스의 ‘센터 라인’은 공교롭게도 ‘공수겸장’이었다.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포수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여기에 유격수가 내야의 사령관이자, 그라운드 수비 전체를 조율한다는 사실도 잘 알 것이다. 2루수는 커버 플레이와 더블 플레이 그리고 중계 플레이까지 관여하며 경기 중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포지션임을 알고 있다. 중견수는 그 넓은 외야를 좌, 우 코너까지 커버해주면서 수비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왜 ‘센터 라인’이 강해야 그 팀이 ‘강팀’인지를 알고도 남을 이유가 넘친다.

그럼 이쯤에서 최근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한화이글스의 최근 ‘센터 라인’을 살펴보자. 최재훈이 지키는 포수는 그나마 리그 중간 이상이다. 하지만, 백업까지 포함하면 중간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유격수 하주석의 존재와 2루수 정은원의 성장은 최고의 키스톤 콤비를 기대케 했다. 하지만, 하주석은 사건, 사고 등의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렸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비상할 것으로 보였던 정은원은 오히려 퇴보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중견수는 말 그대로 무주공산이다. 외국인 선수 터크먼이 한 시즌을 지켜줬지만, 그뿐이었다. 그 누구도 중견수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그동안 중견수를 스쳐 간 선수만 해도 부지기수다. 2024시즌을 앞둔 현시점에도 중견수 주전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화이글스의 ‘센터 라인’이 강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의 영입으로 ‘센터 라인’ 강화, 기존 선수 각성해야 시너지 효과

한화이글스가 2024시즌에 대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센터 라인’이 강해져야 함은 당연하고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어야 한다.

최재훈이 버티고 있는 포수 자리는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백업의 경쟁력이 지금보다는 많이 상승해야 전체적인 포수 포지션이 안정적일 수 있게 된다.

왜? SSG에서 유니폼을 벗게 된 베테랑 이재원을 영입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최재훈의 백업은 박상언이다. 지난 시즌 수비에서 성장하면서 제법 자신의 몫을 해줬지만, 타격에서의 성장은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이재원의 타격을 보고 영입한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이재원의 최근 2년간 타격 성적은 전성기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워와 클러치 능력은 기본적으로 있었던 선수이기에 반등을 노리면서 박상언의 성장을 돕는 기회를 엿보게 될 것이다.

박상언이 부상으로 빠진다면, 최재훈의 백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군에서의 경험치가 있는 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비가 생명인 포수 포지션에서 1군에서의 수비 경험은 돈으로 살 수도 없다. 그렇기에 이재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박상언의 타격이 부족하다면, 이재원을 최재훈의 백업으로 쓰는 기간에 퓨처스에서 주전으로 출장하면서 공, 수에서 주도적인 역할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박상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방안이다.

최재훈과 이재원은 불과 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즉, 최재훈의 후계자를 빨리 찾아야 하는 한화이글스의 현실이다. 박상언이 선두로 나선 상황에서 상무에서 돌아온 장규현과 후반기에 팀에 합류 가능한 포수 최대 유망주 상무의 허인서가 빠르게 성장해줘야 한다. 그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게 바로 이재원이다.

지난 시즌 이도윤의 재발견으로 하주석의 이탈과 오선진의 부상 그리고 박정현의 성장 더딤으로 생긴 유격수 자리를 메울 수 있었다. 이도윤이 아니었다면 내야의 핵심인 유격수에서 대참사가 날 수도 있었다.

이도윤의 발견은 올 시즌 이루어질 하주석의 본격 복귀와 맞물려 치열한 경쟁 뿐 아니라 든든한 내야 자원이 될 것이다. 오선진의 이적이 아쉽고 젊은 피 박정현이 입대를 했으나 2년 차 이민준의 성장과 고졸 신인 정안석 그리고 즉시 전력감으로 뽑은 황영묵에게도 기회가 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하주석의 예전의 기량으로 유격수 자리를 지켜주고 이도윤이 롯데로 이적한 오선진의 역할을 해주면 키스톤 뿐 아니라 내야의 수비는 더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정은원의 부진은 시즌 내내 이어졌다. 고졸 신인 문현빈이 외야로 나갔었지만, 후반기에는 2루수로 성장세를 보여줬다. 김태연이 내, 외야를 누비며 빈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하지만, 믿었던 정은원의 부진은 2루수를 취약 포지션으로 만들었다.

정은원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는 아니겠으나, FA 안치홍의 영입은 타선 강화와 함께 2루수의 경쟁력을 높였다. 타격이 좋은 안치홍이 아직 수비까지도 평균 이상이기에 키스톤 경쟁력은 좋아질 것이다. 다만, 안치홍의 쓰임새가 다양하기에 정은원과 문현빈의 기회 비용이 어떻게 설정될지는 지켜볼 문제이다.

이도윤의 발견과 하주석의 복귀, 안치홍의 영입과 정은원의 각성은 한화이글스 키스톤의 전력을 충분히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릴 호재임에는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한화이글스의 중견수는 오리무중이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진영이 가장 좋은 자원으로 꼽히고 있으나, 전력의 ‘상수’로 보기는 어렵다.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김강민을 선택한 이유이다.

김강민은 주인 없는 한화이글수 중견수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젊은 자원이 성장한다면, 성장을 돕고 백업으로 뒤를 든든히 받쳐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한화이글스의 김강민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한화이글스 중견수 자리를 지켰던 노수광, 장운호, 유상빈 등이 방출되면서 팀을 떠났다. 이제는 이진영과 만년 유망주 유로결 그리고 이원석 정도가 중견수 후보 자원이다. 내야수 문현빈이 중견수로 나설 밖에 없는 치명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4시즌 한화이글스 ‘센터 라인’ 강화의 핵심은 ‘중견수’가 될 것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젊은 선수 중에 한 선수가 ‘갑툭튀’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장타력을 보여준 이진영이 가장 앞선 상황이나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외야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로 양 코너의 외야수까지 커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이용규, 민병헌이, 최근에는 박해민, 정수빈 등이 괜히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분명한 것은 한화이글스의 ‘센터 라인’, 아직은 평균 이하이다. 하지만, 2024시즌 대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센터 라인’이 강해져야 한다.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의 영입으로 한층 ‘센터 라인’의 전력이 강화되었다. 이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잘 어우러진다면 충분히 ‘센터 라인’이 평균 이상의 경쟁력을 보이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