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닮음'과 '다름'이 공존하는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의 활약 기대

한화이글스의 2024 시즌은 토종 투수들인 문동주(왼쪽)와 김서현(가운데), 그리고 황준서(오른쪽)의 어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세명은 한화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2024 시즌은 토종 투수들인 문동주(왼쪽)와 김서현(가운데), 그리고 황준서(오른쪽)의 어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세명은 한화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2024시즌을 도약의 시즌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여기서 표현하는 ‘도약’은 하위권 탈출이다. ‘도약’의 최대치는 가을야구 진출이고 최소한의 치열한 가을야구 경쟁은 해야만 ‘도약’의 성공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원호 감독과 준비한 첫 시즌이기에 그 의미는 더할 수 있다. 최원호 감독은 2023년 5월 초 뜻하지 않게 수베로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아 4년 연속 최하위의 위험에 빠진 팀을 가까스로 구해냈다.

시즌 초지만 시즌 중에 전임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받았음에도,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흔히 있었던 ‘감독대행’이 아니었다. 즉, 최원호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달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최원호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아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은성에 이어 안치홍이라는 좋은 베테랑 선수를 외부 FA로 영입하면서 2년 연속 전력 보강에 성공했고 SSG로부터 외야수 김강민과 포수 이재원이라는 베테랑 선수를 데려오면서 전력의 부족함과 경험을 더했을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는 자극과 치열한 경쟁을 선사했다.

외국인 선수도 모두 계약을 마쳤다. 재계약을 맺은 외국인 투수가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2024시즌을 위한 준비는 빠르게 진행됐다.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최원호 감독은 ‘도약’의 2024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반드시 ‘도약’해야 한다.

한화이글스는 젊은 팀이다. 베테랑들이 대거 영입되었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가장 중요한 전력 상승 요인이다. 한화이글스가 꿈꾸는 미래를 위해서는 2024시즌에도 젊은 선수들의 뚜렷한 성장세가 나타나야 하고 경기력으로 입증되어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필자는 2024시즌 한화이글스 투수진에 세 선수를 주목하고 싶다. 공통점 많은 ‘슈퍼 트로이카 투수’ 3인방이 그 주인공이다. 바로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다.

‘닮음’과 ‘다름’이 공존하는 ‘슈퍼 트로이카 투수’ 3인방 활약은 한화이글스의 ‘도약’과 일치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한화이글스 팬에게는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선수들이다. 이 세 선수는 ‘닮은꼴’이다. 하지만, 현재 처한 상황은 크게 다르다.

우선, ‘라이벌(?)에게 밀린’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다. 세 선수의 이글스 입단 히스토리를 잠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동주는 2022시즌을 앞두고 ‘문김대전’이라고 불린 신인 지명 경쟁에서 밀렸다(?). 우선 지명의 선택권이 있었던 기아타이거즈가 내야수 김도영을 선택하면서 문동주는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문동주는 실력에서 밀린 게 아니다. 기아가 팀의 선수 구성상 내야수 김도영의 필요성이 더 컸기 때문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우선 선택에서 밀린(?) 것은 맞다.

김서현과 황준서는 실력에서 밀렸다. 김서현은 심준석에게, 황준서는 장현석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철저한 2인자의 위치였다. 하지만, 심준석과 장현석이 차례로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확실한 1순위’가 되었고 한화이글스와 연을 맺게 되었다.

김서현과 황준서는 심준석과 장현석에게는 밀린 평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선수들과는 또 다른 레벨의 선수로 인정을 받으면서 당연히 이글스의 선택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었고 그대로 실행된 선수들이다.

문동주는 김도영과의 선택에서 밀렸을 뿐이지, 그 시즌 신인 투수 중에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이 세 선수는 이런 아픈(?) ‘닮음’이 있다. 여기에 청소년대표를 지낸 것은 당연하고 좌완 황준서까지 고등학교 시절 150km/h를 찍으면서 소위 150km/h 클럽에 가입했다. 문동주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공식 160km/h의 기록을 가진 선수로도 등극을 한 바 있다.

즉, 세 선수 모두, 청소년대표를 지냈고 150km/h 이상을 던지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 ‘닮은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이들은 역대급 재능 선수들이라 불린다. 앞서 언급했듯이 문동주는 160km/h를 던졌고 김서현도 150km/h 중, 후반에 달하는 스피드를 자랑한다. 여기에 황준서는 좌완임에도 150km/h 클럽에 가입했고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를 할 정도로 일찍이 팀을 이끌면서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로 재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들의 성장에 따라 한화이글스의 미래가 바뀐다는 것도 닮았다. 세 시즌 연속으로 한화이글스가 선택한 ‘첫 신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최하위권에서 전전하면서 신인 선수를 우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의 미래를 위해 선택된 ‘닮음’이 이들에게는 공존한다.

한화이글스 팬들이 이 세 선수를 주목하면서 응원하는 이유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들을 둘러싼 배경에는 ‘닮음’이 많지만, 이들이 가진 재능에 대해서는 ‘다름’이 존재한다. 그래서 더 이 세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일단, 현재 이들에게 놓인 각자의 상황이다. 문동주는 2년 차인 2023시즌 대도약을 하면서 가능성과 가치를 ‘증명’했다. 2024시즌에는 증명을 ‘완성’해야 한다. 즉, ‘대도약’에서 ‘대폭발’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팀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 에이스로 거듭나야 하는 문동주다.

김서현은 2023시즌 신인으로서 분명 자신의 가능성과 가치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끝내 ‘증명’하지는 못했다. 김서현의 2024시즌은 문동주의 2023시즌처럼 ‘증명’을 해야 하는 시즌이다. ‘증명’하지 못하면 자칫 김서현의 미래는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

황준서는 아직 데뷔 전이다. 그의 가능성과 가치는 학창 시절에 입증됐다. 하지만 이젠 프로다. 황준서는 선배인 문동주와 김서현이 데뷔 시즌에 자신들의 가능성과 가치를 ‘확인’한 것처럼 2024시즌에 자신의 가능성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확인’을 넘어 ‘증명’할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한화이글스가 이 세 선수를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좋은 재능을 가졌지만, 서로 다른 유형과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한화이글스 투수진에 재능은 유지한 채 ‘다양함’을 더해주는 선수들이다.

문동주는 ‘우완 오버스로’ 즉, ‘우완 정통파’ 유형이다. 김서현은 우완이지만 ‘쓰리쿼터’ 스타일이다. 때론 팔을 올리면서 ‘오버스로’로 던지기도 했지만, 이제 김서현은 ‘쓰리쿼터’ 유형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때가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황준서는 ‘좌완’이다. 말 그대로 한화이글스에 부족한 ‘좌완 투수’다.

세 선수의 유형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한화이글스 투수진이 가지는 ‘다양함’이 극대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세 선수가 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을 때를 상상해보면, 서로 다른 유형의 정상급 선수가 세 명이 있다는 것인데, 기분 좋은 상상이 아닐까 한다.

또한, 문동주는 모범적이고 교과서적인 스타일이라면, 김서현은 약간 거친 스타일이다. 황준서는 가장 안정적인 로테이션이라는 평이 많다. 마운드에서 타자와 상대할 때의 방법이나 요령들도 ‘다름’이 존재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다름’이 팀에 ‘다양함’을 더해주면서 투수진 운영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에 이 선수들의 성장은 한화이글스에게는 매우 중요한 전력 상승의 요인이다.

문동주는 이제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김서현은 불펜에 어울리는 선수이다. 데뷔 시즌에는 선발로도 등판을 하면서 밸런스를 잡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2024시즌에는 불펜에서 힘을 보탠다. 제구가 관건이지만, 단순하게 타자를 상대하면, 강하고 어려운 공을 던지는 투수임에는 분명하기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황준서는 한화이글스에서 귀한 자원인 ‘좌완’의 이점과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바탕으로 ‘좌완 선발’에 도전한다. 페냐와 산체스 그리고 문동주는 현재로서는 예상 가능한 선발 로테이션 확정 자원이다. 절치부심이 필요한 김민우의 회복과 부활이 우선시 된다면, 황준서는 남지민, 김기중 등과 치열한 선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김민우의 회복과 경기력이 더디다면, 황준서에게 생각보다 빠른 기회가 올 수도 있는 현재 한화이글스의 선발 상황이다.

2024시즌 문동주의 가능성과 가치의 ‘완성’, 김서현의 ‘증명’, 황준서의 ‘확인’이 이루어진다면 한화이글스 투수진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고 경쟁력은 당연히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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