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백 다섯번째 이야기] 인물·공약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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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일상을 회복할 거란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한 해지만, 연말 서민들의 삶은 추운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대학교수들은 올해 대표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의로운 정치’보다 눈앞의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만 챙긴다는 뜻이다. 사익에 앞서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와 국가를 만들려면, 국민이 더 똑똑해져야 한다. 국민이 똑똑하다는 걸 보여줄 시험장이 내년 4월 총선일 것이다. 

충청도는 굵직한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영호남처럼 어느 한쪽을 밀어주지 않는 특성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여야는 충청도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격전지’라며 야단을 떤다. 

말이 격전지지, 실상 그리 격렬하지 않은 동네가 충청도 선거판이다. 잘해도 못해도 ‘반타작’이니, 여야 모두 전력을 집중할 필요는 없다고 여길지 모른다. ‘싸우는 척’만 해도 목표한 의석은 가져올 거란 계산이 서니 말이다. 선거 이후 공약 이행이 지지부진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 다음번 선거에서 재탕, 삼탕 우려먹는 게 ‘충청도 스타일’ 아니었던가.

충청도도 이런 악순환을 끊어낼 때가 왔다. 지역 성장과 발전을 실현할 인물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단순히 국민의힘이 좋아서, 아니면 국민의힘 싫어서, 민주당이 좋아서, 민주당이 싫어서 투표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국회에서는 다수 정당이 힘을 발휘하지만, 그 힘을 발휘할 국회의원을 제대로 뽑아야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까닭이다. 

타 지역도 그러했지만, 충청도 역시 행동 없이 말만 번지르르한 정치인이 국회의원이 되는 애석한 일이 번번이 벌어지곤 했다. 그 결과 공약 이행률은 최저치를 찍었다. 한쪽만 밀어준 영호남 잘되는 꼴을 분통 터지듯 지켜봐야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순 없지 않은가. 

조영남이 부른 <내 고향 충청도> 가사처럼 ‘내 아내와 내 아들과 셋이서 함께 가고 싶은’ 충청도를 만들 인물과 정책을 골라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와 지역소멸 위기에서도 누구라도 살고 싶은 충청도를 만들 공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 다음 정당을 선택하는 게 어떨까.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 중 대규모 사업이라면 어디서 어떻게 예산을 끌어올지 따져보고, 현역 의원이 재도전한다면 지난 총선 공약을 얼마나 지켰나 확인해야 할 것이다. 충청도의 힘을 보여줄 총선이 100일 남았다. 내년 연말에는 ‘견리망의’가 아닌,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대표 사자성어가 되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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