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의 2024시즌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마무리 캠프를 끝낸 한화이글스 선수단은 휴식기를 맞으며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한 프런트의 끊임없는 노력은 한창 진행 중이다. 선수단의 정지 작업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을 FA로 영입한 한화이글스는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 롯데의 안치홍을 FA로 영입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2년 연속 외부 FA에 지갑을 연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팀의 리빌딩을 천명하고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외국인 감독의 영입 전, 사전 작업을 통해 베테랑들을 대거 은퇴 또는 물러나게 하면서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고 젊은 선수들에게 무한 기회를 제공하는 현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많은 젊은 유망주들이 기회를 받았고 그들의 성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더뎠고 팀 성적은 더 추락하고 말았다.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 바로 ‘균형’이었다. 젊은 유망주들만으로는 도저히 팀을 일으킬 수 없었다. 기본적인 전력 자체가 약한 상황에서 유망주들에게 그늘이 되어줄 베테랑들이 필요했다. 내부 전력의 성장만큼이나 안정적으로 확인된 외부 전력의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우선, 트레이드로 이글스에 온 최재훈을 장기 계약으로 눌러 앉히는 데 성공했다. 한화이글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적임자로 채은성을 영입했다. 여기에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도 데려왔다.

채은성의 활약에 고무된 한화이글스는 안치홍의 영입까지 성공했다. 여기에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하면서 베테랑 전성시대를 열게 됐다.

오늘 소개할 다섯 명의 베테랑들은 공교롭게도 이글스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아니다. 바로 약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된 선수들이다. 이 다섯 명의 베테랑들이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유망주들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팀의 중심이 된 FA 계약 베테랑 최재훈, 채은성 그리고 이명기

신경현의 은퇴 이후, 한화이글스의 안방은 무주공산이었다. 안방이 허약하기 그지없던 한화이글스는 안방 보강을 위해 거포 유망주였던 신성현을 두산에 내주고 두산에서 제3의 포수로 밀린 최재훈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최재훈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최고의 역량을 선보이면서 부동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잡았다. 공, 수에 걸친 최재훈의 활약은 한화이글스의 안방 걱정을 단숨에 덜어주었다.

그렇게 주전 포수가 된 최재훈은 꾸준한 활약으로 FA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한화이글스와 미래를 함께 하게 되었다. 최재훈이 포수 마스크를 쓰는 지금도 이글스의 안방은 견고한 상황이다. 이제는 최재훈이 뒤를 잇는 후계자를 빨리 찾는 일이 남았다.

백업 선수로 성장한 박상언이 수비에서만큼은 성장한 가운데, 상무에서 제대한 장규현과 상무에서 무럭무럭 성장 중인 허인서까지, ‘포스트 최재훈’ 후보군은 있다. 최재훈과의 계약 기간 내에 반드시 이 선수들의 성장이 성공해야 한다.

최재훈의 영입 이후, 이글스의 안방은 안정을 찾았으나, 너무나 약한 전력에 최재훈의 안정적인 활약은 빛이 바랬다. 한화이글스는 야수진의 중심이 될 선수를 찾았다. 적임자는 LG의 채은성이었다.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한화이글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채은성은 장기 계약을 맺은 첫 시즌에 본인의 역할을 다했다. 채은성의 합류와 활약 덕분에 노시환이라는 거포 유망주가 꽃을 피웠다. 채은성이라는 그늘에 ‘떡잎 자체가 달랐던’ 노시환은 춤을 추면서 보란 듯 이, 홈런과 타점 타이틀 홀더가 되는 대폭발을 일으켰다.

기술적, 정신적, 전략적으로 채은성의 다양한 도움을 받은 노시환은 자신의 전성시대를 열 준비를 완벽하게 해낸 시즌을 치렀다. 이제는 노시환의 대폭발이 과연 어느 정도의 위력을 보여줄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이글스는 외야의 허약함을 채우고자 또 하나의 베테랑을 영입했다. 통산 1,000경기 이상 출장(2023시즌 현재, 1,033경기)에, 1,000개 이상의 안타(2023시즌 현재, 1,104안타)를 치면서 통산 타율 3할(2023시즌 현재, 0.305)을 유지한 NC의 이명기였다.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베테랑 이명기의 영입은 젊은 유망주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좋은 선배의 표본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명기는 시즌 초반, 시즌 아웃급 큰 부상으로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시즌 막바지에 팀에 합류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내년 시즌 이명기는 외야수 경쟁 뿐 아니라, 지명타자 그리고 대타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룡점정이 될 수 있는 FA 안치홍과 굴러들어온 김강민

채은성의 합류와 대활약은 한화이글스에게 큰 동기를 부여했다. 바로, 외부 FA에 대한 투자는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채은성에 이어, 한화이글스는 이번엔 내야수 안치홍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기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롯데로 이적했던 안치홍은 롯데에서의 꾸준한 활약으로 이번에는 한화이글스의 선택을 받기에 이르렀다.

안치홍의 합류는 ‘채은성 효과’ 못지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팀 타선이 강해지는 측면과 채은성과 마찬가지로 좋은 인성과 팀에 잘 융화되는 베테랑의 장점이 그대로 보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안치홍의 합류는, 노시환이 채은성에게 배웠던 것처럼, 정은원, 문현빈과 같은 잠재력 많은 젊은 내야수들에게 큰 자극과 함께 보고 배울 수 있는 교과서가 될 것이다.

정은원이 신인 시절, ‘악마 2루수 정근우’를 보면서 골든글러버로 성장했던 것처럼 말이다.

2009년 데뷔 이후, 안치홍은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그 꾸준함의 결과가 두 번의 대형 FA 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 팀의 주장을 맡았을 정도로 안치홍의 리더십은 출중하다. 채은성에 이은 또 한 명의 덕아웃 리더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한화이글스는 한술 더 떴다. 바로 SSG의 프로 23년 차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을 영입한 것이다. 영원한 와이번스의 선수라고 봤던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에서 선택한 것이다.

2001년 데뷔한 김강민은 이제 24년 차 시즌을 준비한다. 한화이글스의 선택이 없었다면, 아마도 23년 차에서 김강민의 선수 생활은 마감됐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선택으로 김강민은 ‘24년 차 선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화이글스의 김강민 선택은 단순한 베테랑 선수의 영입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외야수의 영입이었다. 아직 외야 자원이 확실하지 않은 팀 상황에서 김강민의 경기력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필자도 아직 김강민은 타격에서의 클러치 능력과 수비에서의 장점이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라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베테랑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다섯 명의 베테랑들은 ‘굴러들어온 선수들’이다. 하지만, 팀 전력 상승을 위해서 ‘굴러들어오게 된 선수들’이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 그리고 팀 분위기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2024시즌 한화이글스의 젊은 유망주들과 잘 융화되고 융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준다면 한화이글스는 2024시즌 대도약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베테랑의 품격’이 한화이글스의 대도약을 이끌고 베테랑이 ‘단순한 노장’이 아님을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