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이 세상에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즉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맺고 있으며, 그 관계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관계 속에서 오해나 속상함 등의 불편한 경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적인 관계를 사적인 관계에 집중한다면 어떠하겠는가? 이것은 스스로가 만든 굴레 속에서 갇혀 버린 격이 된다. 혼자 자책하게 되고, 상대방을 자기 식대로 오해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자신으로부터 고통받게 된다. 이런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 또한 사람 중심의 사람이다 보니 순간 늪에 빠졌다가 나오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친구 관계에서도 이런 일들은 빈번하다. 친구의 불편한 성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해 보자. 나름 고민을 많이 하고 친구에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받아들이는 친구가 불쾌했거나 지적한다고 느꼈다면 두 사람 관계는 본연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불편하게 된다. 사실 이것과 비슷한 다양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적절한 단어 사용, 적절한 타이밍, 적절한 감정 표현 등에 따라 오해가 되기도 하고 이해가 되거나 이해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처한 상황, 그날의 마음 날씨와 분위기에 따라서 똑같은 단어임에도 다르게 해석 되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한 이해받지 못하고 오해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정서적, 심리적 수준의 차이에서도 영향이 크다고 본다. 즉 자기 반성적 사고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더 쉽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배려의 차이를 생각해 봐도 좋다. 배려가 있는 사람과 배려가 없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던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다. 

다양한 환경과 경우의 수를 생각해 봐도 우리는 관계 속에서 ‘퇴보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즉 그 관계가 대상이 되고, 그 대상이 곧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사람 때문에 아프지만, 그 사람 덕분에 성장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없듯이, 모든 사람이 나에게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자신을 아프게 했던 사람이 당장은 화가 나고, 억울하겠지만, 회오라기와 같은 그 시간을 견디고 나면 그 사람 덕분에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 사실을 누구나 깨닫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내적 성장을 놓치 않는 사람은 깨달을 것이고, 그렇지 않는 사람은 원망과 분노와 억울함으로 자신의 삶이 피폐해지는지도 모르면서 살아간다.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깨어있어야 하면, 매 순간 감사함을 잊어서도 안된다. 

내적 성장을 원한다면, 또한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서로 다른 의도로 받아드렸다 하더래도. ‘상대방이 왜 나의 의도를 모르고 저런 식으로 말을 하지?’라고 먼저 생각이 들겠지만, 상대방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어떤 부분이 불편하게 했을까?’. 자신의 의도 속에서 ’진실이 무엇이었을까?’, 그 과정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을까’ 등으로 자신에게 끊임없이 자문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찰나에 통찰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 ‘사람’이 참 고맙다. 특히 내 주변 사람들이 고맙다. 자신을 성장시켜주기 위해서 존재해 준다고 생각하면 귀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만큼 대상(사람)으로부터 주고 받는 것들 속에서 우리의 영적 성장이 들어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부모’라는 존재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 부모라는 대상을 통해서 우리는 부족함(결핍)을 배우고, 풍족함(넘침)을 배운다. 또한 대상을 통해서 자아를 내려놓게 되고, 자신의 탐욕을 바라보면서 소유함을 버리게 된다. 어떠한 행위보다 존재 그 자체로써 존귀함을 대상을 통해서 경험하게 되고, 결국은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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