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들 키우는 성종원 씨 "내가 고향사랑기부 권하는 이유"

발달장애인 청소년 E·T야구단 활동 모습. 필자 제공.
발달장애인 청소년 E·T야구단 활동 모습. 필자 제공.

‘저는 유찬이 엄마 이화영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카드뉴스를 SNS 피드에서 보게 됐다. 유찬이는 3살 무렵부터 일반 아이들과 조금 다른 행동을 보였고, 유찬이 엄마는 여러 치료기관을 돌아다닌 끝에 ‘발달장애 중증 단계’라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나 역시 유찬이 엄마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우리 아들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모두 동감하겠지만, 우리 아들 역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내겐 소중하다. 그래서인지, 당시에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고민하는 건, 성장한 아들이 내가 없는 세상을 마주할 순간이다. 아이의 장애를 부정하기보단, 아이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게 하는게 나의 작은 바람이다. ‘하루 한끼는 스스로 해먹을 수 있길 바라며’라고 유찬이 엄마가 말하는 대목이 내겐 그렇게 가슴저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이 야속할 때도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는 주변과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어보이고, 부모에 대한 공감 능력도 다른 아이와는 방식이 다르다. 아빠에 대해 인지하고 때론 이해하는지, 나와는 다른 방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빠도 인간인지라 아들이 야속할 때가 많다.

유찬이 엄마가 읊조린 말 중 ‘부모가 알려줄 수 없는 한 가지가 ‘사회성’이라는 문장이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 나도 우리 아들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제 하나를 머리에 달고 살아가는 중이어서였다.

발달장애인 아이들을 위한 야구단이 광주광역시 동구에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다. ‘잘 운영이 될까?’ 정도 생각이 들었는데, 유찬이는 입단 후 처음에는 가기 싫다며 도망다니다가, 언젠가부터 주변과 소통하고 야구 순서를 기다리며 인내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성종원 씨와 아들. 필자 제공.
성종원 씨와 아들. 필자 제공.

발달장애인 청소년만 상대하는 야구단이니 코칭스태프 역시 전문가가 됐을테고, 노하우가 쌓여 부모도 심어주지 못하는 사회성을 심어주고 있는 셈이다. 야구단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 역시,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모임을 자주 갖는다고 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데 이런 자리가 얼마나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지... 들을수록 얼마나 필요한 야구단이지 동감하게 됐다.

광주광역시 동구는 고향사랑기부제라는 제도를 통해 <발달장애인 청소년 E·T야구단>을 지원한다. 모두가 그렇듯, 나 역시 생활이 빠듯한 편이지만 이 기부는 실제로 돌려받는 것이 더 많은 기부였기에 흔쾌히 할 수 있었고, 주변에 권유할 수 있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3만원짜리 답례품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였다. 즉, 10만원을 기부하면 13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우리 가족은 3만원짜리 맛깔스런 광주의 김치를 답례품으로 맛볼 수 있었다.

이런 사례가 널리 알려져야 우리 아들 역시 내가 알려줄 수 없는 ‘사회성’을 배울만한 기회가 생길거라 판단한다. 복지 예산이 날로 늘어난다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를 돌보는 여건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광주 동구와 같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존의 세금으로 할 수 없는 일은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직장인이라면, 유찬이와 우리 아들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야구단 하나 존재할 수 있게 기부해달라고 부탁드린다. 10만원까지라면 누구나 이득인 제도를 권유드린다. 위기브라는 사이트에서 기부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아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다채롭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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