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한밭고 제27지구 제16시험장
4년 만 노마스크 수능에 가족·친구·후배 응원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한밭고에서 여학생 3명이 수험생에게 큰절하고 있다. 유솔아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한밭고에서 여학생 3명이 수험생에게 큰절하고 있다. 유솔아 기자. 

[유솔아 기자] “큰절 받고 수능 대박나라.”

4년 만에 치러지는 노마스크 수능. 현장 응원을 자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대전지역 수험장 앞은 시끌벅적했다. 대대적인 응원전은 없었지만, 가족과 친구, 후배들의 소소한 이벤트가 눈길을 끌었다. 

16일 오전 7시께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한밭고등학교(제27지구 제16시험장) 앞에서 <디트뉴스>와 만난 지세연 양(17)은 “공부하는 동안 짜증하나 내지 않던 착한 오빠가 오늘 시험을 본다"고 말했다. 

지 양은 "준비한 만큼 잘 보리라 생각한다. 얼른 마치고 와서 가족들과 해외여행 가자. 사랑해”라는 응원 메시지를 전하며, 친오빠가 정문에 들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안아줬다. 

지세연 양이 16일 수능시험을 보는 친오빠를 안아주고 있다. 유솔아 기자. 
지세연 양이 16일 수능시험을 보는 친오빠를 안아주고 있다. 유솔아 기자. 

재수생 친구를 향한 응원도 이어졌다. 

여학생 3명은 재수하는 친구를 향해 큰절을 올리며 "우리 절 받고 꼭 서울권 대학에 합격하길 바란다. 그러면 자주 놀러가겠다"고 힘을 실었다. 

대학생 김재현 씨(20)은 "영수가 이번에 두번째 시험을 보는데 잘 보고, 밥도 잘 챙겨먹고 오라"고 했고, 김영수 씨(20)는 "알겠으니 걱정말라"며 담담하게 수험장에 들어갔다.

구본심 새로남기독학교 교사가 수능을 치르는 제자들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유솔아 기자. 
구본심 새로남기독학교 교사가 수능을 치르는 제자들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유솔아 기자. 

수능을 치르는 자녀와 함께 수험장을 찾은 학부모도 보였다. 

박 모씨(40)는 자녀가 고사장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수험표를 확인하고 손을 재차 흔든 뒤에야 발걸음을 돌렸다. 박 씨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없이 잘 치르고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본심 새로남기독학교 교사는 수능을 치르는 제자 4명을 응원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수험장을 찾았다. 구 교사는 도착하는 제자의 손을 일일이 맞잡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도했다. 

한 학부모가 16일 수능을 치르는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유솔아 기자.
한 학부모가 16일 수능을 치르는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유솔아 기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자신감을 가지고 침착하게 갈고 닦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길 바란다”며 "목표를 달성하고 큰 기쁨을 누리도록 대전교육가족 모두가 힘차게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수능은 대전지역 총 35개 시험장, 1만 5,080명이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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