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박길수 기자] 우리가 사회 속에서 살다 보면 인맥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가 있다. 그 인맥에도 순위가 있다. 절친인 경우의 인맥은 다르다. 몇 다리 걸친 인맥은 인맥이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인맥도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때가 있다. 

‘입이 방정’이란 말을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이 쓰는 단어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나 스스로 그런 단어를 사용해 본 적은 없다. 최근 들어, 나이를 먹을수록 스스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입단속’이란 것을 창피스러운 일을 경험하면서 알게 되니 망치로 머리를 크게 맞는 듯 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남의 탓을 하게 되면 자신의 내적 성장이 어렵다. 특히 그 문제의 크게 유발시킨 이유가 다른 사람에게 있더라도 작은 불씨라도 자신에게 있다면 자신을 더 깊이 있게 탐색해야만 ‘억울함’이란 감정을 만들지 않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내가 속상한 이야기를 하면 대번 첫 마디가 “상담사면서 그 문제가 해결이 안 돼?” 라고 첫 마디가 그렇게 나오면 순간 나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에 직업이 연관이 될까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되도록 말을 하지 않거나 혼자서 해결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일은 참다 참다 말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럴 때 말을 하고나서는 반듯이 후회를 했다. 그럴 때마다 깨닫게 되는 것은 억울함이 올라올 때는 솔직한 표현을 삼가해야 실수나 더 억울함이 쌓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사실 이 방법이 ‘옳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사실, ‘미성숙한 태도였구나’라고 반성하기도 하고, 좋은 이야기가 아닐 경우에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 선호하곤 했다. 그만큼 사람을 참 좋아한다. 또한 자기반성적 사고가 너무 깊어서 힘겨울 때가 있다. 그러나 별 일이 아니었는데, 큰 일로 번졌을 때는 내 자신이 더 작아지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기쁘고 좋은 일이 아니면 자신을 정말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면 어설픈 관계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꼭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들어 누울 자리’인지를 파악하지 못했을 때는 오물을 뒤덮게 됨으로써 자신의 억울함은 배가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직업군으로써 상담사이기 이전에, 교수이기 이전에, 목사나 신부 그리고 스님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직업이나 돈, 명예로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그 자체로서의 정체성을 지녔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거나 타인으로부터 정체성이 박탈당했을 때, 마치 태풍의 가장자리에서 심하게 내동댕이쳐지는 심리적 고통을 처절하게 경험하게 된다. 

인격의 유아적인 부분이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얼굴에 침 뱉는 행위를 알면서도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자신의 행동이 부끄럽고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을 인지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히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더더욱 인지하지 못한다. 부와 권력이 자신의 인격으로 착각하는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알면서도 그들과 친해지려고 애쓴다. ‘권력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와 권력’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는 심리적은 불안하고, 누군가에게 의존하기를 원하고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불완전한 존재를 의미한다. 특히 의존해야 하는 대상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끊임없이 방황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에 우리는 잠시 왔다 갈 뿐, 완전한 것은 하늘에 있다는 사실과 서로가 불쌍히 여기는 긍휼한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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