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현 작가의 사진 에세이

[이미선 기자] 한반도에서 가장 긴 강,  압록강을 따라 지금도 흐르고 있는 '뗏목'과 그것을 저어 가며 삶을 꾸려가는 뗏목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에세이가 출간됐다. 

조천현 작가의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보리).  조 작가는 1997년부터 수 백 차례에 걸쳐 압록강 및 두만강 건너의 풍경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그는 2004년 여름 압록강에서 뗏목을 처음 만났다. 오랜 시간 집념을 가지고 찍은 그동안의 뗏목 사진 가운데 102점이 이번 사진집에 실렸다. 

뗏목은 백두고원에서 겨우내 통나무를 베어 내는 일에서 시작된다. 통나무를 소발구로 실어 압록강 상류로 옮기고, 강의 얼음장이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봄이 되면 첫 뗏목을 띄운다. 

통나무를 타리개로 엮고 꺾쇠로 박아 만든 뗏목은 압록강 상류에서 다섯 군데의 계벌장을 거쳐 마지막 종착지인 운봉호까지 도착한다. 이후 타리개와 꺾쇠를 풀고 제재소로 옮겨져 목재로 가공, 북녘 전역에 공급된다.   

그 사이 뗏목꾼들은 뗏목에서 삶을 꾸려나간다. 화덕을 만들어 밥을 지어 먹기도 하고, 꺾어온 나뭇가지를 매달아 만든 그늘 아래에서 쉬기도 한다. 읍내에 나가는 마을 사람들을 잠깐식 태워 주는 이동수단도 된다.  

조 작가는 "사라져 가는 뗏목과 뗏목꾼들의 일생 생활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 어떤 꾸밈이나 기교를 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곽재구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뗏목의 흐름에 이데올로기는 없다. 함께 밥 먹고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겨레의 숨결이 있을 뿐"이라며 "조천현의 뗏목은 언제가 우리가 만나야 할 시정 가득한 압록강 여행을 꿈꾸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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