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 천연기념물임에도 찾아가는 표지판도 없어...'고난의 길' 수준
파손된 교량과 어수선한 주변 환경 등 개선점 노출

노란 단풍이 흐드러진 세종시 첫 천연기념물인 임난수 은행나무. 2023.10.31 정은진 기자
노란 단풍이 흐드러진 세종시 첫 천연기념물인 임난수 은행나무. 2023.10.31 정은진 기자
세종시 첫 천연기념물 임난수 은행나무로 가는 길에 파손된 다리가 방치돼 있다. 임난수 은행나무를 보러 오는 한 시민의 차가 인근 교량을 건너 주차를 하고 있다. 접근 금지를 알리는 '위험'이란 표지판이 설치돼 있으나 그마저도 색이 바란 상태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2023.10.31 정은진 기자
세종시 첫 천연기념물 임난수 은행나무로 가는 길에 파손된 다리가 방치돼 있다. 임난수 은행나무를 보러 오는 한 시민의 차가 인근 교량을 건너 주차를 하고 있다. 접근 금지를 알리는 '위험'이란 표지판이 설치돼 있으나 그마저도 색이 바란 상태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2023.10.31 정은진 기자

[세종=디트뉴스 정은진 기자] 세종시 1호 천연기념물인 '임난수 은행나무'가 가을 명소로 자리잡고 있으나 방치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단풍 절정기를 맞아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나 오는 6일  '2023 자연유산 신규 지정 기념 행사'를 앞두고 행사 참여자의 안전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문화재청과 세종시는 이날 오후 2시 임난수 은행나무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이 행사를 주최할 예정이다.

고려말 충신이자 무신인 임난수(1342~1407년) 장군이 심었다는 유래를 품은 은행나무는 600여 년이란 오랜 역사를 간직하며, 임 장군을 제향하는 숭모각 앞에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가치가 높이 평가돼 지난 2022년 5월 세종시 1호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후 임난수 나무의 웅장한 단풍이 각종 입소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으나 어려운 길찾기와 어수선한 주변 환경은 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세종시 첫 천연기념물 임난수 은행나무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LH가 관리하는 해당 공사장을 건너야 만날 수 있다. 2023.10.31 정은진 기자
세종시 첫 천연기념물 임난수 은행나무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LH가 관리하는 해당 공사장을 건너야 만날 수 있다. 2023.10.31 정은진 기자

지난 31일 본지 기자가 방문한 임난수 은행나무로 찾아가는 과정은 역시 쉽지 않았다. 

차량 네비게이션에 '임난수 은행나무'를 설정하고 찾아가면, 없는 길로 가라는 안내가 나온다. 찾아가는 길엔 안내판 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실제 위치는 세종 전통문화체험관으로 향하는 접안 도로에서 우측으로 배치된 공사 현장을 지나쳐야 은행나무가 있는 곳으로 들어설 수 있다. 

안전 문제는 인접한 구역에 들어가고 나서 시작된다. 

옛 연기군 시절 설치된 간이 교량은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파손돼 있다. 난간은 일부 훼손됐고, 근처의 '위험'이라고 적힌 안내판은 색이 바랜지 오래다. 

방문 차량들이 주차를 위해 이 교량을 지나고 있어 큰 사고 가능성도 상존한다. 주변에 설치된 오래된 전봇대에는 전류가 흐르는지 확실하지 않은 전깃줄이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세종시민도 "은행나무가 멋지다고 해서 아이와 함께 찾아왔는데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주변도 어수선해서 확실히 환경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부서진 교량 너머로 노랗게 물든 세종시의 천연기념물 임난수 은행나무가 보인다. 이 곳으로 시민들이 드나들고 있음에도 안전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다. 2023.10.31 정은진 기자
부서진 교량 너머로 노랗게 물든 세종시의 천연기념물 임난수 은행나무가 보인다. 이 곳으로 시민들이 드나들고 있음에도 안전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다. 2023.10.31 정은진 기자
임난수 은행나무로 가는 다른 길에는 전선이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다. 2023.10.31 정은진 기자

세종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현재 임난수 은행나무가 있는 곳은 문화재청이 보호구역으로 설정해 둔 상태로, 세종시 차원에서도 상시 모니터링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그래도 LH와 행복청 등의 논의를 거쳐 주변 환경 정리를 하려던 차였는데 이관되지 않은 예정지역이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공문을 보내는 등 노력을 거쳐 주변 환경 정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6일 문화재청과 함께 여는 행사에 대해선 "라바콘 같은 안전장치를 파손된 교량 앞에 놓는 등 동선 유도를 하려 한다"며 "이 곳을 찾는 시민들은 파손된 교량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다시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임난수 은행나무는 장기적으로 관계기관 협의 아래 역사 공원으로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속적인 관리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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