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구호활동 펼치는 '피스윈즈' 활동에 경의를...

이스라엘 폭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피스윈즈 제공.
이스라엘 폭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피스윈즈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지구촌에 또 다른 분쟁지역이 발생했다. 민간인 대상 폭격과 유아 살해와 같은 사실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이번 분쟁지역이 지구촌에서 가장 민감한 갈등 지역 중 하나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이라는 점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알 수 있듯 이번 분쟁 역시 국지적 문제로 끝나지 않고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국가들이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면서 전쟁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한 키부츠(집단 농업공동체)를 공격한 가운데, 노인이나 영유아가 수십 명 살해되었고, 이 중에는 참수 정황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행위는 어떤 배경이나 의도와 상관없이 명백한 전쟁 범죄이며, 단죄받아야 할 대상임을 분명히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어느 한 쪽을 옹호하거나 단죄하기 힘든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물론 비상식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것과 상관없이, 처벌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전쟁과 분쟁에 따른 피해자가 발생하면 이들을 돕는 것이 필요하기에, 국제 사회는 민간인 피해자를 돕고 지역사회를 복구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유엔이나 각 국의 외교에서도 이런 일을 수행해 왔지만, 미묘한 분쟁 상황에서 비정부기구(NGO)는 피해자를 돕고 인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가령, 국제적십자가 창건된 정신도 이런 배경에서였고, 수많은 비정부기구가 전쟁이나 분쟁 상황에서 각 국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인도적 지원을 해온 것은 말 그대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해서였다.

작금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수십 년 동안 꼬일대로 꼬인 영토 갈등 상황에서, 양 쪽에서 극단적인 정치적 입장을 보여온 정파가 득세하면서 커진 측면이 있다. 국제 사회가 팔레스타인 영토 획정을 위한 출발에서부터 분쟁의 불씨를 만들었으며, 가자지구는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로 인해 언제 어떻게 강행될지 모르는 공습에 떨며 사는 경계 지역의 무고한 민간인들은 가장 큰 피해자로 전락하게 된다.

정법모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정법모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이런 상황에서 각 국가는 나름대로 정치적 입장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인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최소한의 인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은 정치적 입장을 넘어선 인도적 차원에서 추구되야만 한다. 가장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을 지원하는 것이 이러한 구호활동을 시작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비정부기구 피스윈즈(PeaceWinds)가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인해 발생한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자를 돕고 있는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 이들의 활동은 분쟁 상황이 발생한 시점에서 일시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다. 지난 10년 간 청년 실업률 70%인 분쟁 지역에서 직업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영유아 공습트라우마 심리치료 등을 꾸준히 해온 점 역시 높이 평가한다.

폭력이 폭력을 낳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추구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일은 우리가 ‘인본주의’라는 이름으로 실천해 온 작은 족적이다. 우리가 당위와 별개로 인도적 지원을 해야만하는 족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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