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우리는 자동적으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습니다. ‘이것 아니면 저것’, ‘좋음과 싫음’, ‘음과 양’ 등으로 사고합니다. 엉뚱한 발상이지만, 우리 성(sex)도 남성과 여성, 그래서 태초부터 이진법처럼,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순간 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전수해 왔던 사고에 전환이 필요해서 다양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익숙하고 입에 밴 습관은 여전히 ‘좋고 나쁨’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나쁜 친구, 좋은 친구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친구와 편하게 해 친구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보려 합니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친구들을 먼저 소개합니다.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공부는 하기 싫고 시험 날짜가 다가왔을 때 다가오는 친구(감정)는 무기력, 게으름, 불평, 비교입니다. “전에 공부해봤는데 안 되는 것을 나보고 어떡 하라고?(게으름→자기합리화)”, “이번 시험은 포기했으니 게임하는 것 그냥 내버려 둬.(무기력→자기포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지?(불평불만→의존성)” “다른 친구들은 잘나가는 과외선생님을 붙여주는데 나는 왜 혼자 공부해야 하는데?(비교→분노, 공격성)” 이러한 것들입니다. 결국 환경 탓, 부모 탓을 합니다.

이것은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의존 경향성과 자신에게 있는 수동공격성을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행동합니다. 어쩌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기보다는 자립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이 고착화되어 있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유아적 행동을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자신의 행동이 고착화되어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알아차리는 순간 바로 차단하거나 절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독이 가득한 뱀에게 다리를 물렸을 때 그 독성이 온몸으로 퍼질 때 빨리 다리를 절단하는 것은 몸으로 퍼져서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막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우리에게 있어서 다리를 절단해야 할 만큼의 무서운 감염을 유발한다면 과감히 절단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친구들인 ‘무기력, 게으름, 불평, 비교’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나 선생님들에게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좋은 친구들을 사귀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다. 좋은 친구는 이마에 ‘좋은 친구’라고 써져 있을까요? 나쁜 친구는 ‘나쁜 친구’라고 써져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일까요? 써져있으면 참 좋겠지만, 우리의 삶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미숙하면 미숙할수록 ‘지혜’와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미숙할수록 현실 판단 능력이 떨어집니다. 미숙함을 성장시켜야 하는 것은 힘든 과정도 겪어보면서 이겨내는 훈련이 필요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일지라도 감내해야 하고, 잔소리처럼 들려서 듣기 싫은 말들도 잘 새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신이 자신에게 해로움을 스스로 주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어쩌면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힘써야 한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죽기 살기로 싸워서 이겨낼 만큼의 노력을 의미합니다. 전쟁터를 상상해보세요.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살기 위해서 1초가 아까울 정도로 몸을 움직입니다. 이것은 오로지 살기 위한 투쟁입니다. 그만큼 자신에게 힘써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꼭 필요합니다. 적어도 한 번쯤은 경험해봐야 합니다. 그 이유는 좋은 친구를 옆에 두기 위함입니다. 

편한(좋은) 친구, 즉 가까이 하고 싶은 친구는 감사, 경쾌, 상큼, 만족, 유머, 행복 등의 긍정의 아이콘입니다. 참고로, 가까이 하고 싶은 친구들은 노력으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존재하는 것입니다. ‘감사’로 예를 들면, 감사할 것을 찾아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는 자신과 늘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즉 매 순간이 감사함입니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단지 자신이 선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주춤하는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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