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태규 의원 “계약직 의사 증가, 권역 소아 중증질환 대응 역량 저하 우려”

충남대병원 페이스북.
충남대병원 페이스북.

[류재민 기자] 충남대병원이 2020년 이후 4년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을 하지 못하면서 지역 대표 국립대 병원이란 상징성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전국 9개 지방국립대 병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이 10%에 불과하며, 진료 공백 완화를 위해 계약직 의사가 급증하고(7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활동 없이 진료 유지 등만을 목적으로 단기간 근무하는 계약직 의사 특성상, 지방 국립대 병원 소아 중증질환 대응 역량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

전국 9개 국립대 병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전공의 충원율이 급감하고 있다. 2018년 국립대 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서 100%의 충원율을 보였지만, 5년만인 올해 8월 기준 10%로 내려앉았다. 

지난 2018년 28명이던 전공의 합격자는 2020년 14명, 2023년 3명으로 급감, 올해 충원된 지방국립대 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충북대병원 1명, 전북대병원 1명, 전남대병원 1명 등 3명이 전부다.

특히 충남대병원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째, 경북대병원은 2021년 이후 3년째 한 명의 전공의도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2023년 9개 지방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 현황. 이태규 의원실 제공.
2018~2023년 9개 지방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 현황. 이태규 의원실 제공.

지방국립대 병원의 경우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 일반병동, 중환자실(신생아, 소아), 응급실 운영에 많은 차질이 생기고 있다.

게다가 전문의가 환자 기초 예진이나 검사 처방, 채혈 업무까지 하고, 한 달에 절반 이상 당직 근무를 서는 등 업무 과중으로 심각한 ‘번 아웃’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 

이는 다시 전문의 계약 미연장과 신규 채용 미응시 등 악순환으로 이어져 결국 국립대 병원은 진료 교수, 촉탁의 등 계약직 의사를 확대해 진료 공백을 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국 9개 지방국립대 병원 소아청소년과 계약직 의사는 2019년 11명에서 올해 9월 기준 77명으로 7배 증가했다. 경북대병원은 1명에서 11명, 전남대병원은 1명에서 10명, 충남대병원은 3명에서 19명 등 계약직 의사의 고용이 급증했다.

계약직 의사는 병원 재정 측면에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계약직 의사는 전임교수와 달리 정부 총액 인건비 제한을 받지 않는데,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연봉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전임교수직보다 고액의 연봉을 지급해야만 고용할 수 있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원대병원과 경상국립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의 경우 2023년 연봉(1년 환산치 추정) 기준 기금교수, 임상교수 등 전임교수직 연봉보다 계약직 의사의 연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 의원은 “소위 돈 안 되고 고된 필수 의료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기피가 심화하면서 지역 의료 구심점이 되는 국립대 병원마저 소아청소년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저출산과 저수가, 부모의 악성 민원, 잦은 의료분쟁 등이 초래한 복합적 위기인 만큼 범정부적 관심과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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