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4년 연속 최하위 위기 끝, 유망주들의 고무적인 성과

한화이글스의 2023 시즌은 우여곡절끝에 최하위 꼴찌를 면했다. 16일 최종전에 따라 8위가 될지 9위가 될지 결정된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의 2023 시즌은 우여곡절끝에 최하위 꼴찌를 면했다. 16일 최종전에 따라 8위가 될지 9위가 될지 결정된다. 한화이글스 제공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LG트윈스의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으로 막을 내린 듯싶었던 2023시즌. 하지만, 순위 경쟁은 아직 진행 중이다.

네 개 팀이 144경기를 모두 소화한 가운데, 1위 LG, 2위 KT, 6위 KIA, 7위 롯데, 10위 키움의 순위가 확정되었다. 아직 다섯 개 팀의 순위는 지켜봐야 한다.

특히,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NC, SSG, 두산의 가을야구 시작 시점을 가늠하는 아주 중요한 일전이 남았다.

공교롭게도 세 팀 모두 두 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3위 NC가 가장 유리한 가운데, 5위 두산도 한 경기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두 경기를 모두 승리를 이끈다면, 3위 가능성은 남아있다.

NC는 6위가 확정된 KIA와 두 경기를, 4위와 5위에 위치한 SSG와 두산은 맞대결로 2연전을 치르게 된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세 팀의 최종 순위가 결정될 것이다. 3위와 5위 차이는 너무나 크다. 마지막 두 경기를 세 팀 모두 총력전으로 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8위 삼성은 61승 81패 1무, 승률 0.427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0위 키움은 58승 83패 3무, 승률 0.411로 최하위가 확정되면서 시즌을 끝냈다.

9위 한화는 한 경기를 남겨둔 채, 8위 삼성에 승률에서 0.004 부족하다. 마지막 경기인 롯데와의 일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4년 만의 최하위 탈출을 8위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59승 79패 6무, 승률 0.4275가 되면서 최종 0.428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반면, 삼성은 0.4265로 최종 승률은 0.427에 머물게 된다.

과연, 한화이글스가 최하위 탈출과 함께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야수 유망주들의 희망적이고 고무적인 결과물들

한화이글스는 4년 만에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시즌 한 때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한 순위까지 치열한 경쟁을 했지만, 아직은 힘이 부족했다. 이번 시즌은 최하위 탈출과 4할 승률 달성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필자가 누누이 언급했던 4할 승률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5년 만의 60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시즌 막판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아쉬움이 더했다.

최종 순위는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8위, 패하면 9위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이왕이면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시즌 한화이글스 유망주들은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자원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내년 시즌을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유망주들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되는 한화이글스다.

우선, 투, 타의 핵심으로 성장한 노시환과 문동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날개를 달았다. 노시환은 홈런, 타점 타이틀 획득은 거의 확정적이지만, 장타율은 SSG 최정에게 1위를 내줬다. 마지막 경기에서 장타가 터져야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NC의 외국인 에이스 페디가 20승과 200탈삼진 그리고 평균자책점까지 타이틀 획득을 확정하면서 노시환의 시즌 최우수선수상 수상은 어렵게 됐다는 판단이 든다. 아무리 국내 선수에게 가산점을 준다고 하더라도 이번 시즌 MVP는 페디가 받는 게 맞다.

문동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신인왕이 거의 확정적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고졸 신인 윤영철이 문동주가 아시안게임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모든 면에서 문동주가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에 문동주는 류현진 이후 무려 17년 만에 신인왕 트로피를 대전으로 가져오게 된다.

채은성의 영입과 노시환의 성장에도 한화이글스의 타선은 최약체에 불과했다. 팀 타율, 팀 출루율, 팀 장타율 모두 최하위였다. 득점권 타율도 최하위로 효율성도 부족했다.

채은성, 노시환의 활약으로 100홈런을 채우면서 홈런 부문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었지만, 팀 장타율이 최하위라는 것은 홈런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와중에, 고졸 신인 문현빈이 역대 7번째로 데뷔 시즌 100안타를 채우면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남겼다. 타율도 필자가 기대했던 0.260을 넘어선 0.266에 113안타를 기록했다.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았기에 수치는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문현빈의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여기에 드디어 ‘나는 외야수다’ 오디션을 끝낼 적임자가 나타났다. 바로 이진영과 최인호다. 이진영은 이미 장타 본능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 바 있으나, 올 시즌 데뷔 첫 10홈런을 기록하면서 장타에 대한 로망을 다시 한번 심어주는 활약을 펼쳤다.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이었기에 중반 이후 체력적인 문제로 비율 스탯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OPS가 0.7을 훌쩍 넘기면서(0.736)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이진영이 내년 시즌 올 시즌과 같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면서 OPS를 0.8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외야 걱정은 한층 덜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볼넷/삼진 비율이 네 배에 달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에는 두 배 조금 넘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출루에 눈을 뜬 것이 고무적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 명의 외야 주인공이 등장했다. 올 시즌 군에서 복귀한 최인호다. 최인호는 이미 야무진 타격으로 기대를 받았던 자원이다. 뒤늦게 후반기 1군에 합류해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합류 초반에는 들쭉날쭉한 출전과 주로 하위 타선에 배치가 되었지만, 점차 적응하면서 테이블세터로 출장하면서 특유의 다부진 타격을 선보였다. 어느새 최인호의 시즌 타율은 3할을 넘어섰다.

물론, 시즌 출장 경기가 40경기에 불과하지만, 최인호의 시즌 마지막 페이스는 경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최근 10경기는 4할을 넘겼고 지난 14일 경기에서는 데뷔 첫 4안타 경기도 만들어냈기에 시즌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쉬운 최인호일 것이다.

만약, 최인호가 동계 훈련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한화이글스에 정말 훌륭한 젊은 외야수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앞서 이진영에게 기대했던 OPS 0.8을 최인호는 거의 기록하고 있다(0.798). 볼넷/삼진 비율도 10:21에 불과하다.

9년 만에 꽃을 피운 유격수 이도윤은 시즌 105경기 출장에 성공하면서 데뷔 첫 100경기 이상 출장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이었기에 시즌 막판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격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2할 후반대까지 육박했던 타율은 어느덧 2할 5푼대까지 떨어졌다. 내년 시즌은 이번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0.149에 그친 득점권 타율도 이도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아무리 하위타선이라 하더라도 105경기 출장, 78안타에 13타점은 중요한 순간에 이도윤이 얼마나 작아졌었는지 알려주는 기록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기존 주전이었던 하주석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격에서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윤의 좋았을 때 경기력을 보면, 충분히 내년 시즌에도 좋은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이글스는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으로 이어지는 젊은 내야진을 탄탄하게 구축했지만, 외야는 너무나 휑했다. 김태연과 문현빈이 외야수로 출장한 이유이다.

하지만, 하주석의 이탈과 정은원의 부진으로 내야에도 비상이 걸렸었다. 노시환의 대폭발이 있었지만, 시즌 내내 내야진의 부진과 외야진의 오디션 실패는 한화이글스가 최하위권에 있을 수밖에 없던 이유가 되었다.

9년 차 이도윤의 깜짝 활약으로 유격수 자리를 메웠고 문현빈의 내, 외야에서 걸친 전천후 활약으로 정은원의 부진과 휑한 외야수를 메울 수 있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

시즌 막판 내야에 안착한 문현빈과 외야의 이진영, 최인호의 활약은 내년 시즌 주전 자리 경쟁을 위한 전쟁의 서막을 올린 듯싶다.

채은성과 노시환이 중심을 잡고 이진영, 최인호, 문현빈이 기대대로 성장을 이룬다면, 한화이글스의 타선은 한층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전제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번 시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잠재력을 확인한 젊은 유망주들의 성장이 기대대로 이루어진다면,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전망은 밝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최원호 감독 취임 이후, 전반기 막바지 가을야구에 대한 꿈을 꾸었던 한화이글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함을 경험했다. 지금처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베테랑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2024시즌 대반전을 이루기 위해 이번 시즌 마무리를 잘해줘야 한다. 마지막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계속된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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