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상담현장은 때론 치열하고, 때론 흥미진진함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시·공간을 초월하며 경험하는 공간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생각은 몇 개의 행성이 뇌에서 떠다니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스펙타클(spectacle)하면서 충분히 그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

우주세포설과 꿈꾸기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의 생각으로 나눠 보려 합니다. (A는 내담자, B는 상담자)

● A : 선생님. 우주를 아주 거대한 동물의 세포라고 표현하는 논문을 본 적이 있어요. 제 생각도 그 사람과 비슷한거든요. 즉, 우주의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은 우리 몸의 세포에 불과하다는 거죠. 제가 문빈 가수를 좋아했던 것도 문빈 가수가 우주세포설을 설명한 것을 봤어요.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구나 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 가수를 많이 좋아했어요. 너무 가슴 아프게 하늘나라로 갔지만요.
● B ;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나도 네가 말하는 우주세포설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작품을 보여주면서) 최근 미술작가 설정옥 개인전이 있었는데, 작품이 마치 우주세포설을 축소한 느낌이었어. 우주의 다양한 행성들, 그리고 빛을 투과시킨 왕관 안에서의 생명체들의 일상, 빅뱅의 시작을 금관의 금색으로 표현하고, 금관의 옥돌의 장식들이 다양한 생명체의 근원이 된 듯해 보였어. 또한 생명체들의 삶까지 그려져 있어서 마치 아주 작은 점부터 우주를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졌어. 이것처럼, 네가 말하는 우주세포설을 마치 몇 억년전을 축소시킨 작품처럼 생각을 하고 나니, 다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할까.

● A : 오. 진짜 그러네요. 선생님이 해석한 대로 작품을 보니, 참 신기해요. 그럴싸하게 보여워. 빛나는 보석들이 은하계처럼 보이네요. 
● B ; 우주세포설처럼, 우리가 사는 지구로 돌아와서 설명해 볼게. 우리가 최대 백 살까지 살고 죽는다고 봤을 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은 꿈이고, 죽고 난 세상이 현실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 그것도 비슷한 것 같아. 그래서 우린 매 순간 꿈꾸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 A : 맞아요. 우주에도 유년기가 있고, 청년기가 있고, 노년기가 있다고 보면, 청년기에 있을 때 우주가 팽창할 것이고, 노년기에 있을 때 우주가 수축된다고 봐요. 지금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어서 저처럼 청년기의 사춘기같아요. (피식 웃는다.)
● B ; 와우. 네 발상이 참 놀랍다. 충분히 네 말에 공감해. 나도 그 생각까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너와 내가 말하는 맥락이 결국 같은 거네. 

● A : 네. 그러네요. 선생님과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해서 힘들었었어요.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 B ; 이런 깊은 생각을 네가 한다는 것이 참 존경스럽고, 네 내면 세계가 이렇게 깊다는 것에 감탄했어. 내가 가지고 있는 정신세계와 비슷한 면이 많아. 덕분에 참 좋은 시간이었어. 고마워.

우리는 매일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사고과정 자체 경험을 담아줌으로써 그 사람이 삶을 잘 살아낼 수 있도록, 또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참을만한 세상이 되게 해 주는 역할도 상담자가 하는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크나큰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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