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이전 이후 尹 주재 행사 52차례..“용산시대 무색”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류재민 기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충남 아산을)은 4일 대통령실이 국민에게 돌려준다며 이전한 청와대를 여전히 대통령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예산결산위원회 결산 부별 심사를 앞두고 “수백억을 들여 대통령실을 이전해 놓고, 정부 부처 회의를 포함해 대통령 행사를 여전히 청와대에서 개최하고 있다”며 “성급한 결정과 졸속 이전 결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뿐”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결산 심사 중 집계되고 있는 대통령실 이전 비용은 건물 이전에만 500억 일 뿐, 경호처 등 부속시설, 경찰청 경호부대 이전 등 ‘부속 이전’과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국방부, 외교부 장관공관 등 ‘연쇄 이전’까지 합하면 수천억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청와대 관리권을 가지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실 이전 이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행사만 52차례가 되는 등 ‘용산 시대’가 무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와대 영빈관 등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행사를 살펴보면, 국빈 행사뿐만 아니라 ‘국정과제 점검회의’, ‘부처업무보고’, ‘정부 실행계획 보고회’ 등 관계부처 회의와 실체를 알 수 없는 정부 행사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빈 행사보다 정부 행사가 더 많아 “대통령이 국격에 맞는 공간에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정비가 될 때까지 당분간 청와대를 이용한다”는 핑계마저 적절치 않다는 게 강 의원 주장이다.

대통령실은 홈페이지에 “지금의 청와대는 제왕적 대통령 문화의 상징”이라며 “용산공원을 거닐며 대통령이 일하는 모습을 보는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고, “청와대는 국민 품으로 돌려드린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계속 정부 부처 회의를 개최하고 있고, 대통령 행사를 위해선 청와대 관람을 제한할 수밖에 없어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준다는 약속이 무색하다는 비판이다. 

강 의원은 “수백, 수천억원을 들여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해 놓고, 정부 부처 회의마저 계속 청와대에서 여는 것은 중대한 예산 낭비”라며 “도어스테핑 마저 중단해 대통령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저버린 상황이다. 무엇을 위한 대통령실 이전이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개방 이후 대통령 행사 내역. 강훈식 의원실 제공.
청와대 개방 이후 대통령 행사 내역. 강훈식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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