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일주일간 매일 제공..“우리 수산물 소비 활성화 취지”
“아직 괜찮다” “어민·수산업계 도와야” “보여주기식” 제각각

자료사진. 대통령실 제공.
자료사진. 대통령실 제공.

[류재민 기자] 광어·우럭 모둠회와 고등어구이. 28일 대통령실 구내식당 점심 메뉴로 수산물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 불안 여론이 확산하는 것을 막고, 우리 수산물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광어와 우럭은 인기가 높아서인지 조기에 동이 나 소불고기로 메뉴를 대체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날 수산물로 점심을 먹은 출입 기자들 의견은 “(회는) 평소 못 보던 메뉴라 반가웠다” “괜찮았다” “찜찜했다” “이번 주까지만 먹겠다” 등 제각각이었다. 

일부는 일본이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지났다는 이유로, 어민과 수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 출입 기자는 “아직 우리 바다에 오염수가 도착한 것도 아니고, 생계 불안에 떠는 어민과 수산업계를 위해 이런 노력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도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를 유지한다고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 기자는 ‘1~2년 뒤에도 지금처럼 수산물을 먹겠느냐’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또 다른 기자는 “여러 생각이 교차하며 먹긴 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할 건가. 솔직히 기분 좋게 먹은 건 아니”라고 귀띔했다. 

일부에서는 ‘보여주기’식보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 나서 정부 입장과 상황을 설명하고, 수산물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한 기자는 “국민 10명 중 8명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게 여론이고 현실”이라며 “이런 식의 소비 촉진과 홍보는 국민들 눈에 ‘눈 가리고 아웅’ 또는 ‘쇼’라고 밖에 비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다음 달 이후에도 주2회 이상 수산물 제공

28일부터 일주일간 대통령실 구내식당 점심 메뉴표. 대통령실 제공.
28일부터 일주일간 대통령실 구내식당 점심 메뉴표.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다음 달 1일까지 대통령실과 경호처 소속 전 직원, 출입 기자들에게 매일 수산물이 들어간 메뉴를 제공하고, 다음 달 이후에도 주 2회 이상 우리 수산물을 주메뉴로 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공되는 우리 수산물 메뉴는 국민들의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갈치·소라·광어·고등어와 최근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완도 전복과 통영 바다장어, 그리고 멍게와 우럭 등”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 시작했고, 야당과 시민·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연일 반대 집회와 기자회견 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 꽃’이 지난 25일과 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정례여론조사 결과 일본의 오염수 방류 대책 일환으로 기업급식에 국내산 수산물을 늘리는 방안에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부적절한 방안’이 58.6%로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적절한 방안’(37.1%)보다 높았다. ‘잘 모름’은 4.3%였다.

이 조사는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