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제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세요?”라는 물음의 의도를 탐색해 보기로 했습니다. ‘~보이세요?’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가장 소중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괜찮은 척, 좋은 척’을 해야 하는 가식과 가짜의 감정 그리고 허례허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이는 것을 믿어버리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이는 것으로 증명받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복잡한 것은 피하고 싶어 합니다. 즉 보이지 않는 마음을 이해해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적절한 사례를 보면, SNS에 좋은 곳, 좋은 모습을 많이 올립니다. 실제 상황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SNS를 보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전체로 생각하고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자신의 삶과 비교하면서 좌절하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또한 보여지는 것에 더 집중하다보면 진짜 자신의 모습을 놓쳐버리거나 잃어버리고 맙니다.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고 할 때 혼란과 분열을 느끼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즉 자기과시, 과장된 표현과 꾸밈이 결국 자신을 우울하게 하고 불안과 두려움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이런 행동이 만성화 되어지면 삶의 의욕도 떨어지고, 다른 사람 눈치를 더 많이 보게 되고,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먹어도 먹는 것 같지 않고, 온 몸이 쑤시고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의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결국 ‘나는 누구인가?’, “진짜 나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늘 고민을 하게 됩니다. 진짜 자기를 찾지 못하면 깊은 우울에 빠져들게 됩니다. 우울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는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흔히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가면성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선적 도서인 ‘인간 실격’에서 가면성 우울증상을 엿 볼 수 있다. 과대한 자기포장은 자기부정, 자기혐오의 감정을 낳게 됩니다. 그 무엇이 본연의 자신을 그대로 들어내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은 우리 각자에게 던져봅니다. ‘있는 그래도 인정하기’보다는 어쩌면 우리는 ‘있는 그대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받기’는 “~보이세요?‘와 같은 맥락으로 능동적이지 못하고 수동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자신의 삶에서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가짜의 감정임을 알면서도 우선 달콤한 말에, 과잉칭찬의 말에 물질을 주고 마음을 주곤 합니다. 그들의 목표가 달성되면 여지없이 달콤한 말들은 공중부양 됩니다. 그제야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속에는 가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거짓만 보입니다. 이렇게 받았던 상처(트라우마)가 결국 사람을 거부하게 되고 소심한 관계, 관계 거부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그 상처는 누구의 몫일까요? 결국 ‘자신이 자신에게 낸 상처’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오게 됩니다. 그리고 인정하면 할수록 삶은 가벼워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밝아집니다.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맺음으로 하면서 자연스럽지 않는 만남, 어떤 의도가 있는 만남,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만남이라면 그들이 원하는 관계만을 맺어야 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합니다. 진실이 필요하지 않는 곳에서 진실을 말하고 있다면, 이것은 서로 피곤한 관계일 뿐 아니라 소통할 수 없는 구조임을 파악하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파악 인지 못 함’, ‘사람을 읽어내지 못하는 눈’을 가진 것의 원인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자연스럽지 않는 만남은 또 다른 책임 역할을 강요받게 된다는 것을 알고 만나야 합니다. 이 또한 우연의 만남이 아닐 수 있기에 행여 그런 만남이 자신에게 주어지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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