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 민심 잡기 ‘포석’ 해석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이 지난 24일 충북 청주시 일대에서 집중호우 피해 복구 지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이 지난 24일 충북 청주시 일대에서 집중호우 피해 복구 지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류재민 기자] 여야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충청권 복구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인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지역 민심잡기를 위한 포석 차원으로 해석된다. 

2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충남 공주시·청양군과 충북 청주시 등에서 당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에도 공주와 청양, 충북 오송 등 수해 현장을 돌았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원내 지도부도 지난 24일 충북 청주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에 나선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충남 공주와 논산을 찾아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주민과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 방문 이튿날 충청권 7곳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 기각 판결을 받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지난 25일 오후 충남 부여를 찾아 현장 복구 상황을 살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충남 부여를 찾아 수해 피해 농가의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충남 부여를 찾아 수해 피해 농가의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도 충청권 피해 복구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5일 충남 부여를 찾아 박정현 군수로부터 피해 상황 보고를 받은 뒤 “자원봉사를 한다고 수해 현장에 나왔지만, 혹시라도 민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폭우로 인한 지하차도 침수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충북 오송 참사 현장을 찾았을 당시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에 방해가 된다며 먼발치서 상황을 지켜봤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17일 이정문(충남 천안병)·장철민(대전 동구) 의원 등과 함께 청양·공주·부여 등을 방문해 당 차원의 지원책을 점검했다.

이처럼 여야가 충청권 수해 지역에 공을 들이는 정치적 배경에는 내년 총선을 앞둔 민심 확보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청권은 역대 선거마다 초접전 승부를 거듭한 데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까닭이다.

특히 충청권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연고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민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더구나 충남 부여와 청양의 현재 군수는 민주당 소속 박정현 군수와 김돈곤 군수로서, 두 지역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야당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여야 지도부가 표면적으로는 ‘수해복구 지원’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충청권을 잇달아 방문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으로 판단된다. 

내년 공주·부여·청양 총선 출마가 유력한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페이스북에 “(농민들은)이런 와중에도 또 내년 농사를 준비한다고 말씀하신다. 가슴이 울컥하며 눈물이 핑 돈다”며 “정치가 이런 국민을 화나게 해서야 되겠나.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은 내년 총선에서 여당 최다선이자 구심점인 정진석 의원의 당락에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정부 여당이 피해지역 지원에 소홀할 경우 민주당 단체장과 박수현 전 수석이 버티고 있는 충남 내륙지역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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