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8연승으로 가을야구 가시권에 안착, 후반기 초반 승부 매우 중요

한화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팬들의 바람대로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후반기 초반 성적이 중요하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팬들의 바람대로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후반기 초반 성적이 중요하다. 한화이글스 제공

전반기 내내 치열했던 LG와 SSG의 선두 경쟁은 LG의 승리로 일단락되었다. 분수령은 전반기 막판이었다. LG는 전반기 마지막 10경기에서 6경기를 승리로, SSG는 단, 3승에 그치면서 LG가 2.5경기 차이로 선두를 지켜냈다.

롯데, NC가 차례로 도전했던 선두권 경쟁은 전반기 막판 두산이 9연승의 신바람을 내면서 3위로 올라서며 마무리됐는데, 명가 두산이 신임 이승엽 감독의 지휘로 후반기에 선두권을 요동치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위 SSG와는 어느새 4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진 NC와 롯데는 위태롭게 4, 5위 자리를 지켜내며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을 사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10경기 중 7경기를 승리로 가져간 KIA가 ‘김태군 효과’를 앞세워 다시 한번 도약을 노리고 있고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온 KT와 한화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서 후반기 중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키움은 연이은 부상 선수들의 발생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전반기를 7연패로 마감하며 9위까지 떨어졌다. 이정후와의 ‘라스트 댄스’를 다짐한 키움의 후반기 반등이 가능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어느새 10위로 내려앉은 삼성은 끝없는 부진에서 벗어날 기회를 찾고 있으나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삼성은 9위 키움과의 승차가 5경기에 이르기 때문에 후반기 초반 빠른 반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올 시즌 최하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다.

5월의 상승세, 감독 교체, 6월의 8연승 질주로 가을야구 가시권에 안착

한화이글스는 2023시즌 전반기를 78경기, 34승 40패 4무 승률 0.459, 4위 NC와의 승차 3.5, 5위 롯데와의 승차 2.5를 기록하며 8위로 마감했다.

지난 5월 2일, 25경기, 6승 18패 1무로 올 시즌 최저 승률인 0.250을 기록할 때만 하더라도 4년 연속 최하위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당시, 5위 NC와 승차는 6.5경기에 달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이 경질된 5월 11일(목)까지, 31경기, 11승 19패 1무 승률 0.367(9위), 5위 KIA와 승차 4를 기록했던 한화이글스는 수베로 감독이 경질되기 전 시작된 5월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최원호 감독 취임 이후, 47경기, 23승 21패 3무 승률 0.523를 기록하는 한편, 6월 말에는 18년 만의 8연승 질주로 반등에 성공했다.

신임 감독은 이례적으로 퓨처스 감독이었지만 장기 계약을 체결했던 최원호.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끈 경험과 수베로 감독과의 소통으로 퓨처스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던 인물로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었다.

4월의 부진을 딛고 5월의 상승세를 탄 길목에서 사령탑 교체라는 강수를 둔 한화이글스는 4년 연속 최하위를 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이기는 야구’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도전을 꿈꾸는 수준까지 팀 순위 뿐 아니라 분위기가 올라왔다. 암흑기를 끊어낸 2018시즌 이후 5년 만의 올스타브레이크 전, 최하위 탈출은 덤이었다.

최원호 감독은 부임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다. 톱타자 정은원의 부진으로 생긴 테이블세터진의 구멍을 고졸 신인 문현빈으로 채우는 시도와 노시환을 2번으로 전진시키는 강한 2번 타순이 연이어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파워가 있는 이진영과 김인환을 파격적으로 테이블세터진에 포진시킨 결정이 ‘신의 한 수’가 되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좌투수에 약한 김인환의 약점은 시즌 초반 부진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김태연과의 플래툰 운영으로 극복을 시도했고 소기의 성과를 내기에 이르렀다.

노시환, 채은성을 중심으로 최재훈, 문현빈 등을 그 뒤를 받치게 하는 라인업을 고정시킨 것은 성공을 거뒀지만, 부진한 정은원을 하위 타선에 위치시키며 부담감을 덜어주려 한 변화는 정은원의 부진 탈출 실패로 미완성에 그쳤다.

다만, 박정현의 부진, 오선진의 부상으로 구멍이 생긴 유격수 자리를 메워준 9년 차 이도윤의 발견은 한화이글스의 전력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하주석의 1군 복귀는 전반기 LG와의 마지막 시리즈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징계가 풀린 후, 퓨처스에서 아주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기에 최원호 감독은 전격적인 1군 복귀를 결정했지만, 급하지 않았다. 이도윤이 평균 이상의 활약으로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주석의 합류는 분명 경기력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원호 감독의 복안은 일단은 대수비 역할로 한정 짓는 상황이다.

여기에 화룡점정은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떠난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의 아쉬움을 대체 선수로 영입된 닉 윌리엄스가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느냐이다.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윌리엄스의 활약이 전제되면 후반기 대도약의 가능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외야수 오디션을 끝내려는 이진영의 발견과 국가대표 노시환의 잠재력 폭발 그리고 채은성과 최재훈, FA 베테랑 듀오의 건재가 타선의 핵심이 되었고 이도윤의 재발견과 고졸 루키 문현빈의 가능성 확인과 성장도 큰 수확 중의 하나였다.

아직 타율, OPS 등 타격의 전반적인 수치가 여전히 최하위지만, 홈런 19개로 공동 1위에 오른 노시환을 필두로 팀 홈런 공동 4위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다.

스미스의 부상 이탈과 페냐의 부진으로 선발진이 고전한 시즌 초반이었다. 하지만, 스미스의 대체 선수인 산체스의 영입 후 페냐의 각성이 시작되면서 두 외국인 투수의 대활약이 시작되었다. 팀 성적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민우, 장민재의 토종 선발진의 도미노 이탈로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최원호 감독은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을 한승혁, 한승주로 대체하며 꾸려나갔다. 여기에 국가대표에 승선한 문동주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부족한 선발진에 한시름을 덜게 해주었다. 하지만 성장을 기대했던 남지민의 정체는 많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각성한 페냐는 전반기를 7승 5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에이스급 대열에 올라섰고 대체 선수로 유니폼을 입고 대반전의 윤활유 역할을 한 산체스는 5승 1패 평균자책점 2.61로 한국 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국가대표 문동주는 5선발에서 3선발로,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어느새 6승을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3.47로 규정이닝까지 소화하는 소득을 거두었다.

물론, 후반기에 장민재, 김민우의 복귀 시점에 대체 선발과의 교통정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과연, 최원호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여기에 문동주의 이닝 조절이 8월 말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기에 최원호 감독의 2차 결단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과연 ‘슈퍼 루키’ 김서현을 선발, 불펜 어느 쪽으로 활용할 것인가이다. 이는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많은 야구팬의 관심거리이기도 하다.

한화이글스의 전반기 마지막 선발 로테이션은 페냐, 산체스, 문동주, 한승혁, 한승주였다. 하지만, 후반기 장민재의 복귀와 선발 합류, 김서현의 선발 전환이 이루어지면 대체 선발이었던 한승혁과 한승주는 불펜으로 보직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초보 감독 최원호와 비상을 꿈꾸는 한화이글스의 독수리들, 후반기 초반 중요

여기에 8월 말 문동주의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 페냐, 산체스, 장민재, 김서현에 김민우, 한승혁, 한승주 등이 문동주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다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초보 감독’ 최원호의 슬기로운 선발진 운용이 필요한 후반기이다.

불안했던 선발에 비해 불펜진은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시즌 초반 불안했던 마무리로 인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불펜은 빠르게 정리가 되면서 안정을 찾았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효자 FA이자 전천후 이태양의 존재는 매우 크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 10경기에서 12이닝 1승,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고 시즌 평균자책점 2.30으로 커리어하이였던 2018시즌(2.84)의 기록에 도전 중이다.

지난 시즌 27개의 홀드로 팀 내 기록을 세우며 평균자책점 4.36으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좌완 김범수는, 마무리 실패를 이겨내고 9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은 홀드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훨씬 안정적인 피칭으로 진화 중이다. 전반기 등판한 마지막 10경기에서도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했는데, 볼넷(5개)이 많긴 했지만 7⅔이닝 4안타 5탈삼진, 1실점(1자책점)에,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강재민은 기복이 있었으나(피안타율, WHIP 등의 수치는 안정적이나 결정적인 한 방을 허용한 것이 원인), 두 자릿수 홀드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 10경기에서 1패를 당했지만, 7개의 홀드를 수확했다.

장시환, 김범수의 실패로 새로운 클로저 자리에 오른 박상원은 7세이브로 첫 두 자릿수 세이브에 도전하며 이글스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평균자책점은 2.30으로 커리어하이인 2.10(2018시즌)에 근접 중이다. 전반기 등판한 마지막 10경기에서 2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했고 세부 내용을 살펴봐도, 12⅔이닝 6피안타 3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점)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태양, 김범수, 강재민, 박상원의 완벽한 필승진 이외에도 좌완 릴리프 정우람(32경기 1패 5홀드 3.51), 중견급 윤대경(26경기 2승 2홀드, 1.86)과 주현상의 존재감도 불펜에서 매우 중요했다. 특히, 주현상은 6월 15일 복귀 이후, 10경기 무실점 행진으로 12이닝 2홀드, 4피안타 3볼넷 14탈삼진의 위력적인 모습으로, 복귀 전 7.11이었던 평균자책점을 2.45까지 낮추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후반기에도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합리적인 불펜 운영으로 큰 무리가 없도록 불펜진을 가동해야 한다. 어쩌면 최원호 감독의 슬기로운 불펜진 운영이 한화이글스 가을야구 진출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8연승을 달리면서 중위권 싸움에 가담한 한화이글스. 3년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타선에서의 결정력 부족은 계속 보완하고 수정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최악의 4월을 보내고 5월의 상승세 시작과 함께 이어진 감독의 교체로 설왕설래. 신임 최원호 감독의 ‘이기는 야구’와 시행착오. 하지만 라인업 고정 등 자신만의 야구 철학을 팀 이글스에 심으며 18년 만의 8연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최하위에서 벗어나 중위권 경쟁에 가세했다.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나섰던 2018시즌 이후, 3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를 딛고 2023시즌에 다시 가을야구 진출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한 수준까지 진일보한 한화이글스이기에 후반기가 더욱 기대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최원호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화이글스. 최악의 시즌을 벗어난 지금 시점에서 과연 대도약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지금처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베테랑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2023시즌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계속된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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