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할 때, 지금까지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헛되다’라고 판단 내리기도 한다. 반대로 힘든 관계가 아닌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그래 역시 내 삶을 내가 믿어왔던 대로 잘 살아왔어’라고 자신에게 흐뭇하고 높은 점수로 평가를 한다. 말로는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다’라고 하지만 실상 무엇이 건강한 관계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자신에게 먼저 질문을 해본다. ‘나는 관계에서 잘 지내고 싶은 것인가?, 잘 보이고 싶은 것인가?, 잘 지내고 싶지만,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았는가?, 잘 보이려다 보니 잘 지내기보다는 스스로 감정의 늪에 빠지는 경우는 없었는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감정이 착취되는 날들을 보냈던 경험들이 있었을 것이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 상처 난 마음은 유효기간이 없다. 어떤 상처는 종신보험처럼 유효기간이 죽을 때까지인 경우도 있다. 이 말을 다시 하면, 우리의 상처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진행형이란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스스로에게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자신의 일상이 중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일상도 중요하다. 즉 자신에게 ‘시간이 금’이라면 다른 사람의 시간도 금(金)처럼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분노하고 억울해하는 일부 중 하나는 인정받지 못하거나 존중받지 못한 느낌을 받을 때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렇지만 그 주관적인 느낌이 스스로를 분노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혼자만 존중하고 배려해서 화가 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이 ‘그러니까 누가 존중하고 배려하라고 했어?’라는 말을 들을 때는 스스로 어처구니없음에 멍해질 때가 있다. 맞다. 누가 존중하고 배려하라고 했는가? 스스로 존중받고 배려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가? 즉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을 마신 꼴이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든 규정(규칙)에 따라야 한다. 그 규정을 서로가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 즉 경계를 스스로 넘게 되면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이 아닌 자신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임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존중과 배려는 서로의 가치 기준과 정서적 수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존중과 배려’라고 쉽게 말하는 것도 거짓된 발언이다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마음가짐을 세 가지로 소개해 볼 수 있다. 첫째,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이것은 가족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에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눈치 없고, 배려 없는 솔직함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려는 감정의 솔직함을 말한다. 둘째, 저마다의 처한 상황이 다름을 먼저 알아야 하고 자신의 생각과 언어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자신이 ‘얼마나 마음의 여유가 있느냐’에 따라 현실을 받아들임에 있어서 오해나 불편한 감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정하고 받아들임에 있어서 자신에게 냉정함이 필요하다. 셋째는 다른 사람의 변화를 기다리거나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변화하겠다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많이 혼란스럽고, ‘왜 내가 변화해야 하나?’라는 억울한 마음도 가질 수 있다. 스스로 변화되지 않는 삶은 그 누구의 도움도 도움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우선 세 가지 마음가짐, 즉 ‘솔직함’, ‘인정하고 받아들임’, ‘결단력’을 갖도록 애써야 한다. 이 애씀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애씀이 아니므로 꼭 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다. 결국 자신을 위함이 타인을 위함이고, 사회를 위함이고, 국가를 살리는 것이 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