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야수진의 안정화, 변수 생긴 투수진의 지혜로운 운용 필요

한화이글스 사령탑으로 임명된 최원호 감독(사진)은 수베로 감독 당시보다 안정감을 주면서 승리를 쌓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모습이다. 외국인 타자까지 새로 변화를 준 상황에서 팬들은 한단계 도약을 바라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사령탑으로 임명된 최원호 감독(사진)은 수베로 감독 당시보다 안정감을 주면서 승리를 쌓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모습이다. 외국인 타자까지 새로 변화를 준 상황에서 팬들은 한단계 도약을 바라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점입가경. 예측 불가능. 현재 한국프로야구를 대변해주는 말들이다. 감히 순위를 예측하기도 섣불리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SSG와 LG의 선두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 LG가 상승세를 타면서 선두 탈환에 성공했지만, 이내 SSG가 힘을 내면서 다시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주 최종 승자는 LG였다. LG가 주간 마지막 경기에서 이긴 반면, SSG는 패하면서 LG가 1위 자리를 따내며 한 주를 마감했다.

어느덧 3위로 올라선 NC는 3위를 유지하며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는 동시에 4위 롯데를 멀찍이 밀어내는 모습이다.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나고 NC에게 마저 3위를 내준 롯데는 4위 사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페이스가 너무 좋지 않다. 연패의 연속이기에 항상 봄을 지나 위기가 왔던 여느 시즌과 마찬가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5위를 지키고 있는 두산은 더 이상의 동력은 얻지 못한 채, 그나마 굳건히 5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롯데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4위 달성이 눈앞에 보이고 있으나, 자신들의 힘으로 이룬 것은 아니다.

6위 기아는 이제 하위권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위기 상황에 빠졌다. 5할 승률에서 미끄러지면서 위기가 닥쳤다. 과연, 중위권에 남을지, 하위권에 합류할지 위기의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위권 경쟁은 키움과 KT가 힘을 내고 삼성이 하락세가 커지면서 재편됐다. 키움과 KT는 힘을 내면서 6위 기아에 다가가고 있지만, 삼성은 최하위 한화이글스와 10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한화이글스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승리를 여러 차례 놓쳤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였다. 수많은 만루 기회를 날렸던 집중력 부족과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번트 실패였다. 결국, 나쁘지 않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4할 승률의 벽을 넘지 못하며 여전히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외국인 타자의 부재가 크게 느껴지는 요즘인데, 드디어 외국인 타자 영입에 성공한 소식이 전해졌다. 좌투좌타 외야수 닉 윌리엄스를 영입하면서 타선과 외야 강화에 나설 기회를 만들었다. 과연, 윌리엄스가 한화이글스의 구세주가 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외국인 타자 확정, 야수진의 안정화와 적절한 최적의 조합을 위한 감독 지략 필요

최원호 감독의 한화이글스는 63경기를 치른 2023년 6월 18일 기준으로, 23승 36패 4무로 승률 0.390을 기록하고 있다. 5월 2일 기준, 25경기 6승 18패 1무, 승률 0.250이 시즌 최저 승률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팀 순위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최악의 4월을 보내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5월에, 갑작스러운 수베로 감독의 경질 이후 지휘봉을 이어받은 최원호 감독은 초보 감독으로 팀을 빠르게 수습해 승률 4할 언저리까지 올리는 성적을 남기고 있지만, 그 이상의 반전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32경기(18일 경기 포함)를 넘어선 최원호 감독의 한화이글스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최원호 감독은 큰 변화를 주지 않았으나,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 불펜 투수들의 보직을 명확하게 하고 외국인 타자가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타선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최근, 최원호 감독은 야수진의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선수들의 역량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고졸 신인 문현빈의 활용 방안을 코칭스태프와의 의견 조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타진해 타격을 살리는 방향으로 결정짓고 외야수로 기용하고 있다. 그것도 주전 중견수로 말이다. 여기에 톱타자로도 나섰던 문현빈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위 타선에 배치하면서 최근 그 예상대로 타격에서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여기에, 한방이 있는 이진영을 톱타자로 기용하면서 타격에서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있다. 한편, 톱타자 및 테이블세터 자원으로 주로 활용하던 정은원을 탄력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워낙 부진한 상황이고 그 부진의 틈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정은원에게 변화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정은원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고무적이다.

노시환과 채은성이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중심타선은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김인환이 조금씩 제 몫을 하면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불꽃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최재훈도 중심타선에 자리하면서 공격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그 누구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외야수 자리를 이진영과 문현빈에게 맡긴 최원호 감독은 외야 한 자리를 김태연에게 다시 할애하고 있다. 공격력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김태연은 지난 시즌 실패했던 외야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채은성이 외야로 나가면 김인환이 1루로 들어가고 지명타자로 활용하거나, 김태연이 외야로 투입되면, 채은성이 1루로, 김인환이 지명타자로 활용되는 시스템이다.

관건은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가 영입된 시점에 외야의 어떤 포지션에 할애할지 하는 것이다. 60경기를 넘어서는 시점에 외국인 타자 덕을 본 경기가 전혀 없는 한화이글스 입장에서는 윌리엄스의 활약이 절실한 시점이고, 토종 외야수들은 점점 적어질 수밖에 없는 기회를 잡기 위한 집중력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하주석의 이탈로 영입된 오선진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성장을 기대했던 박정현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9년 차 유격수 이도윤의 안정적인 수비는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타격은 여전히 2할 초반에 머물면서 극적인 모습을 연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은원, 노시환의 젊은 후배들을 이도윤이 잘 이끌어주면서 내야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하고 있다는 평을 내릴 수 있겠다.

최원호 감독은 현재의 라인업을 굳이 흔들 이유는 없을 것이다. 좋은 분위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기에 당분간은 현재의 라인업을 밀고 나갈 필요가 있겠다. 단, 나머지 선수들의 활용을 요긴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잘 운용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하겠다.

정은원, 이진영을 톱타자로 상황에 맞게 활용하고 상대 투수에 따라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하며, 노시환, 채은성을 중심에 배치하면서 최재훈, 김인환, 문현빈을 적절하게 라인업을 고정하면 된다. 이도윤과 박정현을 유격수에 투입하면서 하위타선에 배치하고 장진혁과 이원석을 활용해서 외야 한 자리를 채우고 있다.

퓨처스에서 거의 회복된 오선진이 다시 1군 무대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는 것과 외국인 타자의 영입만이 한화이글스 타선에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 이탈과 함께 변수 생긴 투수진의 명확한 운용 절대적 필요 조건 될 듯

현시점에서 최원호 감독의 가장 큰 숙제는 타선보다는 투수진이다. 김민우의 부상 이탈과 베테랑 장민재의 부진으로 선발 두 자리가 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슈퍼루키 김서현도 제구 불안으로 퓨처스에서 조정 기간을 갖고 있기에 불펜 운용도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페냐와 산체스가 오랜만에 외국인 투수로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장민재, 김민우의 이탈은 선발 로테이션에 큰 구멍으로 다가온다. 2년 차로 실질적 데뷔 시즌과 마찬가지인 문동주가 3선발로 나오는 상황이기에 큰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우선, 김민우 대신 마운드에 올라 팀을 승리로 이끈 한승주가 선발에 합류한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올 시즌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한승혁이 대체 선발로 등판해 3이닝 1실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퓨처스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남지민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남지민과 한승주는 2020년 입단한 3년 차 투수들로 한화이글스가 차세대 선발로 공을 들이고 있는 선수들이다.

남지민은 부산정보고 출신으로 1라운드 전체 8번째, 한승주는 부산고 출신으로 2라운드 전체 18번으로 지명을 받았으니 한화이글스가 전략적으로 빠른 순번에 선택한 투수들이다. 두 선수 모두, 고등학교 시절 에이스로 팀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배짱이 두둑하고 경험만 쌓으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들인데, 이번이 정말 좋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대표팀 승선에 실패한 강재민이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고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의 활용 방안을 잘 모색한다면, 마무리 박상원이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뒷문의 경쟁력도 점점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기중이 좌완 불펜으로서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부상에서 회복한 윤대경이 좀 더 힘을 내줘야 불펜의 경쟁력이 나아질 것이다.

베테랑 이태양은 여전히 중요한 순간에 투입이 될 것이고 정우람은 노련미로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위해 공을 던질 것이다. 최원호 감독의 불펜 운용이 매끄러울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원호 감독의 정말 중요한 숙제는 과연,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토종 선발 세 자리가 불안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이다.

문동주, 한승혁, 한승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에게 기대하는 최대 이닝은 5이닝이다. 물론, 6이닝, 7이닝에 퀄리티피칭과 퀄리티피칭 플러스를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확률상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선발이 내려갔을 때, 과연 불펜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조기 강판이라도 당한다면, 불펜의 과부하는 불 보듯 뻔할 것이다. 때문에, 18일(일) 경기를 앞두고 앞서 언급한 대체 선발 후보군인 남지민을 불러올리면서, 1군에서 스윙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원호 감독은 선발 투수가 5이닝만을 소화한 경기에서 승리를 위한 불펜 운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6이닝 이상을 선발이 던져준다면, 훨씬 수월하게 불펜 운용이 가능하겠지만, 최근 이기는 경기에서의 불펜 운용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다.

김범수와 강재민 그리고 박상원만 명확할 뿐 나머지 불펜 투수들의 경계선은 사실 애매모호하기에 이런 기준도 확실해질 필요가 있겠다.

최원호 감독의 지휘봉을 잡고 3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있고 한화이글스는 반환점인 72경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성적은 진일보했으나, 여전히 최하위에 4할 승률 도전을 하고 있을 뿐이다.

최원호 감독의 영리한 엔트리 운영이 이루어진다면, 4할 승률을 넘어서 최하위 탈출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리그 상황이다. 선두권 경쟁 뿐 아니라 중위권, 하위권 경쟁도 정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에 충분히 하위권을 벗어나 중위권 경쟁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초보 감독이지만, 최원호 감독의 리더십과 용병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최원호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화이글스. 최악의 시즌을 벗어난 지금 시점에서 과연 대도약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지금처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베테랑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2023시즌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계속된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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