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노조, 30일 부당노동행위로 사측 고용노동청 고발장 제출

한국타이어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사측을 노동부에 고발했다. 사진은 한국타이어 노조원들이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 지상현 기자
한국타이어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사측을 노동부에 고발했다. 사진은 한국타이어 노조원들이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 지상현 기자

[지상현 기자] 지난 3월 12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회사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의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회사 측이 직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 노조는 사측을 노동부에 고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이하 한국타이어 노조)와 대전충북지부 등은 30일 오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화재 발생 이후 회사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삶을 불태우고 있다"면서 한국타이어 사측을 맹비난했다.

한국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대전공장 화재 발생 이후 사측은 기간제 아르바이트 계약해지와 협력업체 계약조건 변경을 통한 협력업체 노동자 권고사직 및 정리해고, 한국타이어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 전환배지 및 명예퇴직 실시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음에도 사측인 한국타이어 자본과 경영진은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어떠한 손해도 입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심지어 200억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된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에게 보수를 상향 지급키로 결정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 노조는 2022년 교섭재개와 2023년 임금 및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지난 3일부터 대전공장 본관동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지만, 사측은 농성을 해지해야 교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관리직들을 동원해 정당한 조합활동을 방해하고 폭력적으로 농성장을 침탈하고 쟁의물품을 훼손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

한국타이어 노조는 대전고용노동청에 사측의 지속되는 불법행위에 대해 행정지도와 감독을 요구했고, 노동청도 사측에 전달했지만, 여전히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어 불가피하게 사측을 불법 및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대전공장 화재는 명백히 회사의 안전부실과 불법,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드러났음에도 회사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으며, 화재 발생으로 인한 피해와 책임은 오로지 한국타이어에서 땀흘려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전가됐다"며 "사측은 피땀 흘리며 일한 노동자들을 화재상황을 핑계로 공장에서 쫓겨나듯 떠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고는 살인이다. 사측은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공장 정상화 계획과 고용안정을 약속해야 한다"며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일방통행을 강행한다면 노조는 노동자들의 총고용 보장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종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집에서 휴직 중인 270여명의 조합원 동지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휴직이 길어져 혹시나 우울증이나 다른 마음의 병에 걸릴까 걱정스럽다"면서 "회사는 희망퇴직 1차 61명에 만족하지 못하고 정규직 대상으로 2차까지 90여명의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비정규직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260여명은 강압적인 권고사직으로 떠나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종우 지부장은 "짧게는 5~6년 길게는 수십년을 한국타이어에서 일했던 노동자를 너무나도 손쉽게 져버리는 회사의 태도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화재의 피해를 오로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메꾸려한다"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만 이 난국을 풀어갈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을 구조조정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회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국타이어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대전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집계 결과 대전공장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공장주변 아파트와 각급 학교 등 지역사회의 피해가 2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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